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탑기어 진행자, 전기 슈퍼카 폭발 사고... 전기차 안전 '도마 위'
前탑기어 진행자, 전기 슈퍼카 폭발 사고... 전기차 안전 '도마 위'
  • 이재욱 에디터
  • 승인 2017.06.12 08:30
  • 조회수 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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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인기 자동차 TV쇼 '탑기어'의 진행자였던 리처드 해먼드(Richard Hammond)가 전기 슈퍼카를 시승하던 도중 폭발 사고를 겪었다. 그는 기적적으로 중상을 피했지만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폭발 안전성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사고는 지난 6월 10일(현지시각) 스위스에서 발생했다. 리처드 해먼드는 자동차 토크쇼 '그랜드 투어'를 촬영 중이었다. 3대의 슈퍼카를 번갈아 시승하며 성능과 퍼포먼스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촬영을 위해 해먼드는 스위스의 산길 와인딩 로드를 달렸다.



촬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먼드는 좁은 길에서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못해 길 밖 낭떠러지로 추락했고, 차량은 산비탈을 따라 여러 바퀴 굴러 떨어졌다. 이내 차량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출동했다.

리처드 해먼드는 불길에 휩싸이기 전 차에서 기어나와 구조됐고, 헬리콥터를 통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심한 부상이 우려됐지만 다행히 그는 무릎이 골절됐을 뿐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SNS를 통해 자신은 무사하고 가족과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사고 당시 해먼드가 타고 있던 차는 크로아티아의 전기차 제조사 리맥(Rimac) 사의 콘셉트 원(Concept One). 4개의 바퀴에 독립 모터를 탑재해 1224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0-100km/h 가속을 2.5초만에 마친다. 2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속도는 355km/h에 달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최고 350km다.



현지 경찰이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에 나섰지만 전기차인 만큼 폭발과 화재는 배터리에서 일어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콘셉트 원에는 90kWh의 고용량 산화코발트 리튬망간니켈 배터리 팩이 탑재된다. 산화코발트계 배터리는 충격이 가해졌을 때 폭발 위험이 있어 고강성 구조물로 보호되며 사고 시에는 전력 전달을 차단하는 장치도 달려 있다. 그럼에도 대용량 배터리가 충돌사고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그와 관련된 새로운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고성능 전기차들이 사고에 어떻게 대응할 지가 문제다. 또 배터리에서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도 물 대신 이산화탄소 소화약제를 사용해야 하는 등 사고 수습에도 새로운 방식이 요구된다.



리맥 측은 이 사고에 대해 "리처드 해먼드가 쾌유하길 바란다"는 간단한 공식 입장을 밝혔을 뿐, 사고 원인이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25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슈퍼카가 치명적인 폭발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전기 스포츠카의 미래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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