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기아 딱지 뗀 패스트백 스팅어,수입차 저격수로 대박
[시승기]기아 딱지 뗀 패스트백 스팅어,수입차 저격수로 대박
  • 정재헌 인턴
  • 승인 2017.06.19 13:59
  • 조회수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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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0만원대, 스팅어 2.0터보  최고급 옵션 시승기

정재헌 에디터

국산 정통 후륜 스포츠 세단으로 자동차 마니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던 기아자동차 스팅어가 6월 중순 데뷔했다. 스팅어는 기아에서 출시한 최초의 퍼포먼스 세단이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자극한다. 타깃은 동급 국산차가 아닌  4000만원대 수입차다.

한 때 기아차가  쏘울을 발표하면서 미니(MINI)를 타깃으로 한다고 공표했다가 망신만 당한 전철이 있지만 스팅어는 실패의 전철을 밟을 것 같지않다. 우선 스티어 기본기가 만만치 않다. 엠블럼이 뭔가 다르다. 미국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좋은 차의 대명사인 기아(KIA) 엠블럼을 찾아 볼 수 없다. 뒷 모습만 보면 정말 수입차 같은 느낌이 넘쳐 난다.  기아차 판매점 관계자들은 "젊은 층에서 기아 엠블럼이 빠진 것을 상당히 좋아 한다"며 "디자인이 수입차 이상 좋아도 기아 엠블럼이 찍혀 나오면 흔한 국산차로 여기는 현상을 뒤집은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스팅어는 초기 출발이 핵폭탄급이다.  월 1000대의 목표 판매량을 훌쩍 넘긴 2700대를 영업시작 19일만에 돌파했다. 카가이는 스팅어의 매력이 무엇인지 시승을 통해 알아보았다.



우선 디자인이 가장 눈길을 끈다. 르노삼성 SM6가 동급 경쟁 모델보다 성능이나 옵션에서 나을 것이 없는 데도 대박을 친 것은 바로 기존 국산차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수입차 같은 디자인'이 제몫을 톡톡히 했다.  스팅어 역시 외관부터 기존 국산차에서 찾아 볼 수 없던 패스트백 스타일이다.

패스트백이란 자동차 뒷쪽의 지붕에서 끝까지 경사가 완만하게 되어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최근 포르쉐 파나메라, 아우디 A7 등 각 회사의 스포츠 세단이 주로 패스트백 디자인을 채택한다. 이러한 디자인과 기아 엠블럼이 아닌 스팅어 만의 엠블럼을 채택해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팅어를 기아가 아닌 수입차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기자의 직관일지 모르지만 스팅어는 멋진 외관을 가지고 있다. 기아자동차 특유의 호랑이 코 그릴을 포함하면서 균형 있는 모양새이다. 좌우에 큰 공기 흡입구가 인상적이다.  스포츠카들이 브레이크 냉각을 위해서 많이 선택하는 디자인을 제대로 녹여냈다. 헤드램프에 들어 있는 데이타임러닝램프(DRL)의 디자인 또한 매우 세련됐다. 어디서 본듯 하지만 스팅어만의 독창성이 묻어 난다. 전체적으로 당당한 프론트 디자인이다.

후방 디자인은 스팅어의 가장 큰 특징이다. 루프에서 트렁크까지 내려오는 라인이 인상적이다.  후방램프가 사이드 라인까지 뻗어 나간 것도 스팅어만의 매력이다. 후방에는 트렁크 라인에 조그만 스포일러가 내장 돼 있다. 기아차 측에서는 이것이 와류를 일으켜 차량의 다운포스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스포일러가 너무 작아 실효성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차라리 가변식 스포일러를 만들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변식 스포일러는 원가가 더 들어간다. 기아라는 대중차 브랜드를 감안하면 가변식은 무리일 수도 있겠다.  해외 시장에서 가성비 이외에는 현재 내세울게 없지 않은가.



스팅어는 스포티 프리미엄 인테리어를 표방한다. 최근 국내 출시 신차의 인테리어가 워낙 뛰어나 소비자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 다. 이런 상태에서 스팅어가 프리미엄을 내세우기에는 약간 부족해 보인다. 우선 시승차는 2.0 터보의 플래티넘 모델이다. 익스트림 팩이 더해져 가격은 무려 4600만원 정도다. 인테리어 부분에서는 2.0 터보 최고급 사양이다.



'싼티' 핸들 중앙부분 인테리어 아쉬움

가장 먼저 칭찬해 줄 요소는 나파가죽의 감촉이다. 시트에 앉았을 때 부드러운 가죽과 탄탄한 사이드볼스터는 스포티 프리미엄에 만족할 만하다. 천정의 스웨이드와 버튼의 질감 또한 K5와는 다른 점이 느껴진다. 네티즌 사이에서 벤츠를 벤치마킹(?)했다는 비판을 듣는 송풍구는 실제 움직임이 굉장히 부드럽다.  이렇게 경쟁 차(?)의 장점을 제대로 따라하는 것이라면 만족스럽다. 하지만 4600만원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저렴한 질감의 핸들 중앙 부분은 차량의 격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좋은 질감의 다른 재질에 비해 유독 거친 느낌이다. 또 전에 시승했던 현대차 쏘나타 뉴라이즈 하이브리드 최고급형 인테리어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싼 데도 실제 느낌은 그보다 차이가 적게 느껴진다. 윗 형님 급인 G80의 화려한 인테리어를 생각해보면 스팅어의 인테리어는 조금 더 발전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멋진 외관의 스팅어. 또다른 핵심은 퍼포먼스다. 2.0터보 엔진은 255마력 36.0kg∙m 토크를 낸다. 3.3 트윈터보 엔진이 플레그십 엔진이지만 2.0터보도 강력하다. 유지비와 가격대를 감안하면 스팅어 고객 대부분은 2.0터보를 선택할 것이다.  2.0 터보의 가속력은 스포츠 성을 지향하는 세단임을 고려하면 약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스팅어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기에 실망하는 것일 수도 있다.실제 RPM올라가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초기 가속에서 약간의 딜레이가 있지만 이후에는 국내 도로에서 충분히 시원한 가속력을 즐길 수 있다.

런치 컨트롤 잘못 화재가 나기도 

국산차 최초로 런치 컨트롤이 장착되 초보자도 레이싱카와 같은 빠른 초기 가속이 가능하다. 런치 컨트롤이란 RPM을 강제로 2000RPM으로 유지 한 뒤 스타트를 하는 것이다.  출발하자 마자 큰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엔진에 무리를 주는 장치이니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아차 메뉴얼에도 있지만 런치 컨트롤을 1회 사용 이후에는 충분한 냉각이 필요하다고 적어 놓았다. 이를 숙지 하지 못해 최근 엔진이 과열되 소방차가 출동한 스팅어가 SNS 상에서 화제가 됐다.




스포츠카 다운 낮은 시트 포지션 매력

엔진의 아쉬움은 탄탄한 주행성능으로 만회가 가능하다. 최근 시승해 본 국산차 중 시트 포지션이 가장 낮다. 스포츠 주행에 알맞은 간지가 나온다. 고속 영역에서의 안정성은 일품이다.  기존 국산차 개념을 뒤엎는다. 시승차에 장착된 일반 서스펜션도 반응력이 탁월하다. 퍼포먼스 패키지를 선택하면 전자제어서스펜션과 브렘보 브레이크가 장착된다. 더 재미있는 주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서킷 주행도 해 볼 만하다. 후륜구동의 특성상 오버스티어가 일어나지만 그 시점이 매우 늦다. 즉 최대한 끝까지 자세를 유지하려는 능력이 좋다. 고장력 장판과 스트럿바를 이용한 셰시, 세련된 서스펜션 세팅, 강력한 엔진까지 스포츠 세단으로의 경쟁 가능성이 충분해보였다.

2.0 터보의 출력이라면 이정도 스펙으로 컨트롤 가능하다. 3.3 터보라면 퍼포먼스 패키지를 추천한다. 서스펜션, 브레이크 뿐만 아니라 미쉐린 퍼포먼스 타이어(썸머타이어)가 장착되기 때문에 더욱 강한 스포츠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다.

연비는 기대 안하시는 게 좋겠다.   2.0 리터의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시내주행 시 5km/l , 자유로 같은 고속도로 주행시 9km/l가 겨우 나온다. 물론 스포츠 세단이라 급가속을 자주 했지만 정속주행을 해도  10km/l가 넘는 두자릿수를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3.3 터보 역시 연비는 매우 안 좋다고 한다. 스팅어 구매자는 연비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스팅어가 과연 수입차 시장을 뺏어 올 수 있을까?

기아차 입장에서는 스팅어가 수입차가 아닌 비슷한 가격대의 제네시스 G80이나 그랜저, 기아 K7을 잠식하면 사단이 난다. 카니발라이제에션이 현대기아 모델에서 일어나면 마케팅 뿐 아니라 상품 기획 담당자들의 안위가 보장될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K7과는 확연한 차이가 두드러진다. 적어도 고객대가 겹치지 않는다. K7은 40,50대 이상이 주고객이다.

스팅어 최고급 모델 3.3터보 GT 모델은  가격이  5000만원대다.  상시 10% 할인이 가능한 수입차의 특성상 독일 3사의 엔트리 급 모델 뿐만 아니라 일본 브랜드의 고성능 세단을 구입 할 수 있는 범위안에 위치한다. 스팅어는 이들을 원하는 소비층을 뺏어와야 한다. 스팅어가 가장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가성비이다. 국산차로는 비싼 가격이지만  경쟁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성능이 더 우수했고 당당함도 뒤쳐지지 않았다. 또한 고속도로 주행보조, 후방 교차 충돌 경고 등 각종 첨단 편의장비가 포함돼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국산차 첫 시도라는  스포츠 세단 판매와 스팅어 고유의 엠블럼 등장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20,30대를 중심으로  수입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이 시점에서 스팅어가 20,30대 소비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지는 지켜 볼 필요가 있다.승부의 결과는 7,8,9월 3개월간 수입차 판매 실적을 분석해 보면 된다.

<스팅어 제원표>



2.0 가솔린 2.2 디젤 3.3 가솔린
배기량 1,998cc 2,199cc 3,342cc
연료 가솔린 디젤 가솔린
구동방식 풀타임 4륜 (AWD), 후륜 (FR)
변속기 자동 8단
최대토크 35.9kg·m 45.0kg·m 52.0kg·m
최대출력 255hp 202hp 365hp
연비 9.6km/l 13.0km/l 8.4km/l
전장 4,831mm
전폭 1,870mm
전고 1,400mm
축거 2,906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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