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금지 베이징, 미세먼지 서울보다 좋아져 이변
디젤차 금지 베이징, 미세먼지 서울보다 좋아져 이변
  • 카가이 인턴
  • 승인 2018.03.04 07:34
  • 조회수 2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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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가시고 봄 기운이 완연해지자 매년 찾아오는 미세먼지 불청객을 걱정해야 한다. 한국의 봄 나들이가 미세먼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서울시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수준으로 오르자 비상저감조치를 발령, 대중교통무료라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하였다. 한국에서 미세먼지 자체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디젤 차량이나 공사장에서 발생한다. 아울러 알루미늄, 구리, 카드뮴, 납 등의 중금속이 포함된 중국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그대로 날아온다. 수도권을 찌푸리게 하는 미세먼지의 30~50%는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최근 한국의 미세먼지가 위험수준에 이르면서 자연스레 중국의 대기질에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 언론을 분석해보면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한국의 미세먼지가 악화일로를 걷는 것과 정 반대다.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 대도심에는 디젤 승용차가 거의 없다. 신차 판매에서 차비하는 비율이 1%에 불과할 정도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디젤 승용차가 전체 신차의 50%를 차지한다. 수입차만 따지면 60%가 넘을 정도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이 뒤바뀐 상황에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2017년 초부터 개선되고 있던 베이징의 공기질은 2018년 들어서 한국의 수도권보다 훨씬 깨끗해졌다.



Air Visual이 발표한 2018년 1월 세계 주요 도시의 대기 오염 순위에 따르면 서울의 공기품질지수(AQI)는 179로 한때 오염도 2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중국 베이징의 공기품질지수는 160를 기록하여 8위다.

미세먼지의 본거지라고 악명을 떨치던 베이징은 어떻게 상황을 개선시킨 것일까? 미세먼지의 강력한 주범 가운데 하나는 자동차 배기가스다. 베이징시는 오염물질 배출이 심각한 공장 등을 폐쇄한 데 이어, 노후경유차 폐차, 차량 배기가스 통제 강화 등 미세먼지 저감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강력하게 시행을 하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통제 강화

2017년 기준 베이징은 등록 차량이 590만대로 중국 도시 가운데 가장 많다. 베이징 시내의 자동차들은 매년 600만 톤 이상의 휘발유와 경유를 소모해 약 50만 톤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미세먼지 적색경보를 발령한다. 교통량 집중구역에서 오염물질 배출량 등급별로 차량 운행을 통제한다. 차량 2부제를 실시, 신규발급 차량 번호판 수를 제한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세먼지 적색경보가 발령된 날에는 오염 등급 1~2등급으로 지정된 휘발유 자동차·경유 자동차·대형 화물트럭 등은 운행자체가 불가하다. 일반적인 가솔린 승용차인 3등급 이상의 차량들은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 베이징에 등록되지 않은 차량은 출퇴근 시간에 베이징 시내로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2017년부터는 노후화한 경유 차량은 아예 베이징 시내로 진입이 불가능하도록 통제한다. 이와 더불어 대중교통 운행 증가 및 운행 시간 연장, 추가적인 교통수단 긴급 투입 등 다양한 방안으로 미세먼지에 대처하고 있다.

또 베이징시는 신규번호판 등록 수를 제한하고 있다. 2018년도 발급될 신규 자동차 번호판 10만 개 중에 6만 개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같은 신에너지차량에 할당된다. 나머지 4만 개가 일반 자동차에 배정됐다. 더불어 현재 중국은 전기차 구매에 보조금 지원, 조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으로 전기차 구매를 촉진하고 있다.

도심 공기청정 기술 도입

중국 시안(西安)에는 공기정화 타워를 건설하여 대기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

시안(西安)도심에 위치한 공기정화 타워


중국과학원의 지구환경연구소(地球环境研究所)가 세운 공기정화 타워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기를 데우고, 따뜻해진 공기가 대류 작용으로 타워 안을 통과하는 장치이다. 타워를 통과할 때 공기정화 필터를 거친다. 이러한 원리로 미세먼지를 억제한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하루 1000만㎥ 이상의PM2.5(초미세먼지)를 정화하여 15%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등장한 물대포


이외에 중국에서도 대기의 미세먼지를 흡입하는 차량, 도로에 물을 뿌리는 차량 등을 운행하면서 대기 오염을 최소화한다.

먼지 흡입 모빌리티의 등장

한편 공기정화자전거도 보급한다. 태국 브랜드 라이트포그(Lightfog)가 발명한 공기정화자전거(Air Purifier Bike, APB)가 주인공이다.



외관은 일반 자전거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자전거 내부에  공기 필터, 광합성 계통 리튬 이온 배터리와 전동 모터로 구성된다. 자전거에 공기청정 장치를 내장해 이산화탄소, 배기가스, 먼지를 신선한 공기로 걸러 낼 수 있다. 아울러 태양광 전지판을 장착해 배터리를 전기 에너지로 저장할 수 있다. 전기 에너지는 자전거 동력뿐 아니라 에어 필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자전거는 늦어도 올해 연말까지 중국에 보급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료'라는 비상 카드를 뽑아 들었지만, 일회성에 그친 미세먼지 대책에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2월 27일자로 서울시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민주도 8대 대책'을 발표하면서 출퇴근시간대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중단하고 시민주도의 참여캠페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공기 질 개선에 전혀 소용없었을 뿐 아니라 세금 낭비 정책이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한국은 더 이상 미세먼지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베이징보다 더한 미세먼지가 들이 닥치는 서울!  빠른 시일 내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베이징처럼 디젤 승용차 통행 금지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공기를 마시지 않고는 2,3분도 살 수 없다.


강혜지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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