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땅도 하늘도 이동의 즐거움 '혼다젯' 제트기
혼다, 땅도 하늘도 이동의 즐거움 '혼다젯' 제트기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7.12.22 15:56
  • 조회수 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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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창업자 故 혼다 소이치로의 꿈은 오토바이, 자동차가 아닌 비행기였다. 일본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로 꼽히는 그의 꿈이 60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자동차와 항공기는 공통점이 많다. 출력과 속도 개선, 공기역학 고려, 경량화와 효율성 추구가 그 예다. BMW와 롤스로이스를 포함한 몇 몇 기업 만이 두 가지 산업을 모두 경험했을 정도다. 자동차와 항공기 생산은 맥락이 비슷하다.  스웨덴 사브, 일본 스바루 등도 항공기를 만든 전력이 있다.

유명 항공 디자이너 버트 루탄(Burt Rutan)은  도요타와 로터스의 컨셉트 항공기를 디자인했다.  항공 엔지니어 폴 맥크레이디(Paul MacCready)는 EV-1 전기차의 선발주자인 GM 임팩트(Impact)를 설계했다. 미쓰비시 또한 100년 가까이 항공기를 생산한 이력이 있다. 최고급 럭셔리 제트기로 잘 알려진 캐나다 '봄바르디에'는 버스, 설상차 그리고 최근엔 삼륜 모터사이클 업체를 인수해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미루어 봤을 때 혼다가 제트기(혼다젯)를 생산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혼다젯은 여러 시사점을 갖고 있다. 보편적인 자동차 기업은 항공기 진출을 소극적으로 시도하는데 비해, 혼다는 항공 산업 진출을 초기부터 상당한 규모로 진행했다.

혼다의 자동차 경영 철학은 실용적이고 누구나 살 수 있는 보편적인 차량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제트기 프로젝트는 이런 철학을 뒤집는다.  당초 혼다젯은 혼다의 엔트리 모델인 소형차 시빅과 같은 엔트리 레벨 항공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혼다젯은 고급 제트기로서 공기 역학을 반영한 디자인, 구조적 복합성, 다중 중복 시스템, 조종사를 위한 편의장치, 저렴한 유지비, 럭셔리 제트기의 능력을 갖췄다. AOPA(Aircraft Owners and Pilots Association, 항공기 소유자 및 조종사 협회)에 따르면 혼다젯은 꽉 찬 연료탱크로 1400마일(2240km)을 시간 당 약 1130달러(약 130만원)에 비행이 가능하다. 연료비, 유지비, 보험료, 착륙 비용, 크루 인건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이 반영된 값이다. 절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시간 당 3000-5000달러의 비용이 발생하는 일반 제트기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혼다젯은 화장실 옵션이 스탠다드로 포함되어 있다.보통 일반 제트기는 추가로 3만50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혼다젯의 매력일까?

다카히로  하치고 CEO는 "제트기 사업 도약은 혼다의 창립자 혼다 소이치로가 처음 부터 지닌 비전의 일부"라며 “혼다는 지상은 물론,하늘에서도 이동의 즐거움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혼다젯 생산이 완료되기까지 혼다는 개발에만 20년을 투자했다. 혼다 자회사인  혼다에어크래프트는 지금까지 60대의 제트기를 인도, 유럽과 미국에서 비행을 하고 있다. 11월에는 남미와 아시아 시장 진입을 바라보고 두바이 에어쇼에도 참가했다. 여기서 혼다젯은 효율성과 저렴한 비행 비용으로 중동 고객의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비용도 중요하지만 결국 제트기의 가장 큰 매력은 항공기 자체의 기능성이다. 혼다에어크래프트는 개발 기간 동안 동체와 날개로 흐르는 층류 기류를 활용할 공기역학 최적화 디자인을 연구했다. 이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혼다젯의 특징적인 평평한 리벳과 살짝 아래에 위치한 전면부는 이 디자인을 반영한 것이다.

혼다젯의 엔진은 최대한 꼬리 날개 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엔진을 뒤로 위치시키면 우선 캐빈 공간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엔진 진동이 동체가 아닌 날개를 통해 소멸되기 때문에 소음이 상당히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엔진으로 인한 공기 저항을 최소화시켜 앞서 언급한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부합한다.





엔진의 위치도 중요하지만 혼다젯의 가장 큰 차별화는 제트 엔진을 자체생산 한다는 점이다. 디자인과 생산 전부 혼다가 진행하며, 터보팬 제작에서는 그 분야의 선두주자인 GE와 협력한다. 그 어떠한 제트기 생산기업도 엔진을 스스로 만들지는 않고 있다. 혼다는 엔진 자체생산을 통해 생산 프로세스에 있어 공급자 위험을 최소화하며 동시에 경쟁 기업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확보한 것이다.

틸 그룹의 항공 분야 리차드 아부라피아(Richard Aboulafia) 분석가는 “엔진 자체생산은 추가된 비용과 위험을 초래하지만 신기술을 통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현재 제트기 엔진을 생산하는 기업은 윌리엄스 인터내셔널(Williams International), 프랫 앤 휘트니 캐나다(Pratt & Whitney Canada) 둘 뿐이다. 두 기업은 축적된 경험과 더 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지만, 혼다가 자사 제트 엔진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확신한다면 혁신의 기회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유미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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