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을 단번에 날려 버린 秀作
약점을 단번에 날려 버린 秀作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3.28 09:15
  • 조회수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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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젊어졌지만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

GLC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든 벤츠의 중형 SUV이다. 이전 GLK의 후속 모델이지만 더 이상 같은 이름을 쓰지 않는다. 작명법부터 차의 구석구석까지 GL 두 글자만 남긴 채 모두 달라졌다. 이전 GLK가 G바겐의 후광 효과를 누리려는 듯 직선을 강조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GLC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C클래스의 유선형을 이어 받았다. 일부러 역동적인 감성을 드러내려 한 것 같지는 않은데 BMW X3나 아우디 Q3, 또는 포르쉐 마칸보다도 더 역동적인 근육질을 보여준다. 이전 모델인 GLK는 스키 부츠처럼 껑충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면, GLC는 바닥에 납작 엎드린 자세로 SUV라기보다는 살짝 덩치를 키운 건장한 왜건 분위기다.

GLC는 아름답다. 처음 실물을 보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납작하고 길게 뻗은 보닛, 패밀리룩을 따르지만 GLC만의 독자성을 살린 얼굴, 박력 넘치는 대구경 휠, 부드럽게 반달 모양으로 솟아올랐다가 떨어지는 측면 윈도우 라인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벤츠 쿠페 라인업에서 봐왔던 스포티한 테일램프까지. 어느 각도에서 봐도 아름다운 SUV 보디를 지녔다.

운전석 도어를 열자 벤츠 브랜드를 새긴 도어 스커프에 은은하게 조명이 들어온다. 예상치 못한 환대에 기분이 좋아진다. 실내 공간은 아름답다. 플랫폼을 제공한 C클래스 세단이 그랬듯이 GLC도 동급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고급스러움을 뛰어 넘었다. 화려한 도어 트림, 스피커 하우징, 시트 조절 버튼, 대시보드 가죽 마감 등은 시각적 만족도가 높다.

백미는 실내 중앙에서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블랙 애쉬 센터페시아 디자인이다. 세 개의 원형 벤트와 가지런히 정리한 조작 버튼, 벤츠 고유의 시프트 레버 위치 덕분에 확보한 수납 공간 및 커맨드 다이얼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곡선과 곡면의 향연에 감탄이 멈추지 않는다. 마치 외계인들이 타고 다닐 법한 우주선 내부를 보는 듯하다. 운전석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좋고 크기도 알맞다. 다만 투영 위치의 상하 조절 폭이 더 넓어지면 좋겠다.

옥의 티는 접히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는 스마트 패드형 디스플레이다. 주변 디자인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 않고 혼자 쭈뼛하다. S클래스도 그렇지만 아직 벤츠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장식이나 적용 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고급스러움의 잣 대를 한 단계 올려놓은 브랜드이기에 기대가 더 크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운전 자세를 잡은 상태에서 오른손만 뻗으면 손이 닿지만 터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모든 조작은 커맨드 다이얼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방식이 터치 방식과 비교해 얼마나 안전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인테리어의 일부 소재는 촉각적인 만족도가 시각적인 만족도를 따라오지 못한다. 적어도 손으로 만지고 돌리는 조작이 필요한 부분들은 촉감까지도 예민하게 신경을 썼다. 부드럽게 째깍거리는 에어 벤트 스위치는 자꾸만 손이 가는 부분이다. 동급 SUV 중에서 이 정도의 품질, 아니 정성을 들인 인테리어가 있을까 싶다.

레이스 머신처럼 낮은 시트 포지션에 길들여진 터라 GLC의 운전석 위치는 아주 편안했다. 시트 높이를 올려도 다양한 조절 기능을 통해 이상적인 각도 조정이 가능했다. 측면 미러의 형상과 비춰지는 후방 시야도 좋다. 사이드미러는 A필러 주변의 시야를 많이 가려 타이트한 선회 동작 시에는 불편함을 유발한다. 플래그 타입 미러였다면 좋을 뻔했다.

뒷좌석 공간은 성인이 다리를 펴고 앉기에 넉넉하다. 2열 탑승객을 위한 공조 장치 토출구도 고급스럽게 꾸몄다. 2열 등받이는 각도 조절을 할 수 없다. 대신 원터치 폴딩 방식 버튼을 달아 적재 공간 확장성에 초점을 뒀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발동작으로 트렁크 를 여는 기능은 인식률이 제법 뛰어나다. 차 뒤에서 축구하는 바보처럼 보일 일은 없겠다.

시동을 걸자 익숙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소리는 크지만 꼼꼼한 방음 실력으로 실내로 유입을 최대한 줄였다. 엔진은 GLK때부터 쓰이던 2.2L 4기통 디젤이다. 유로 6를 만족시키지만 완전한 신형 엔진이 아니라서 감흥은 덜하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도 GLK 때와 동일하다.

배기량을 감안하면 출력은 업계 평균 보다 낮다. 대신 이전보다 2단이나 늘어난 9단 자동변속기가 파워트레인의 가치를 높인다. 40.8kg·m인 최대토크는 낮은 회전수부터 넉넉하게 나오기 때문에 실제 주행 영역에서의 사용 마력은 충분하다. 실제 계측기로 측정한 시속 100km 도달 가속 성능은 성인 두 명이 탄 채로 8초대 중반을 넘기지 않는다. 기대 이상으로 빠르다. 여유롭게 차를 밀어내 기에는 충분하다. 보다 역동적인 가속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꼭 하이 파워 모델이 생겼으면 좋겠다.

변속 시점마다 절도 있게 움직이는 타코미터 바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변속 패들도 달려 있지만 9단 변속기를 수동으로 다루기에는 기어 단수가 너무 많다. 각 단 폭이 좁아 한 두 기어 변속으로는 엔진 브레이크 효과도 미미하다. 이런 경우 차라리 주행 모드를 스포트나 스포트 플러스에 두고 변속은 차에 맡기는 게 낫다.

주행 전, 박력 넘치는 스타일을 완성하는 19인치 타이어 때문에 승차감이 좋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GLK의 19인치 패키지가 딱 그랬기 때문이다.

GLC는 기우였다. 비단길을 달리는 듯 한 승차감은 아니지만,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로도 안락한 승 차감을 일궈낸다. 저속부터 고속 영역에 이르기까지 승차감은 일관성 있다. 충격에 대한 1차 범프는 단단하게 전달되고, 대부분의 경우 한 번의 리바운드 동작으로 차체 수평을 되찾는 다. 상하 움직임에 적당한 여유와 자신감이 느껴진다. 고급스러운 벤츠 특유의 승차감을 선호한다면 18인치 모델이 낫다.

코너링이나 급격한 회피 때 하중 이동은 많은 편이지만 차체 가 따라오는 움직임이 둔하지는 않다. 종아리와 발목에 근육이 잔뜩 붙은 느낌이다. 시승차는 윈터 타이어를 끼웠다. 노면이 차가운 정상 조건은 아니었지만 시속 100km에서 제동 거리는 42m 정도를 기록했다. 계측 테스트 환경을 감안할 때 평균 이상의 실력이다.

벤츠의 전자제어 네 바퀴 굴림 시스템인 4매틱은 별도의 기계식 잠금장치는 지원하지 않지만 오프로드에 풀어놓아도 지능적으로 구동력을 배분한다. 인근 야산의 비포장 도로를 찾았다. 가파른 오프로드 오르막이지만 네바퀴는 미끄러짐 없이 일정한 등판 능력을 보인다. 4매틱은 2.2L 디젤의 토크를 뛰어넘는 우수한 제어 능력을 지녔다. 보다 강력한 엔진이라면 하드코어 오프로드도 어렵지 않겠다.

퇴근 시간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한 시간 정도 50km를 주행한 후 평균 연비는 1L에 15km가 넘게 나왔다. GLC의 등장으로 동급 시장의 판도가 다시 한 번 바뀌었다. GLK와 비교해도 한 급 위 차로 보일 만큼 놀라운 변화다.

이제 모델 체인지를 기다리고 있는 경쟁 차종과 견줘도 벤츠의 고급스러움은 확실한 영역을 구축한다. 벤츠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이 SUV 영역까지 훌륭하게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브랜드는 젊어졌지만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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