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볼보 XC90 엑셀런스, 엑셀런트 쇼퍼 드리븐!
[시승기]볼보 XC90 엑셀런스, 엑셀런트 쇼퍼 드리븐!
  • 이병주 에디터
  • 승인 2017.07.18 11:42
  • 조회수 4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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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가장 높은 실적을 거둔 수입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1월부터 6월까지 3만 7723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라이벌 BMW는 2만 8998대를 기록했다. 벤츠가 9000여대 앞선다. 판매의 중심에는 베스트 셀러 E-클래스가 있다. 매달 3000대 씩 팔린다. 지난 2월엔 차종별 국내 판매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도 이변없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관심이 독일의 엘리트들에게 쏠려 있는 사이 조용히, 그리고 착실히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안전의 대명사’ 볼보다. 최근 볼보의 기세는 매섭다. 지난해부터 거의 분기마다 신차를 내놓고 있다. 세단·SUV·왜건 플래그십 모델이 모두 세대 교체 됐을 뿐만 아니라 고성능 라인업까지 선보였다. 인해전술처럼 머릿수로 승부하는 전략은 아니다. 메뉴 하나하나 모두 맛이 일품이다. 반 년 만에 지난해 판매량의 70%를 넘어섰다.



가파른 성장의 주역은 플래그십 SUV XC90이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뒤 처음 선보인 풀체인지 모델이다. 110억 달러를 들여 만든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플랫폼이 처음 도입됐다. 네이밍 체계도 바뀌어 왜건(V70)과 크로스오버(XC70), 세단(S80)을 모두 90 클러스터로 통합한 것도 큰 변화다.



2세대 XC90은 지난 2015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등장했다. 국내에는 지난해 6월부터 출고가 이뤄졌다. 유럽과 북미에서의 뜨거운 인기 덕에 스웨덴 공장 가동율이 높아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 만큼 국내에서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당했다. 비싼 가격에도 당시 볼보 모델 중 가장 인기있는 S60 D3보다 XC90 D5가 더 많이 팔리며 판매량을 견인했다.



가솔린 T6, 디젤 D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등 3종 라인업, 7개 트림으로 세분화된다. 그 중 최상위 모델이자 최고가 모델인 ‘XC90 엑셀런스(Excellence)’를 시승했다. 본디 7인승인 차를 4인승으로 바꿨다. 단순히 좌석 수만 줄인 것이 아니라 2열 공간을 넓히고 편의장비를 대폭 강화해 쇼퍼 드리븐으로 꾸몄다.



XC90 엑셀런스는 일반 XC90과 같이 2015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국내도 지난 3월 XC90 출시와 함께 런칭했다. 역시나 가장 큰 특징은 PHEV 파워트레인과 뒷좌석이다. 포르쉐 카이엔 S-E 하이브리드가 판매 중단됐기 때문에 현재 국내서 팔리는 수입 SUV 중 유일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XC90 엑셀런스는 T8 한 종류 라인업만 선택할 수 있다. 터보차저와 슈퍼차저 두 개의 과급기가 더해지는 2.0L 직렬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탑재된다.



2.3톤에 달하는 거구를 이끌기에 조금 작아 보이는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최고출력 87마력, 최대토크 24.5kg.m의 전기모터가 힘을 돕는다. 엔진은 2.0L로 작지만 두 에너지원이 만나 합산출력 400마력, 합산토크 65.3kg.m를 뿜어낸다. 강력한 파워는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바퀴에 전달된다. 복합 연비는 가솔린 엔진 10.7km/L, 전기모터 2.7km/kWh다.



전반적인 주행 성능은 T8 인스크립션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충전기를 통해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면 단 한 방울의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21km를 움직일 수 있다. 리어 액슬에 위치한 전기모터만 작동되기 때문이다. 충전된 배터리를 모두 소진하면 차량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모두 이용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빠른 발진이 필요할 경우  짧은 시간 안에 큰 토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전기모터가 사용되고 어느 정도 변속기 단수가 오르면 가솔린 엔진이 구동된다. 전기모터를 구동하는데 배터리가 부족하면 가솔린 엔진이 충전을 돕는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 시간은 5.6초다. 넓직한 시야를 바탕으로 고속 크루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는 운전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독립된 2열 시트에 앉은 뒷좌석 승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XC90 엑셀런스에는 앞좌석 포함 나파 가죽이 쓰인 4개의 개별 시트가 탑재된다. 모두 마사지, 통풍 및 열선, 전동 사이드 서포트 기능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프리미엄 SUV의 고급스러움을 잘 표현했다.



3열 좌석이 삭제됐기 때문에 2열 공간을 보다 넉넉하게 쓸 수 있다. 뒷좌석은 격벽을 장착해 트렁크와 승객석을 완전히 분리했다. 쾌적한 공간 뿐만 아니다. 두 뒷좌석 사이에 탑재된 냉장고로 시원한 음료를 보관할 수 있다. 음료는 마련된 오레포스(Orrefors) 유리잔으로 즐길 수 있다. 차량 구입시 기본으로 증정된다. 암레스트 안에는 접이식 테이블이 있어 이동 간에 독서 혹은 업무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혹여나 착좌감이 불편하면  터치 기능이 지원되는 중앙 콘솔로 직접 시트 각도 및 냉방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다.



국내서 판매되는 SUV 중 2열 VIP 전용 좌석을 제공하는 모델은 XC90 엑셀런스와 레인지로버 SAV 롱휠베이스 두 모델이 전부다. 그 동안 세단의 전유물이었던 쇼퍼 드리븐(Chauffeur driven)을 SUV로 즐길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650 랜덜렛 정도가 추가된다. Xc90 엑셀런스와 경쟁은 부적합해 보인다. SAV 롱휠베이스는 2억 9400만원으로 두배 이상 비싸다.



XC90의 가격은 8030만원부터 시작한다. 쇼퍼 드리븐 SUV XC90 엑셀런스의 가격은 약 5000만원 비싼 1억 3780만원이다. 보통 차량 가격이 상승 할 수록 성능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BMW의 경우 비슷한 가격으로 고성능 X5 M50d를 구입할 수 있다. 매우 뛰어난 가속력과 주행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반면 뒷좌석 편의 기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모셔야할 노부모 혹은 자녀가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 두 차종을 비교하면 볼보 쪽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운전기사를 둔 경우 두 말할 필요도 없다.



XC90은 본고장 유럽에서 맹활약 중이다. 올들어 전통의 강호 메르세데스-벤츠 GLE 클래스의 판매량을 역전했다. 현재는 BMW X5를 바짝 추격하며 중형 프리미엄 SUV 1위를 넘보고 있다. 국내서도 눈에 띄게 판매량이 증가 중이다. 지난해 월 평균 65대가 팔린 반면 올해는 약 두배에 달하는 113대를 기록하고 있다. 볼보는 브랜드 이미지를 선도하기 위해 내세운 모델을 고성능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X5 M, AMG GLE63같은 폭발적인 모델 없이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최상위 모델은 반드시 고성능이어야 하는가? 성공가도를 달리는 볼보의 해답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Volvo XC90 Excellence - in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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