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네시스,국내서 벤츠· BMW보다 안 팔리는 속사정
프리미엄 제네시스,국내서 벤츠· BMW보다 안 팔리는 속사정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5.07 08:00
  • 조회수 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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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현대차 제네시스 판매량은 총 5148대로 3월보다 12%나 감소했다. 기아 스팅어는 더 처참하다. 스팅어 판매는 4월 463대에 불과하다.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인 벤츠가 7355대, BMW는 6574대 팔린 것과 비교 자체가 안된다.

BMW 5시리즈( 3408대)와 벤츠 E클래스(2980대)는 국산차 판매 랭킹 20위 안에 넉넉히 들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담당은 항변할 수 있다."제네시스는 기껏해야 한국에서 차종이 EQ900,G80, G70 세 가지 뿐"이라며 "벤츠나 BMW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주력 차종이 10종(가지치기 모델 제외)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제네시스는  2015년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출발했다. 아직 라인업 구성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현재 G70, G80, EQ900 세 차종만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브랜드인데도 불구하고국내시장에서 판매가 너무 저조하다.


큰 기대를 안고 런칭했고 한국 자동차 시장의 절대 갑인 현대차가 거액의 투자를 하고 있는데도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뭘까.


우선 제네시스와 현대차가 브랜드로서 분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차를 사려면 현대차 매장에 가야 한다. 일부 제네시스 전용 매장이 서울 중심가에 있지만 대부분 현대차 매장에서 구입한다. 비싼 돈을 주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를 사는데 저가의 현대 브랜드 대중차와 뒤섞여 있는 현대차 매장을 가야 한다는 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선 그닥 내키지 읺는 게 당연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모기업과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 도요타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가  그렇다. 판매점은 물론이고 조직부터 연구소까지 확연하게 구분 돼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총괄로 람보르기니 브랜드 수장이었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전무로 영입했다. 외국인을 내세워 브랜드 분리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제네시스라는 이름의 문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 G80을 '제네시스' 이름으로 판매했다. 결국 G80과 제네시스는 같은 차다. 소비자로선 브랜드 구별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벤츠 C클래스나 BMW 3시리즈는 통상 10% 정도 할인을 한다. 500만원이 훌쩍 넘는 이 정도의 할인을 받으면 G70과 가격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 E클래스와 5시리즈 또한 할인의 혜택을 받으면 G80과 가격이 비슷하다. 당장 4월 판매량을 봐도 알 수 있다. 절대적으로 제네시스가 열세다. 판매망으로 보면 수입차는 기껏해야 50개 내외다. 현대차 판매망은 1000개가 넘는다.

물론 벤츠같은 프리미엄 수입차들과 비교해서 제네시스는 이제 막 태어난 브랜드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아직까지 제네시스는 일부 품질평가 기관의 성적 빼고는 신기술이나 승차감, 성능에서 검증된 것이 거의 없다. 그냥 비싼 현대차라는 인식이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게 가격 할인이다. 자동차 딜러는 권장 소비자가격을 얼마든지 할인해 팔 수 있다. 문제는 현대차의 꼼수다. 현대차의 경우 딜러가 차를 구입해 판매하는 딜러제가 아닌 딜러가 차를 위탁해 판매한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BMW와 벤츠는 국내에서도 많은 할인을 해주지만 그들의 기술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할인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 걱정하는 것은 할인을 해주기 싫은 차 업체의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패는 현대차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제네시스가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곧 현대차의 부족한 부분인 기술력과 성능을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제네시스는 안방인 한국에서 공격적인 판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에서 수입차 브랜드를 이기기 위해서는 가격에서 강점을  지녀야 한다. 안방에서 성공해 점차 해외로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나간다면 머지않아 제네시스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파격적인 할인을 기대해본다. (물론 현대차 재경본부에서 씨도 안 먹히는 소리를 한다는 후문이 나올 것이 명확하지만...)


유호빈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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