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무너지는 디젤차..우직한 일본 브랜드의 통찰력 빛보나?
점유율 무너지는 디젤차..우직한 일본 브랜드의 통찰력 빛보나?
  • 이병주 에디터
  • 승인 2017.07.07 14:53
  • 조회수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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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연비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수입 디젤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차’ 등록 대수는 1만 966대로 수입차 전체 중 46.2%를 기록했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더 멀리 갈 수 있다. 두 유종의 가격 차이는 서울기준 약 230원 가량 휘발유가 비싸다. 연비는 평균 4~5리터 정도 차이 난다. 가장 인기있는 수입차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가솔린 모델 E300의 복합연비는 10.8km/L다. 디젤 모델 E220d는 15.1km/L로 4.3km를 더 주행할 수 있다. E클래스의 라이벌 BMW 5시리즈의 경우 520d가 530i보다 약 3~4km 더 주행 가능하다.

수입차 시장은 월간 약 2만대, 연간 약 20만대 정도 규모다.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46.2%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도로 위 수입차 두대 중 한대는 경유를 사용하고 있는 셈. 반면, 지난 2015년 68.8%로 최고기록을 달성 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58.7%로 60% 점유율이 깨진데 이어 지난 4월 55.5%, 5월 51.4% 그리고 지난달 46.2%로 50% 벽마저 무너졌다.

디젤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승용차가 국내서 인기를 끈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혼다 어코드, BMW 528i 등이 각축을 벌였다. 당시 디젤차 대부분은 버스와 승합차 등으로 매연과 소음·진동이 심하다는 선입견이 많았다.

그랬던 것이 독일산 디젤차를 필두로 인식이 전환됐다. 값싼 경유를 사용하는데 연비가 더 뛰어났다. 가솔린 모델만큼 정숙해 졌을 뿐만 아니라 특유의 높은 토크로 시원한 가속력까지 선사한다. 인기있는 독일차 브랜드가 가격을 1900만원 대폭 인하하며 진입 장벽 또한 낮아졌다. 2010년 10월 BMW 520d가 수입차 1위를 달성한데 이어 아우디 A6, 폴크스바겐 골프 등이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전성기를 누리던 디젤차는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와 미세먼지 해결방안 대책으로 디젤차 퇴출 목소리가 커지며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17대 대선을 기점으로 LPG차 구입 범위를 일반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다시금 도마위에 올랐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단계적으로 경유 값을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젤차 점유율이 낮아지며 가솔린은 물론 친환경차까지 판매가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높은 판매를 기록한 디젤차와 달리 하이브리드는 3000대가 안되는 4.2%로 저조한 판매를 기록했다. 전환점은 디젤게이트가 발발한 2015년 9월 이후다. 2016년 6414대가 팔리며 8.6% 달성했고, 지난달 10.1%까지 점유율이 올랐다. 다른 친환경차 PHEV와 EV는 아직이다. 판매가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

수입차 하이브리드 시장 대부분은 도요타·렉서스가 장악하고 있다. 도요타 프리우스, 캠리 하이브리드, 라브4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CT200h, ES300h, GS450h, LS600hL, NX300h, RX350h 등 가장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사하고 있다. 이 외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인피니티 Q50S까지 HEV 시장 확대에 일조 중이다.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모델은 ES300h다. 국내 누적판매량 2만대를 돌파한 ES300h는 지난해 9월 1030대로 3위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지난 5월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를 누르고 1위까지 차지했다. 렉서스 관계자에 따르면 “디젤게이트 이후 하이브리드 차량 문의가 3배 가까이 증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규제와 소비자 인식 전환으로 디젤차 점유율은 앞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찰력으로 우직하게 친환경차를 고집해온 일본 브랜드가 비상을 앞두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시장 판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과거 디젤차가 그랬듯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친환경차도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정도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연료별 점유율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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