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출동]절반 전기차 프리우스 프라임 누가살까...얼리 어댑터?
[현장출동]절반 전기차 프리우스 프라임 누가살까...얼리 어댑터?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17.04.11 15:56
  • 조회수 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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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장치로 구분하는 자동차 가운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르(PHEV)’는 어처구니가 없는 차다. 물리학으로 보면 그렇다. ‘1(내연기관)+1(전기차)=2(PHEV)’라는 산술 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좋게 말하면 전기차의 강력한 토크 특성과 좋은 연비를 다 잡았다. 여기에 부족한 전기충전소 현실을 반영해 휘발유 엔진을 달아 주행거리를 일반 가솔린차 이상으로 대폭 늘렸다. 거꾸로 나쁘게 말하면 전기차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폭발적인 가속력을 내는 가솔린 스포츠카도 아니다.

PHEV의 가장 큰 단점은 물리학의 기본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100kg 넘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달고 여기에 1.6L 가솔린엔진에 무단변속기까지 얹는다. 당연히 동급 가솔린 차량 대비 배터리 무게만큼 100kg 이상 무겁다. 무거우면 연비가 나빠진다는 게 물리학의 기본 법칙이다. PHEV는 이런 물리학의 기본을 피하기 위해 교묘한(?) 산술식을 적용한다. 전기차와 가솔린차의 주행거리를 합쳐 연비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2017년 3월 세계 최고의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가 한국에 진출했다. 항속거리가 345km인 모델S를 앞세웠다. 현대기아가 아닌 외부 세력에 의해 제대로 된 ‘전기차 원년’을 맞이한 이 시점에 PHEV는 가장 현실적인 전기차일수도 있다. 적어도 충전소를 못 찾아 길거리에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전기차의 근심을 덜어주는 절반의 전기차인 셈이다.



도요타코리아가 오랜만에 ‘차다운 차’를 내놨다. 도요타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프리우스 프라임'을 11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도요타 커넥트투’에서 선보였다.

우선 이 차는 외관부터 미래지향적이다. 프리우스의 덜 떨어진 ‘모던’과는 거리가 멀다. 잘 빠진 미래차 디자인이다. 여기에 운전석 문을 열고 실내에 앉으면 미래 냄새가 확 풍기는 센터페시아와 계기반을 만날 수 있다.

2열 시트는 세계에서 실내 공간을 가장 잘 뽑아내는 금메달을 수도 없이 받은 도요타의 패키지 기술이 성큼 다가온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트렁크 아래에 넣어 적재 공간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2열 시트는 대형 세단의 2열만큼 편안하고 널직하게 뽑아냈다. 신장 180cm가 앉아도 2열 좌석이 비좁다는 느낌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모던한 외관, 인테리어와 2열 좌석은 만점을 주고 싶을 정도다.



기술력∙연비 프리우스 프라임 우위, 가격·배터리 보증 아이오닉 플러그인 우세

이 차의 핵심인 동력장치를 살펴보자

프리우스 프라임은 단순히 전기차에 가솔린 내연기관을 얹은 게 아니다. 도요타가 세계 모든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잘 하는 ‘하이브리드’ 기술력과 노하우를 접목했다. 도요타 최초로 적용된 '듀얼 모터 드라이브 시스템'이 그것이다. 보통 하이브리드 차에는 모터가 2개 들어간다. 하나는 가솔린 엔진에 힘을 보태는 동력 전달용, 또 하나는 발전기(제네레이터) 기능을 한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이런 2개의 모터를 모두 동력 전달용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인 속칭 ‘토크빨’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도요타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인 프리우스는 그 동안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연비는 우수하지만 토크가 부족해 ‘재미없는 차’”로 불리면서 스포츠 성능에서 왕따의 대상이었다. ‘연비만 신경 쓴 장난감(토이)’이라는 혹평도 나왔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이런 단점을 듀얼 모터 드라이브로 해결했다고 자신한다.

또 한가지는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점인 히팅 시스템의 개선이다. 통상 전기차는 영하 10도 정도의 추운 날씨에 히터를 가동하면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데 5분 이상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주행거리가 10-15%까지 줄어드는 게 단점이었다.

이 차는 세계 최초로 '가스 인젝션 히트펌프 오토 에어컨'을 적용했다. 추운 날씨에 전기차 모드에서 단숨에 뜨거운 바람을 송풍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전기차 항속 거리는 기대에 못 미친다. 무게 120kg인 '8.8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트렁크 밑에 달았다. EV 모드 최대 주행거리는 40km다. 지난해 일본에서 인증받은 EV모드 최대주행거리(60㎞)보다는 낮은 수치다. 참고로 우리나라 정부의 연비 인증은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수준이다.

올해 초 출시된 현대차의 PHEV인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1회 충전 전기 주행거리(46㎞)보다 낮은 수치다. 도심 근교에 거주하는 직장인이 전기 모드로만 출근이 가능할 정도다. 전기 모드로 퇴근을 하려면 회사에서 또 한번 충전을 해야 한다. 단적으로 도요타는 전기차 분야는 아직까지 미개척지다. 하이브리드에 치중하면서 전기차는 양산 판매를 하는 차량이 현재 한 모델도 없다. 2010년 전후로 미국에서 2인승 전기차 IQ를 잠시 시판했다가 단종했다.


현대 아이오닉


프리우스 프라임의 가장 큰 장점은 전기 충전을 하지 않고 가솔린만으로도 하이브리드 못지 않은 좋은 연비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완전 충전 및 만땅 주유시 항속 거리는 프리우스 프라임이 960km에 달한다. 통상 전기차를 탈 때 충전 표시가 30% 이하로 떨어져 ‘혹시 길가에서 멈추는 게 아닐까’하는 근심을 하지 않아도 된다. 플러그인은 900km다.

이 차의 연비는 국내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좋다.

복합 연비 기준(가솔린 주행시) 21.4km/L, 전기차 기준(EV 주행시) 6.4km/kWh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의 연비는 휘발유 기준 20.5㎞/ℓ, 전기 기준 5.5㎞/㎾h다. 대신 가격은 ‘메롱’이다. 무려 4830만원이다. 아이오닉 PHEV(3230만~3410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가격이 비싸다. “수소차도 아닌 4인승 소형차에 무슨 이런 황당한 가격?”이라고 의아해할 수 있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PHEV 정부 보조금(500만원)과 친환경 차량 세제 혜택(270만원)을 지원받으면 4000만원 초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이 배터리 평생 보증을 해준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하이브리드와 같은 배터리 10년 또는 20만㎞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체적으로 기술력과 주행성능(토크), 연비는 프리우스 프라임이 우세하다. 상대적으로 가격과 전기모드 주행거리, 배터리 보증 기간은 아이오닉 플러그인이 살짝 앞선다.



도요타는 프리우스 프라임을 연간 100대 정도 판매할 계획이다. 월 10대 정도로 사실상 ‘얼리 어댑터’ 용이다. 재미난 점은 가정집에서 별도의 충전기를 설치하지 않고 약 4시간30분 동안 가정용 또는 회사에 설치된 산업용 220V 일반 전원으로 충전하는 ‘데일리 전기차’로 마케팅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일 잠 자는 동안 충전해서 전기차로 충분히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별도의 시설과 수 백만원 비용이 들어가는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완충까지 2시간 정도 걸린다

도요타코리아 강대환 영업·마케팅 이사는 “완전 충전하고 만땅 주유시 항속거리는 960km에 달해 출퇴근과 여행 또는 영업용으로 손색이 없다”며 "완속 충전기는 딜러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요시다 아키히사 사장은 이날 "올해 도요타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1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 가운데 60%(6000대)가 하이브리드 모델(PHEV 포함)"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2016년 926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년 대비 18.4% 증가한 수치다. 2015년 32%에 불과했던 하이브리드(HEV) 판매 비중도 지난해 62%로 껑충 뛰었다. 올해 1분기에는 2561대를 판매했다.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해 판매는 호조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판매 수치에 도움을 주기 보다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뽐내는 얼리 어댑터용 차임에는 틀림없다. PS: 일반인이 연비에 혹해 이 차를 구입할까 고민한다면 이렇게 힌트를 줄 수 있다. 나중에 중고차 팔 때 개고생 할 수 있다!

김태진 에디터 tj.kim@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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