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장 점퍼 어색했던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사임 속내는
[단독] 공장 점퍼 어색했던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사임 속내는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7.04 10:27
  • 조회수 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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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돌연 사임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의 속내는 무엇일까. 눈여겨 볼 부분은 현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의 회장과 CEO직은 유지한다는 점이다.

강성 노조로 유명한 한국GM에서 더 이상 상처를 입기 보다는 정치적(?) 훗날을 도모하는 게 더 실속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임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문재인 대통령 미국 방문과 맞물려 있다. 그는 경제사절단으로 문 대통령 미국 방문에도 동행해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했다. 그는 이번 방문 길에 암참 회장으로 한미 경제 가교에 큰 그림을 그릴 묘수를 봤다는 것이다. 재미 한국계로 미국인인 그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어눌하더라도 한국어를 구사한다. 2013년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암참 회장에 선임됐다. 한국GM CEO와 암참 회장을 겸직해 온 제임스 김 대표는 최근 암참의 CEO를 맡았다.

이번 퇴임에는 김 사장의 의지가 강했다는 전언이다. 미국 GM 본사에서 퇴임 압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봉 10억원이 넘는 한국GM CEO 자리지만 앞으로 노조 협상이 그에게 상처 뿐인 영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GM에서 공식적인 그의 임기는 8월말까지다. 그 시간 동안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인수인계 등 마무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 중대 협상을 해야 하는 의무와 권한이 있는 한국GM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지 불과 1년 8개월 만에 중도 하차한 셈이다. 한국GM의 경영 자문은 형식적인 예우일 뿐 사실상 GM 업무와는 결별한 것으로 보인다.

어색한 공장 점퍼...화이트컬러 맞아

일단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이번 사직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GM의 강성 노조를 상대하고 공장에서 폼 안 나는(?) 점퍼를 입고 일한 게 처음 그에게 신선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에서 만족이나 보람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는 한 지인에게 “처음 점퍼를 입는 게 어색했다. 공장 경험도 처음 신선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는 노조를 지속적으로 상대하는 게 보람보다는 불편하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제임스 김 사장은 귀빈과 공장 시찰 중에도 자동차 업체의 관행인 점퍼 대신 양복을 입었다.


그는 경력의 대부분은 화이트 컬러의 전형인 IT업종이다. 2000년 이후 경영진에 오르면서 그가 수행한 굵직한 업무는 ‘구조조정’이다. IT업종은 노조가 없거나 있어도 형식적일 뿐이다. 블루컬러가 아니라 속칭 화이트컬러다. 적당한 명퇴금만 챙겨주면 자잘한 잡음 속에 구조조정이 마무리된다. 한국GM은 과거 민주노총에서도 강성 노조로 이름을 날린 곳이다.

제임스 김 사장은 한국GM 합류 이전 IT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법인을 운영해왔다. 오버추어(Overture) 아시아지역 총괄 사장을 비롯해 야후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사장,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등을 지냈다. 이어 2015년 8월 한국GM의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사장으로 합류한 뒤 작년 1월부터 대표를 맡아왔다.

김태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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