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상식 파괴...모델S 4륜구동이 연비가 더 좋아
테슬라의 상식 파괴...모델S 4륜구동이 연비가 더 좋아
  • 이재욱 에디터
  • 승인 2017.03.22 14:24
  • 조회수 7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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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륜구동, 후륜구동,4륜구동... 자동차의 구동방식에 따라 연비가 달라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같은 내연기관 차량이라면 전륜구동보다 후륜구동이, 2륜구동보다 4륜구동의 연비가 떨어진다. 이유는 전륜보다 후륜이, 2륜보다 4륜 차량의 무게가 무거워서다. 네 바퀴 모두 동력을 전달하기 위한 구조물의 무게가 더해지고 엔진에 걸리는 부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이런 내연기관의 상식을 파괴한다.  3월 중순 한국에 첫 매장을 오픈한 테슬라의 이야기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이다. 여기에 후발 프리미엄 브랜드이자 생소한 전기차 브랜드로 진출하는 테슬라의 행보는 조심스러웠다. 이미 2015년부터 한국 진출설이 나왔지만 2017년 3월에야 경기도 하남에 첫 전시장을 오픈했다.



지난 20일, 두 번째로 문을 연 청담 전시장을 찾았다. 테슬라는 여타 수입차 회사와는 달리 딜러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전시장을 운영한다. 또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전시장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심플한 분위기다.

마치 전자제품 스토어에 온 느낌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안내 직원이 다가와 차량 설명을 시작한다. 이들은 미국 본사에서 제품 교육을 받았다.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려면 이들의 설명을 듣고 어드바이저와 상담한 뒤 온라인 계약서를 작성하면 된다.

설명을 듣다보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바로 4륜구동 모델이 2륜구동보다 연비와 성능 모두 우위라는 것. 내연기관 자동차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상식을 뒤집는 얘기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는 사실이다. 현재 한국에 출시한 모델 S 라인업 모두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85D, 90D, P100D 등 모델명 뒤에 'D'가 붙으면 모두 4륜구동이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가 네 바퀴를 모두 굴리기 위해서는 엔진과 네 바퀴를 연결해야 한다. 엔진에서 변속기를 거친 동력은 트랜스퍼 케이스를 통해 앞, 뒷바퀴에 분배된다. 구동축과 디퍼렌셜, 트랜스퍼 케이스 등이 추가되니 무게가 늘어난다.  구동력 전달 단계가 늘어나 동력손실도 커진다. 당연히 연비도 나빠진다.

하지만 전기차에서는 이 모든 구동계가 불필요하다. 4륜구동이라도 그저 앞차축과 뒷차축에 각각 모터를 하나씩 설치하면 된다. 트랜스퍼 케이스같은 복잡한 구동력 배분장치도, 프로펠러 샤프트도 필요 없다.



게다가 전기모터를 앞뒤 2개를 달다보니 감속 시 회생제동으로 얻는 전기 에너지가 늘어나 연비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속도를 줄일 때 주행관성을 이용해 전기를 충전한다. 이 회생제동 에너지는 다시 가속 시 사용된다. 회생제동 충전량이 늘어나면 주행거리도 늘어나는 것이다.

출력이 같아도 구동력이 네 바퀴에 전달되니 가속력이 좋아지고 주행 안정성도 높아진다. 고속 주행 중의 구동력 손실도 줄어 최고속도도 더 높아진다. 여기에 같은 배터리를 탑재해도 주행거리마저 늘어난다.

그저 단점이라면 모든 동력을 앞뒤 한 쪽에만 배분할 수 없다.모터와 제어 시스템이 늘어나는 만큼 비싸진다. 기본 트림인 60에 비해 4륜구동 버전 60D는 미국 기준 5000달러(한화 약 560만원) 가량 비싸다.



이 밖에도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국내에서도 구동이 가능한 상태일까? 정답은 한국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어야 한다. 스티어링 휠에서 완전히 손을 떼도 되는 미국과 다른 점이다. 이는 소프트웨어나 기술 수준이 아닌 법규의 차이다.

센터페시아에는 초대형 터치 디스플레이가 배치된다. 공조장치나 오디오같은 자동차 시스템 조작에만 사용되기에는 아까운 크기다. 인터넷 접속이나 영상 미디어 재생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이처럼 테슬라는 다른 회사들과는 차별화된 전시장 운영과 구매 방식은 물론, 기술적 영역에서도 기성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단순히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밀어낼 것이냐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자동차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을 바꾸고 있다.

전시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테슬라를 단순히 고급 전기차 정도로만 생각했던 스스로를 돌아봤다. 테슬라는 미래의 모빌리티를 바꾸고자 한다. 더 빠르고 효율좋은 4륜구동 전기차에 앉아 컴퓨터에게 운전을 맡기고 웹서핑을 즐기며 출근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내연기관과 기성 자동차 시대의 종언이 밀물이 들어오는 것처럼 서서히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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