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특명, "고급화, 친환경, SUV로 미국 뚫어라"
정몽구 회장 특명, "고급화, 친환경, SUV로 미국 뚫어라"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9.0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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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기자 sw.lee@globalmsk.com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미국 자동차 시장 현황과 판매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5일 출국했다. 현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선전하는 임직원들을 치하하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8월까지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96만4천대를 판매, 2.5%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포인트 상승한 8.3%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정 회장의 속내는 복잡하다.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렉시트 여파로 하반기 유럽시장이 얼어붙었으며 중국 시장도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 시장도 이미 작년부터 하락 국면이다.

정 회장은 아직은 버틸만한 미국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축해야 현대·기아차의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는 미국 시장의 중요성과 자동차 산업의 미래 변화에 대한 철저한 대응, 현대·기아차의 시장 주도 의지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고급차 ▲친환경차 ▲SUV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고급화의 척도는 제네시스의 성공


현대차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 회장이 방미 과정에서 제네시스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의지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2만4917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0%를 넘겼고 올해는 8월까지 1만8578대를 판매해 점유율 13.8%를 달성했다. 지난달 G80의 가격을 4만1400달러로 책정하는 등 고급차 브랜드로 진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도 시작했다. 미국 시장에서 중형 럭셔리의 시작가 기준은 통상 4만 달러다. 제네시스가 미국에 진출한 이래  4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80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G80와 G90의 판로 확보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지난달 제네시스 전용 웹사이트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부터는 제네시스 브랜드 TV 광고를 미국 전역에 방영한다.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시승 체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내년 2월 LA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되는 PGA투어 토너먼트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다.

제네시스 G80


아이오닉 앞세워 친환경 이미지 구축


저유가 영향으로 미국 친환경차 시장이 일시 감소세를 보이지만, 향후 수년 내 친환경차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업체간 시장 선점 노력이 치열한 곳이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을 미국에서 출시한다. 기아차는 K5(현지명 옵티마)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개발 프로젝트


여전히 강세인 SUV는 다양한 라인업으로 승부


올 8월까지 미국 승용 자동차 시장은 463만대로 전년 대비 8.5% 감소했지만, SUV 등 다목적 차량은 총 705만대로 7.6% 증가했다. 저유가 영향으로 SUV와 픽업트럭, 미니밴 등 다목적 차량이 큰 인기다.  일반 승용차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경쟁력 있는 SUV 차종들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내 현대·기아차의 SUV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28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투싼과 스포티지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75%와 64% 증가한 5만8천대, 5만7천대에 달했다. 현대차는 추가 공급량 확보를 위해 싼타페 생산 공장을 지난 6월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앨라배마 공장으로 바꿨다.

현대차 중형 SUV의 선두주자 싼타페



정 회장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중요 변곡점마다 과감한 승부수로 시장 변화를 주도해 왔다.

현대차는 1998년 미국 판매가 9만대까지 떨어지자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1999년 '10년 10만 마일'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미국 판매의 돌파구를 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던 2009년에도 '어슈어런스 프로그램(assurance program)'이란 혁신적 마케팅으로 불황을 극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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