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아스팔트는 정유 공정의 폐기물인 아스팔트 피치에 작은 돌, 모래 등을 섞어 도로 표면을 덮은 것이다. 탄력성이 있어 승차감이 좋고 차량의 수명 연장에도 유리하다. 문제는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
아스팔트 포장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 한때 콘크리트 포장을 했었다. 하지만 주행 중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차량의 내구성을 떨어뜨렸다. 게다가 겨울철이면 노면이 잘 얼어 사고 발생 시 피해가 컸다. 결국 퇴출되고 말았다. 대안이 없을까?
네덜란드 델프트대학 연구팀이 '스스로 복구하는 도로'를 연구 중이다. 이 연구팀의 에릭 슐란겐은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전도성 강철 섬유와 박테리아가 포함된 유기물질을 이용해 '자가 수리 아스팔트'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팔트 피치에 포함된 박테리아는 열을 가하면 증식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를 이용해 깨진 곳을 스스로 메우게 한다는 것이다. 도로 밑에 설치한 전도성 강철 섬유에 전기를 공급하면 도로 표면의 온도가 높아진다. 그 결과 아스팔트 피치에 유동성이 생기고 박테리아가 증식한다.
이 방법을 변용하면 전기자동차의 무선 충전도 가능해 진다. 도로 자가 수리를 위해 매설한 전기 공급 시설에 무선 충전설비를 추가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전기차가 신호대기 중에 충전을 할 수 있다.
‘스스로 복구하는 도로’ 연구는 갈 길이 멀다. 아스팔트를 녹일 만큼 충분한 열을 내는 전기 유도장치의 개발이 가장 어려운 과제다. 이 장치를 충전용으로도 쓰려면 전기차를 급속 충전할 만큼 전력 공급량이 커야 한다. 안전성도 보장돼야 한다.
연구팀은 이 방식에 드는 비용이 기존 도로포장보다 25% 정도 비쌀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도로에 설치하려면 도로 굴착 비용이 추가로 든다. 이런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유지 보수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환상적인 아이디어는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다. 2010년 네덜란드가 일찍이 ‘아스팔트 자가 수리’ 실험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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