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심술? 스팅어 출고 지연에 속끓는 기아차
현대차의 심술? 스팅어 출고 지연에 속끓는 기아차
  • 이재욱 에디터
  • 승인 2017.07.10 14:59
  • 조회수 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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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상반기 전략 모델 스팅어의 출고 지연에 속앓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 이상의 호응과 파업 우려 등이 원인이라는 설명이지만, 일선에서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70을 위해 의도적으로 스팅어 출고를 늦추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아 스팅어는 현재까지 누적 4000대 이상 계약됐다. 사실상 판매 첫 달인 6월 1322대 팔려 초반 신차효과 살리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기아차는 5월 스팅어를 출시하면서 올해 8000대를 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의 분위기대로면 연말까지 9000대 이상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당초 예상과 달리 최상위모델인 3.3 터보의 비중이 반을 넘어 수익성 또한 기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K9의 실패 등 그간 프리미엄 시장에서 부진했던 기아차가 스팅어를 통해 고수익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첫 발을 디뎠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공급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팅어의 출고 대기 기간은 평균 2개월가량이다. 특히 2.0 터보와 2.2 디젤은 공급이 수월하지만 절반가량인 3.3 터보는 공급 지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대기 기간이 3개월에 달해 지금 계약하면 10월에나 차를 받아볼 수 있다.

스팅어 3.3 터보의 공급 지체는 예상보다 높은 인기가 주된 원인이다. 당초 기아차는 스팅어 전체 판매 중 3.3 터보의 비중이 30% 안팎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로는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급격한 수요 증가로 3.3 터보 엔진의 생산이 밀렸다는 설명이다.

또 임단협이 난항을 겪으면서 기아차는 물론 엔진을 공급하는 현대차가 파업을 앞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기아차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3개월보다 더 늦춰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영업일선에서는 이런 이유보다 현대차가 의도적으로 스팅어를 견제하는 탓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을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70이 스팅어에 가려 빛이 바래지 않도록 일부러 스팅어의 출고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불만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 격차가 좁혀졌을 때도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 차종의 엔진 공급을 줄여 판매량을 조절하고, K9 출시 초기에도 8기통 엔진 탑재를 막아 K9이 에쿠스급 럭셔리 세단으로 포지셔닝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엔진을 쥔 현대차가 기아차의 판매량을 사실 상 통제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기아차 영업 관계자는 "같은 람다엔진을 쓰는 그랜저는 매달 1만 대 넘게 차질 없이 생산되는데 아무리 고성능 터보 엔진이라지만 납기가 3개월이나 밀리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스팅어가 기대 이상으로 인기를 끌자 서자(庶子)인 기아차가 제네시스 G70을 추월할 수 없도록 엔진 공급으로 판매량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업계 전문가는 "엔진 공급 지체로 간만에 '대박'을 친 스팅어의 신차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며 "가을 출시를 앞둔 G70이 원만히 신차효과를 누리도록 스팅어의 판매량을 통제한다는 이야기가 루머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제네시스 G7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컴팩트 세단으로, 올 가을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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