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기아차, 중국서 투싼 30% 인하는 부메랑

올해 중국에서 고고도미사일(THAAD) 여파를 벗어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판매 확대를 위해 20%에 달하는 과감한 가격할인 정책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에서 현대기아차가 판매하던 차량의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부터 시장 점유율을 잃으면서 가격 할인을 들고 나왔다. 이는 가성비뿐 아니라 놀랍게 향상된 품질과 디자인으로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한 신차를 쏟아내는 중국 토종 브랜드를 상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는 사드 보복 여파로 전년 대비 현대차의 판매량은 37%, 기아차는 50%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 조정은 빠른 판매율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다. 실제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현대는 지난해 9,10월 2달 연속 8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하였다.

30% 넘게 할인해 판매에 반등한 현대 아반떼의 중국형 모델  ‘링동’
중국에서 재고물량 30% 가격인하로 반등에 성공한 현대 투싼

 

모델

옵션 정가 할인가 할인액

2017년 11월

현대ix35

(중국형 투싼)

2.0L 수동이륜구동 2,500만원 2,075만원

425만원

2018년 3월 현대ix35

(중국형 투싼)

2.0L 수동이륜구동 2,000만원 1,500만원

500만원

*기본 모델 가격으로 옵션별로 달라질 수 있음

 

가격이 인하된 몇몇 차종을 보자. 베이징현대는 준중형 SUV 투싼을 프로모션과 가격 인하를 통해서 2,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낮춰 지난해 말부터 판매하고 있다. 또한 중국 시장 주력차종인 ‘링동(아반떼)’의 경우 역시 지난해 상반기 2,400만원에서 1,400만원대로 가격을 인하했다. 다른 차량도 기본적으로 500만원 이상 할인해준다.

 

하지만 이런 대폭적인 가격인하 정책이 판매 증대에 지속적인 효과를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한 두달은 판매가 급등하지만 이후 중고차 가격 하락과 더 큰 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대기 심리로 판매는 다시 떨어진다는 점이다. 할인해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 역시 구매한 차량의 잔존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달가워할 리 없다. 결과적으로  기존 현대기아차 고객의 충성도를 낮추는 부메랑을 초래한다.

중국 토종 브랜드가 약진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현대기아차의 품질이 한 수 위다. 중국차와 어느 정도 갭이 존재한다. 신형 현대 벨로스터만 해도 그렇다. 이보다 뛰어난 중국산 차량을 찾기 어렵다. 중국인들은 중국식 차량평가(C-NCAP) 기준은 불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럽 신차 안전 평가기관(유로 NCAP)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중국차는 눈을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국인들은 현대기아를 비롯한 한국차는 ‘채소가게 아저씨가 모는 차’로 여길 정도다. 이미지가 일본차에 비해 좋지 못한 편이다. 따라서 현대기아가 스스로 제 살을 깎아 먹는 할인 전략보다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근본에 더 치중해야 한다. 중국 자동차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현대기아차가 ‘가성비’ 이외에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어떤 전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말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현대기아차의 한국 내수 판매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흉기차’로 불리는 지적에 대해 “일부 삐뚤어진 젊은 층이 만들어낸 유희적 언어”로 치부하면서 무시한다.  고객과 브랜드 가치보다 자리 보전을 위한 경영진의 안이한 대응인 셈이다.

 

하종찬 에디터 carguy@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