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7인승 SUV 끝판왕
프리미엄 7인승 SUV 끝판왕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4.01 14:03
  • 조회수 77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Q7이 아우디 SUV의 플래그십 자존심을 지켜줄까? 어느 때보다 수입 E세그먼트 SUV 시장이 치열해졌다.

Q7은 교실에서 항상 맨 뒷자리를 차지하는 덩치 큰 친구 같다. 경쟁하는 동급 차종을 완전히 제압하는 크기의 차이. 아우디의 전략은 선명하다. BMW X5나 벤츠 GLE와 달리 Q7은 아우디 SUV 라인업의 플래그십으로 기능한다.

Q7이 11년 만에 세대가 바뀌었다. 트렌드에 따라 대대적인 체중 감량을 시도했다. 외부 디자인은 수수하다. 무게를 325kg 줄여서 그런지 차체 표면의 살집도 기름기를 뺀 듯 평면적이다. 이전 세대는 부드러운 호를 그리는 라인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신형 모델은 엣지와 직선으로 담백하게 손질했다. 휠 아치 주변의 매력적이던 불룩한 펜더 라인에서마저 지방을 덜어냈다. 대신 박력 넘치는 21인치 휠과 입체적인 그릴이 허전 함을 달랜다.

길고 낮게 깔린 듯한 자세 때문에 SUV라기보다는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헤드램프는 아우디의 첨단 매트릭스 LED를 받아들이고 뒤쪽은 입체적인 LED 파이프로 꾸몄다. 신형은 크기가 줄었지만 여전히 길이는 5m를 넘는다. 4.9m에 미치지 않는 X5나 GLE와 구별된다. 길이 차이는 곧 3열 시트 차이다. Q7은 버튼 하나로 접고 펼 수 있는 3열 시트 덕분에 7명을 태우고 여행할 수 있다. 차분해진 익스테리어와 달리 인테리어는 혁신과 럭셔리가 만나 엄청난 변화를 일궈냈다.

3열을 세우고도 트렁크 공간에 여유가 넘친다.


좌우로 길게 가로지르는 대시보드는 요트 데크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나무로 장식했다. 계기판은 TT에서 먼저 선보인 버츄얼 콕핏이 둥지를 틀었다. 덕분에 디스플레이가 갖는 표현의 자유도를 한껏 활용한다. 독일 병정처럼 수직으로 곧추선 화면은 약간 틀어줘도 좋겠다. MMI 터치 패드도 새로워졌다. 기능키의 추가로 전보다 쓰기는 편해졌지만 여전히 직접 화면을 터치하는 직관성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다.

아우디의 첨단 기술과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는 실내


공조장치는 Q시리즈의 기함답게 4존 컨트롤까지 지원한다. 기어 노브는 넓적한 조약돌을 닮았다. MMI 패드를 조작할 때 자연스럽게 손목을 걸쳐둘 수 있게 디자인했다. 2열 공간은 광활하다. 등받이 각도와 앞뒤 슬라이딩까지 가능하다. 최대한 앞으로 밀어도 무릎 공간이 좁지 않기 때문에 3열 공간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다. 7명이 가득 타고 나들이를 가도 불편하지 않겠다.

배기량은 같지만 출력은 다른 엔진 라인업
엔진은 배기량은 3.0L로 같은데 출력은 두 가지로 나뉜다. 218마력을 내는 35 TDI 엔진은 1250rpm부터 터져 나오는 최대토크가 초반 가속을 돕는다. 신호 때문에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 운전이 편했다. 19인치 타이어도 편안한 승차감을 거든다. 일상의 출퇴근 용도로는 35 TDI의 성능으로도 차고 넘친다.

고속도로에서는 단연 272마력 45 TDI가 빛난다. 덩치가 무색할 만큼 원하는 대로 속도가 올라간다. 300kg 이상 감량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Q7은 2.2톤이 넘어가는데 중량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울러 45 TDI는 본능적으로 바람을 피해 몸을 낮춘다. 시속 120km가 넘을 때 15mm, 다시 시속 160km를 돌파할 때 추가로 15mm가 내려가 무게중심을 낮추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 한다.

반대로 높이를 올릴 수도 있다. 주행 모드를 올로드 또는 리프트(오프로드 모드)에 맞추면 각각 25mm, 60mm씩 차체가 상승해 험로에 대응한다. 주말에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이에게는 45 TDI가 어울린다.  45 TDI를 몰고 오프로드 코스에 들어섰다. 별도의 저속 기어는 달려있지 않다. 가파른 등판각을 오를 때면 종종 토크 컨버터가 미끄러지며 천천히 구동력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깊은 웅덩이에서 구동 바퀴 하나가 허공에 뜨면 개별 제동으로 휠 슬립을 제어한다. 오픈 디퍼렌셜 액슬의 한계로 가끔 좌우 바퀴로의 토크 제어가 지연될 때면 견인력을 찾기까지 몇 초를 기다린다. 웅덩이를 빠져 나오는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Q7의 콰트로 시스템은 최신 전자제어 네바퀴굴림처럼 앞이나 뒤로 구동력을 100% 보낼 수는 없다. 앞뒤 기본 40:60이고 상황에 따라 앞바퀴로 최고 70%, 뒷바퀴로 85%까지만 구동력을 보낸다. 연비 향상을 위해 특정 구동 바퀴의 구동력을 차단할 수 없기 때문에 맹신은 금물이다. 그렇지만 극단적인 오프로드 코스가 아니라면 Q7은 점잖게 당황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넉넉한 토크와 지상고를 높여주는 에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참고로 적응형 에어 서스펜션은 수평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좌우 바퀴가 번갈아 오르내리는 거친 요철 구간에서도 탑승객의 상체가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 내리막에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저속을 유지해주는 힐 어시스트 기능은 새로울게 없다.

특이하게도 Q7은 범퍼에 내장한 레이더 한 쌍을 통해 내리막이 끝나는 지형을 인식해 정확한 시점에 추가적으로 속도를 낮춘다. 내리막 끝 부분에서 속도가 붙어 범퍼가 땅에 긁히는 현상을 방지한다. 이 레이더는 앞 차와의 거리를 파악해 크루즈 컨트롤을 제어한다. 정체 구간에서 자동으로 전방의 교통 흐름을 따라가는 자율 운전 임무도 맡는다.

차체 움직임에 완벽함을 더하는
35 TDI 운전대를 잡고 몇 분 지나자 생경함이 느껴졌다. 저속 선회시엔 작은 SUV를 운전하는 듯한 감각인데, 고속에서 차선을 바꿀 때는 초대형 크루즈 선박을 타고 있는 느낌이다.이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좌우로 비틀어 차체 선회 움직임을 향상시킨다. 밖에서 보면 뒷바퀴의 움직임이 확연하게 보일 정도. 고속도로에서 추월 차로에 진입하는데 머리가 회전한다기보다는 차체가 통째로 평행 이동하는 기분이다.

4륜 조향 시스템


시속 50km 이하에서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뒷바퀴가 돌아가 회전 반경을 줄인다. 덕분에 거구인 Q7이 A4 세단보다도 회전반경이 작다. 충격적이다. 단순히 회전 반경만 줄이는 게 아니다. 내륜차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서 주차장에서 으레 뒷바퀴 주변을 긁고 마는 실수를 방지한다. 5m가 넘는 차체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아주 유용한 장비다. 오직 35 TDI 프리미엄 테크 트림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게 아쉽다.

Q7의 가격은 8580만원(35 TDI 컴포트)부터 1억1230만원(45 TDI 프리미엄)까지다. 트림은 모두 5개다. 에어 서스펜션이 없지만 4륜 조향과 교통 체증 지원 시스템, 4존 자동 에어컨이 들어간 35 TDI 프리미엄 테크가 중간 가격대에서 가치가 가장 높다.

Q7이 아우디 SUV의 플래그십 자존심을 지켜줄까? GLE가 최신 벤츠 얼굴로 상품성을 다듬었고, 최첨단 볼보 XC90이 독일 브랜드 저격에 나섰다.

어느 때보다 수입 E세그먼트 SUV 시장이 치열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