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가솔린 SUV 잇따라 선보이는 속셈은?
현대기아차가 가솔린 SUV 잇따라 선보이는 속셈은?
  • 이재욱 에디터
  • 승인 2017.03.06 17:52
  • 조회수 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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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가솔린 SUV 라인업을 강화 중이다. 점유율이 독보적인 현대기아차의 정책 변화가 SUV 시장의 트렌드도 바꿀지 주목된다.

기아차는 지난 2월 21일 스포티지 2.0 가솔린을 출시했다. 1.7 디젤, 2.0 디젤 등 2종 엔진만을 제공하다 라인업을 확장한 것. 2110만원부터 시작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뒤이어 3월 6일 현대차가 싼타페 가솔린 2.0 터보를 출시했다. 싼타페 역시 2.0 디젤, 2.2 디젤 등 디젤 라인업만 갖추고 있었다. 북미에 6기통 가솔린 모델을 내놨지만, 국내에서 3세대 싼타페(DM)에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변화는 이미 조용히 진행돼 왔다. 지난해 출시된 기아 니로는 애초에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제작됐다. 현대 투싼도 연식이 변경되며 가솔린 1.6 터보 엔진이 추가됐다. 현대 맥스크루즈도 3.3 가솔린 트림을 선보였다.



전통적으로 국내 SUV 시장은 디젤이 강세다. 차가 무겁고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한 SUV는 세단에 비해 연비가 나쁠 수밖에 없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국내 시장에서 좋은 연비는 SUV의 미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가솔린 SUV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해 저점을 찍고 반등했지만 여전히 저유가가 지속되고 있다. 당분간 유가변동의 우려도 없다. 유지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자연히 정숙한 주행의 가솔린 모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



디젤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한 원인이다. 디젤게이트 이슈,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디젤 차량에 대한 혜택은 줄어들었고, 다운사이징 가솔린과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솔린 SUV를 경험해 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포드 익스플로러, 렉서스 NX 등 수입 가솔린 SUV, 쌍용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 등 국산 가솔린 SUV 판매가 늘면서 'SUV=디젤'이라는 소비자의 선입견이 도전받고 있다. 이런 여러 요인에 힘입어 가솔린 SUV 출시가 늘고 있다.



현대기아차 내부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내수 점유율 감소세가 뚜렷했던 현대기아차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엔진과 모델의 조합으로 촘촘한 라인업을 구축, 틈새시장까지 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출시 후 어느 정도 된 모델들에 신규 엔진 라인업을 추가하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노후 모델 판매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솔린 엔진 추가는 좋은 전술 무기다. 가솔린 엔진은 디젤 엔진보다 저렴해 차량의 기본가격을 인하,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강점은 가장 다양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지닌 것"이라며 "가솔린 SUV 수요가 아직 많지 않지만 라인업 확대를 통해 미개척 시장을 선점, 틈새 수요까지 넘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올해 소형 SUV인 코나와 스토닉을 국내에 런칭해 RV 풀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 코나는 올 2분기, 기아 스토닉은 4분기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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