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우드 6신] F1의 전설이 된 남자, 버니 에클레스톤
[굿우드 6신] F1의 전설이 된 남자, 버니 에클레스톤
  • 이재욱 에디터
  • 승인 2017.07.07 16:05
  • 조회수 2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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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우드 페스티벌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일요일, 왜소한 체구의 백발 노인이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를 주최하는 마치 백작의 차를 타고 굿우드 하우스로 들어온다. 연신 셔터 소리가 들리고 굿우드 하우스 주변에 몰려든 관객들은 그의 이름을 외치며 샴페인 잔을 들어올린다. 바로 올해 굿우드 페스티벌의 주인공인 버니 에클레스톤이다.

매년 많은 유명인들과 레이서들이 굿우드를 찾지만 버니 에클레스톤이 굿우드 현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로 그 자신이 이번 굿우드 페스티벌의 메인 테마이자 호스트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매년 굿우드 페스티벌은 그 해의 테마를 선정하고 그와 관련된 조형물을 설치하는데, 지금까지는 자동차 제조사가 매년 호스트 역할을 맡았다. 인물이 굿우드의 메인 테마가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버니 에클레스톤은 포뮬러원(F1) 레이스를 운영하는 포뮬러원 매니지먼트(FOM)의 회장이었다. 무려 31억 달러(한화 약 3조5600억원)의 재산을 가진 대부호기도 하다. 일견 돈 많은 전직 사업가처럼 보이는 그가 모터스포츠 최고의 권위를 지닌 굿우드 페스티벌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버니 에클레스톤은 1930년 영국 서포크에서 태어났다. 어부의 아들이었던 그는 그리니치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하면서 모터사이클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내 모터스포츠에 입문한다. 500cc 포뮬러 3에 출전해 선수로 활동했지만, 이내 운전보다는 본인의 사업 수완에 집중하기로 한다.

1957년부터는 F1 레이서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모터스포츠 시장을 가까이서 지켜본다. 1970년 F2 드라이버 요헨 린트의 매니저로 활동하면서 그를 월드 챔피언으로 키워냈고, 본격적인 모터스포츠 비즈니스를 위해 1972년에는 브라밤 F1팀을 사들여 팀 오너가 된다. 에클레스톤은 뛰어난 디자이너 고든 머레이와 우수한 드라이버를 잇달아 영입해 브라밤 팀을 F1 명문으로 키워낸다.



그러면서 동시에 F1 컨스트럭터 팀들의 협회인 FOCA를 설립한다. FOCA를 통해 레이싱 팀들에게 TV 중계권과 방송수익을 배분하고, 또 F1 사업을 위한 프로모터 FOPA를 설립해 중계권을 따내는 한편 F1 상금을 크게 끌어올려 경쟁을 치열하게 만든다. F1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FOPA는 이후 F1 그랑프리를 운영하는 FOM이 되어 7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F1 대회를 크게 발전시켜 왔다. 특히 TV 중계 흥행을 통해 F1을 고부가가치 스포츠 이벤트로 키워내는 한편, 한 때는 위험하기 짝이 없었던 F1의 안전규정을 혁신적으로 강화한 것도 에클레스톤의 공이 컸다.

그는 86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올해 초 F1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은퇴했지만, 드라이버에서 매니저, 팀 오너, 그리고 세계 최고의 스포츠 프로모터를 거치며 F1을 이끌어 온 에클레스톤은 말 그대로 전설이 됐다. 그를 빼 놓고는 F1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할 정도다.



굿우드 하우스 앞에는 버니 에클레스톤의 이런 업적을 기리는 조형물이 설치됐다. 다섯 대의 차는 각각 버니 에클레스톤의 다섯 시대를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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