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5개 난제..충전소보다 중고가치 올려야
전기차 5개 난제..충전소보다 중고가치 올려야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3.07 07:51
  • 조회수 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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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동차산업 발전 속도는 기적을 넘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이 아닌 전기차에서는 세계 최강자다.

2017년 중국 신차 판매량은 3000만대에 3만대 모자란다. 이는 전년 대비 3% 미세하게 증가한 것으로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9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달성했다. 세계 처음으로 연간 2000만대를 넘어선 이후 3000만대 고지마저 올해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유럽의 자동차 시장은 각각 연간 1400만-1800만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 등 신재생 에너지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은 확실한 세계 선두 위치다. 2017년 전세계 주요 국가의 전기차 판매량이 142만대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만 77만7000대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물론 3년 연속 전기차 보급 세계 1위다.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자동차의 월간 판매량>


하지만 잘나가는 듯한 신재생 에너지 시장은 사실 이면이 있다. 전기차를 자동차 산업 발전의 큰 획으로 정한 중국은 비록 80만대에 달하는 성적을 냈지만, 전체 승용차 시장 규모 2,421만 대에 비하면 3% 정도에 그친다. 여러 가지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 아래 성장하고 있다.

만약 중국 정부가 전기차를 구입할 때 두 가지 혜택을 주는 ‘솽지펀(双积分, twin point)’  정책을 내놓지 않았더라면, 또 전기차 개발 기업에 고액의 보조금을 주지 않았더라면 과연 정상적인 전기차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아울러 대도시에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번호판 발급 제한, 요일 별 차량 운행 제한 등이 없었다면, 소비자가 여전히 전기자동차를 선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전기차 시장에 대해 끊임없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아래 열거한 5가지 우려는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번째 우려 : 내연기관보다 너무 비싼 전기차 가격

현재 중국에서 시판 중인 전기차(및 하이브리드)  대부분이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차체를 그대로 사용해 개발됐다.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디하오(帝豪)를 예로 들자면, 1.3T CVT를 단 가솔린 엔진 차량의 가격은 1,200만∼1,70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가격은 2,800만~ 3,700만원이다. 같은 최고급 사양 대비 전기차는 무려 2000만원이나 비싸다.



베이징 시의 현행 보조금 기준에 따르면, 충전 주행거리 300km가 넘는 디하오(帝豪) 전기차 EV300은 750만원의 정부 보조금에 375만원의 지자체(지방성)  보조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그래도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700만원 이상 비싸다. 사양 역시 가솔린 모델에 비해 부족하다.

중국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주는 전기차 보조금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가 지불할  구매 가격은 계속 오르는 셈이다. 중국에서는 2020년쯤 자가용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원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더 있을까? 중국 정부는 2020년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전기차 가격이 혀내 보조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인 2000만원 이내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그런 낙관의 근거다. 이와 함께 2020년 예상대로 연간 500만대가 넘는 전기차 시장이 형성될 경우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한 원가절감, 가격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번째 우려 : 너무 짧은 전기자동차의 주행 거리

일반 소비자가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이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최적 기후를 감안해 부풀려진 것으로 소비자들은 인식한다.

낮은 온도는 주행 거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다. 배터리 자체의 물리적 메커니즘에 의하여 온도가 영하로 낮거나 지나치게 높으면 효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핸드폰과 마찬가지로 겨울에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용량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는 주행거리 감소로 이어진다. 섭씨 25℃를 상온 기준으로 삼으면, -20℃에서 배터리 성능은 15% 이상 떨어진다. 중국 북방 대부분의 지역은 겨울에 최고 기온마저 거의 영하권이다.  -1℃에만 도달해도, 배터리 성능 감소 폭은 6%를 초과한다.

이 외에, 여름과 겨울에는 운전 중 대부분 에어컨 등의 전원 장치를 사용한다. 이 역시 전력 소모가 많다. 테슬라(Tesla) 전기차 모델 S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Model S 세 가지 차종이 에어컨을 킨 상태에서 주행 거리는 약 12%까지 떨어졌다.



급격한 배터리 기술이나 충전 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기 전까지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은 장기적으로 존재할 문제로 남는다.


번째 우려 : 어려운 충전, 장시간 기다림의 문제

자동차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기자동차는 '얼리 어답터' 이외에 사용하는 것 자체가 번거로운 일이다.

우선 충전은 매우 귀찮은 일이다. 충전소를 찾고 완전 충전하는 것 하나 하나가 쉽지 않다. 충전소가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것을 제쳐 두고, 찾은 후에도 충전할 주차 공간이 있는지, 충전구가 맞는지, 충전에 성공할 수 있는지, 어떤 지불 방식을 쓰는지 등 일련의 문제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다. 게다가, 충전하기 난처한 상황에서 콘센트를 연결해야 하는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이 외에, 장시간 충전을 기다려야 하는 것도 많은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한다. 비록 고속 충전, 배터리 교체 등의 많은 방법이 있지만 이런 간편한 보충 충전은 주유처럼 편하고 빨라야 한다. 이것마저 갈 길이 멀다.


번째 우려 : 전기자동차 안전성 우려

안전은 차량 구매 시 최우선으로 고려할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전기자동차 자체에 검증되지 않은 잠복한 위험도 소비자를 걱정하게 한다. 그 중에서도 주요 문제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에 있다.

내연기관과 비슷하게, 배터리 팩 역시 충격에 약하고, 온도의 변화에 민감하다. 섭씨 150~250도에서 열에 의해 격막이 붕괴되고, 전해액이 연소되면서 불이 나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부적절한 조작과 품질에 문제가 있는 배터리는 모두 사고 위험의 증가를 유발한다.

 


이외에 교통 사고가 났을 때, 배터리의 화학 물질과 고압 전기 역시 운전자 에게 2차 상해를 입히기에도 충분하다. 이로 인해, 배터리 팩의 밀봉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마찬가지로 전기 시스템에 대해서도 비교적 높은 요구 사항이 제기된다.


 다섯 번째 우려 : 낮은 잔존가치

전기차 구입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충전 비용이 기름값보다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지난 4,5년간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확대됐지만 아직까지 전기차 구입은 밑지는 장사이다. 전기차 본격 교체 시기에 도달하면서, 중고차 시장 가격의 향방이 주목을 받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이 연식이나 주행거리로 중고차 잔존가치를 계산했던 방식과는 다르게, 전기자동차의 잔존가치를 보증하는 정해진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용 년수, 주행거리 등의 기존 수치로 간단하게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그 중에 중고 잔존가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인은 배터리 수명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여러가지다. 반복 충전, 온도의 변화 등은 모두 배터리 수명을 단축할 요소다. 원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게다가 현재 중고 시장에 전기차 전력시스템 점검 기구의 부재는 전기차 잔존가를 낮게 만든 요소다.



2015년판 테슬라 모델 S를 예로 들어보자. 2018년까지 중국에서 3년을 운행한 테슬라 잔존가치 유지율이 고작 33.6%이다. 1억7000만원에 구입한 신차를 5000만원에 팔 수밖에 없다. "정말 난처하고, 어찌할 수 없다"는 말만이 이런 차주의 심정을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전기자동차가 자동차 산업의 미래 발전 방향인 것은 틀림 없지만,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전기차가 지금의 자동차처럼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사람들의 사고 방면에서 아직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있다. 이 모든 부정적 요소도 전기차로 향하는 소비자와 산업 발전을 가로막지는 못 할 것이라는 게 전 세계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한지현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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