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포트 순위에서 모델 S는 87점에서 85점으로 2점 하락, 고급차 부문에서 렉서스 IS, BMW 7시리즈에 밀리며 3위로 떨어졌다. 모델 X는 58점에서 56점으로 역시 2점 떨어져 중형 SUV 부문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컨슈머 리포트는 이번 등급 조정의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생산한 테슬라 차량에 AEB가 없는 것을 들었다. AEB은 2022년부터 미국 내 생산 차량에 의무 장착하도록 돼 있지만 현재는 강제사항이 아니다. 그런데 테슬라가 이 안전장치를 슬쩍 뺀 것이다.
테슬라는 올 초 있었던 충돌 안전성 평가가 나빴다. 그럼에도 지난 3월 모건 스탠리는 분석 보고서에서 ‘테슬라 모델 3가 다른 차보다 10배나 안전할 것’이라는 분석해 구설수에 올랐다.
테슬라가 탑재하기로 한 AEB는 시속 28 마일(약 45km/h)에서 작동한다. 고속도로에서 앞차가 급정지할 경우 무용지물. 테슬라는 더 높은 속도에서 작동하도록 성능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2016년 9월 이전 생산된 차에 탑재한 90 마일(약 145km/h)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사 차량에서 AEB를 뺀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컨슈머 리포트는 새 비상제동장치가 대다수 테슬라 차량에 장착됐다고 판단되면 등급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치의 성능 향상에 따라 추가적인 순위 조정 가능성이 있음도 내비쳤다.
테슬라가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최소한의 대응만 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의 평가에 빠르게 대응했지만 내용을 보면 달라진 것이 없다. 테슬라 구매자와 구매 예정자의 브랜드 충성도는 테슬라에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JD 파워는 “브랜드 충성도에 취해 심각한 문제를 인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모델 S와 모델 X의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이상 문제로 차량 5만 3,000대를 리콜한 바 있다. 리콜 물량은 지난해 생산된 테슬라 차량의 63%에 해당하는 대규모였다. 또 그 전 날 오토파일럿 자율 주행 장치와 관련해 첫 소송을 당했다. 테슬라는 잇단 악재로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른 지 열흘 만에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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