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스쿠프 시판 직후 현대 캘리포니아 디자인(HCD)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디자인 개발을 한다. 그 첫 번째 결과로 1990년, HCD-1을 발표한다. HCD-1의 볼륨 넘치는 유선형 디자인은 지금 현대차가 사용하는 디자인 언어,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원형으로 보기는 어렵다. 생물체로부터 영감을 얹었던 당시의 바이오닉 테크 디자인 경향을 따랐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현대차는 HCD-1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고무되어 HCD-2에 공을 들인다. HCD-2는 1993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되는데 2+2방식이 일반적이던 당시 쿠페 스타일을 탈피해 2+1형태로 디자인됐다.
HCD-2 공개 2년 후 현대차는 HCD-3 길라 콘셉트를 발표한다. HCD-1이 로드스터(Roadster), HCD-2가 쿠페로 정의됐다면 HCD-3은 크로스오버다. 특히 이 개념을 자동차 분야에 처음 도입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디자인 진보는 없어 폰티악 스팅거·살사 콘셉트와 닮았고 HCD-1에서 HCD-3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일부분으로 보였다.
HCD-2와 HCD-3은 티뷰론으로 양산되어 '성공적인 콘셉트 디자인은 양산으로 이어진다'라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2+1이 아닌 2+2로 출시된 것은 아쉽다.
HCD-4는 소형 SUV 세그먼트를 위해 개발되어 1999년에 데뷔했다. 콘셉트로 발표됐지만 시판 중인 싼타페 외형과 차이가 없고 이후 개발된 투싼·스포티지와의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없다.
HCD는 이후 HCD-5· HCD-6을 차례로 선보인다. 특히 HCD-6에 대한 관심이 커, 양산 요구가 많았지만 당시 현대차의 기술은 이에 못 미쳤다. 2002년 토론토 모터쇼에서 발표된 HCD-7은 대형 세단을 위한 콘셉트다. 이것은 2008년 출시된 에쿠스 2세대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
HCD-8은 2004년 1월 발표됐고 벨로스터·제네시스쿠페 디자인에 영향을 준다, HCD는 HCD-9(탈로스 : 2006년), HCD-10(헬리오 : 2006년), HCD-11(누비스 : 2009년), HCD-12(커브 : 2011년) 등을 꾸준히 발표한다.
HCD-14 DH 콘셉트는 2013년 발표된 후 제네시스 G330·G380 디자인의 모태가 된다. HCD-15 싼타크루즈는 2015년 데뷔한다. 픽업트럭의 인기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새로운 시도는 소비자와 여론의 환영을 받는다. HCD-16(비전)은 2015년 8월, LA 카운티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벤트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이후 현대차는 비전 GT·엔듀로·뉴욕콘셉트와 지난 2017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FE 수소콘셉트 등 새로운 디자인을 꾸준히 발표한다. 그러나 'HCD'라는 이니셜은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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