[단독]르노삼성,태풍의 눈 떼고 르노 독자 마크로 재도약
[단독]르노삼성,태풍의 눈 떼고 르노 독자 마크로 재도약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7.11.19 08:07
  • 조회수 2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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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거대한 도전이었던 '삼성자동차'가 내년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2020년 '삼성' 브랜드 사용 만료를 앞두고 조기 계약을 해지 하는 것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올해 상반기 출시한 전기차 트위지는 다이아몬드 형상의 르노 브랜드를 달았다.

2000년 프랑스 르노그룹이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르노 독자 마크(다이아몬드 형태)를 단 것은 트위지가 처음이다. 그만큼 르노 자체 브랜드 가치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다. 이미 르노삼성은 지난해부터 르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게 딜러 전시장을 노란색 바탕으로 인테리어를 새롭게 했다. 사실상 르노삼성 대신 '르노'만 붙이면 되는 셈이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한 르노의 소형차 클리오 역시 르노 엠블럼을 달고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미 르노 브랜드 정착은 전임 박동훈 사장 때부터 서막이 올랐다"며 "현재 삼성 브랜드를 조기에 떼고 '르노'로 승부하는 것을 저울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르노삼성 딜러 A대표는 "이미 딜러들 사이에는 '삼성'이 빠지는 시기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브랜드 파워가 약한 '르노'로 단일화할 경우 판매 감소에 미치는 영향과 마케팅 비용 보전에 대한 고민을 딜러 협회 차원에서 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측은 "아직까지 삼성 브랜드를 떼는 시기에 대해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다만 트위지를 통해 르노 독자 로고의 시장 반응을 점검했고 내년 수입·판매할 클리오에도 같은 마크를 달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트위지에 이어 클리오에도 르노 독자 마크를 달 경우 르노삼성은 수입·판매 차량과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에는 각기 다른 로고를 장착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생산 모델은 기존 르노삼성 로고인 태풍의 눈 마크를 달고 르노 수입차에는 르노 독자 로고를 부착하는 식이다. 다만 SM6, QM3 등 모델의 마크를 바꿀 경우 소비자 혼란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기존 수입·판매 차량에는 종전 태풍의 눈 로고를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현재 르노가 79.9%, 삼성카드가 1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르노는 한국 시장 안착에 삼성 브랜드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삼성과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었다. 상표권 사용기간은 10년 단위로 갱신된다. 다음 재계약 시점은 2020년이다.

르노 독자 엠블럼을 달고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한 소형차 클리오


르노삼성은 상표권 사용료로 삼성에 연간 매출의 0.8%에 해당되는 금액을 내고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삼성에 낸 브랜드 사용료는 500억원 가량이다.

병행 마크 사용으로 르노 독자 로고 인지도가 쌓이면 2020년 삼성카드와의 상표권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결정은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전시장 간판 교체부터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매년 매년 수백억 원의 상표 사용료를 내는 일 자체가 부담인데다 자동차 시장에서 삼성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력도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1998년 삼성자동차가 출시한 SM5 1세대 모델은 높은 내구성과 품질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르노삼성 출점 이후 16년이 지나는 동안 자동차 시장에서 삼성 이미지는 퇴색한 반면 르노 브랜드에 대한 고객 선호도는 높아졌다.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거액의 사용료를 내고 삼성 로고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경우 2014년 중형차 시장 점유율이 11.5%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배 가까이 확대됐다"며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도 르노삼성이 르노 고유 엠블럼 도입에 나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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