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현대인의 삶에 꼭 필요한 물건이지만 자칫 흉기로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 기술이 발달해 왔다. 기본은 안전벨트. 지금은 안전벨트 사용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지만 안전벨트가 보편화된 건 불과 50여 년 전이다. 볼보가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한 1960년 이후의 일 .

안전벨트는 애초에 전투기 조종사를 위해 고안됐다. 20세기 초 복엽기는 캐노피는 물론 안전벨트가 없었다. 그래서  조종사가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어이없는 사고가 종종 일어났다. 십자형 안전벨트는 1903년에 특허출원됐지만 전투기에 도입된 건 10년이 지난 1913년의 일이다.

자동차에 처음 적용된 건 1951년으로 메르세데스-벤츠에 의해서다. 초기 안전벨트는 2점식. 이 방식은 1936년경 볼보의 엔지니어가 처음 실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점식 안전벨트는 진화했지만 탑승자를 완벽하게 보호하지 못했다.

허리에 두르는 이 방식은 승객이 좌석에서 이탈하는 건 막았지만 상체를 고정시키지 못했다. 한쪽 어깨에서 다른 쪽 허리를 잇는 방식은 가슴 쪽 버클 탓에 부상을 막지 못했다. 거너 인겔라우(Gunnar Engellau) 볼보 자동차 사장은 해결 방법을 찾으려 항공기술자 닐스 볼린(Nils Bohlin)을 영입한다.

볼보는 1959년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 아마존(Amazon) 120과 PV544 모델에 도입한다.  당시 모든 안전벨트를 대상으로 모의 충돌시험이 이루어졌는데 3점식 안전벨트가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볼보는 이 안전벨트를 자사 자동차에 기본 장착하게 된다.  나아가 볼보는 다른 업체가 3점식 안전벨트 특허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했다. 이로써 3점식 안전벨트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볼보의 연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71년 운전석 안전벨트가 풀려 있을 때 경고등이 점멸하는 리마인드 장치를 추가한다. 오늘날 안전벨트 미착용을 경고하는 장치의 효시.

오늘날에도 자동차 제조사들은 3점식 안전벨트를 장착한다. 기술적 진보가 없었던 건 아니다. 프리텐셔너는 급제동을 감지하면 충돌 상황을 예상, 안전벨트를 강하게 당겨준다. 이어 로드 리미터가 벨트를 느슨하게 풀어 2차 부상을 방지한다.  ‘인플레이터블 세이프티 벨트(Inflatable Safety Belt)’는 에어백을 터뜨려 탑승객의 갈비뼈와 일부 장기를 보호한다.

안전벨트는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장치로도 활용된다. 이상 징후가 있을 때 안전벨트를 조였다 푸는 동작을 반복,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기능도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