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VROLET CAPTIVA, 불사조의 귀환
CHEVROLET CAPTIVA, 불사조의 귀환
  • 임 유신
  • 승인 2016.04.26 10:49
  • 조회수 18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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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티바가 유로6 엔진을 얹고 되돌아 왔다. 2016년형이란 타이틀을 달았지만 페이스리프트급 변화다. 치열한 중형 SUV 시장에서 완숙미와 기본기로 승부를 건다.





쉐보레 캡티바가 변했다. 국산 중형 SUV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을지, 새로운 SUV를 원하는 쉐보레 마니아들의 열망을 만족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국산차 시장은 차종이 많아 보여도 의외로 허점이 많다. 차종이 다양하지 못한 세그먼트도 눈에 띄고, 차종은 많아도 마땅히 살만한 차가 없는 분야도 있다. 국산 중형 SUV 시장은 현대자동차 싼타페, 기아자동차 쏘렌토, 쉐보레 캡티바, 쌍용자동차 렉스턴이 경쟁을 펼친다. 비교적 신모델인 싼타페와 쏘렌토가 앞서 나가고 캡티바와 렉스턴이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4사가 골고루 차를 내놓지만 의외로 선택의 폭이 좁다. 싼타페나 쏘렌토는 너무 흔하고 캡티바나 렉스턴은 나온지 오래됐다. 이런 상황에서 캡티바가 변했다는 사실은 중형 SUV에 관심을 둔 이들에게 귀가 번쩍 뜨이는 소식이다.
캡티바 스토리는 2006년 나온 윈스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 회사명과 브랜드가 바뀌면서 쉐보레 캡티바로 다시 태어났다. 2016년형은 연식변경으로 구분하기에는 변한 부분이 많다. 페이스리프트라고 해도 될 정도다. 새로 나온 캡티바의 정식 명칭은 ‘2016 캡티바’다. 평범하게도 단순히 2016이란 숫자만 붙였다. 연식변경이나 페이스리프트에도 ‘뉴(new)’나 ‘올 뉴(all new)’를 남발해 완전변경 모델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요즘 홍보 추세에 비하면 매우 겸손한 표현이다. 캡티바는 완전변경 모델이 나와야 할 시기다. 이 정도 변화로만 넘어가는데 굳이 과도하게 띄어봤자 이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날렵해진 앞모습과 간결해진 실내
스타일은 차체 형태는 그대로이고 앞모습이 달라졌다. 그릴에 크롬을 두르고 헤드램프와 안개등에 변화를 줬다. 헤드램프 안에는 LED 주간주행등을 집어넣었다. 이전 모델은 앞을 싹둑 자른 듯 뭉툭한 모양이었다. 신모델은 뾰족한 느낌이 더해져서 날렵한 분위기를 풍기고 입체감이 살아난다. 뒷모습은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제는 더 이상 변화를 주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실내는 제법 변화가 크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바뀌었다. 세로로 길게 연결된 구성을 위로 몰아버리고 아래쪽에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이전에는 대시보드 조작부가 아래쪽에 몰려 있어서 쓰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구성을 바꿨다. 대시보드 상단 사물함도 없앴다. 이전보다간결하고 단정해졌다. 스티어링휠 디자인도 3스포크 타입으로 바뀌었다. 스티어링휠에 달린 스위치류도 작아지고 쓰기 편한 위치로 옮겼다. 시동키는 스마트키인데 시동은 버튼이 아니라 돌리는 방식이다. 키를 꽂지는 않지만 버튼보다는 불편하다. 계기판은 그대로다. 도트가 두드러지게 보이는 구식 정보창 때문에 더 오래돼 보인다. 계기판까지 변화를 줬다면 새 차 분위기가 한층 더 났을텐데 거기까지 손대기는 힘들었나 보다.





대시보드에 달린 모니터에서 구현되는 기능도 바뀌었다. 쉐보레 마이링크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애플 카플레이도집어넣었다. 내비게이션은 브링고를 사용한다. 휴대폰에 앱을 깔고 마이링크에 연결해서 화면에 띄우는 방식이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케이블만 연결하면 편리하게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





중형급답게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뒷좌석도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여유롭다. 등받이 각도도 조절되기 때문에 편안하게 자세를 잡을 수 있다. 캡티바는 5인승과 7인승으로 나뉜다. 시승차는 7인승인데 3열은 바닥에 접혀 있고 필요할 때 꺼내면 된다. 3열은 어린이와 체구가 작은 성인이 앉을 정도의 공간이다. 2열에 슬라이딩 기능이 없기 때문에 3열 공간을 넓히기 힘들다. 2열 등받이를 조절해 3열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크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 비상시에 단거리 주행용으로 활용하는 게 정답이다. 3열에 타고 내리기는 편하다. 2열에 달린 레버를 살짝 잡아당기면 앞구르기 하듯 알아서 접히고 세워진다. 3열을 접었을 때 트렁크 공간도 넓다. 2열까지 접으면 광활한 짐공간이 펼쳐진다. 시승차는 상위트림 모델인데 동승석 시트 조절이 수동식이다. 가격대비 가치 면에서 감점 포인트다.





유로6 만족하는 2.0L 디젤과 아이신 변속기
2016 캡티바의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엔진은 유로6를 만족하는 2.0L 디젤로 바뀌었다.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다. 이전 엔진과 비교해서 출력은 7마력 높아졌고 토크는 그대로다. 2.2L 엔진은 사라졌다. 굴림방식도 앞바퀴굴림만 남았다. 변속기는 아이신제 6단 자동변속기로 바뀌었다.
시동을 걸면 디젤 특유의 음색이 울려퍼진다. 이전보다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고 하는데 딱히 거슬리지 않는 디젤 SUV 평균 수준이다. 나가는 느낌은 묵직하다. 무게는 1945kg으로 동급 차중에 무게가 좀 나가는 편이다. 무게감이 느껴지지만 무난하게 속도를 올린다. 페달을 밟으면 토크가 살아나며 힘차게 나아간다. 급한 가속 때에는 숨을 고르다 치고 나간다. 날쌘 반응보다는 묵직하고 꾸준한 가속 특성을 보인다. 센터페시아에 달린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변속을 억제해 힘을 키운다. 엑셀 페달 반응도 빨라져서 가뿐하게 치고 나간다. 일반 모드에서 묵직한 주행감이 갑갑하다면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된다. 대신 떨어지는 연비는 감수해야 한다. 변속기는 아이신 6단이다. 빠른 변속보다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한다.





승차감은 부드러움을 추구하지만 SUV치고는 단단한 편이다. 서스펜션의 위아래 움직임 폭은 크지만 회복이 빠르다. 도로에 달라붙는듯한 안정감이 우수하다. 키가 커서 급격한 움직임에는 롤이 발생하지만 그 정도는 크지 않다. 쉐보레 특유의 탄탄한 하체 감각을 이 차에서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복합연비는 1L에 10.8km에서 11.4km로 0.6km 늘었다. 고속도로와 도심 연비는 각각 1L에 13.1과 10.3km다. 실제 연비와 공인연비 차이는 크지 않다. 고속도로 위주로 달렸을 때 연비는 1L에 12km대를 유지한다. 시내 구간을 달릴 때에는 10km대를 기록했다.
가격은 2809만~3294만원까지다. 가격은 비싸다는 평가다. 완전변경 신차가 아니기 때문에 경쟁차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가격이 돼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SUV 시장은 날로 커진다. 중형급은 SUV 시장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여기에 투입되는 모델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모델이어야 한다. 쉐보레가 제대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신차를 내놓아야 하다. 당장 그럴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캡티바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일단 페이스리프트급 변화를 통해 생명연장의 기초는 다졌다. 노장이 마지막 투혼을 불살라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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