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돌고, 서고! Q&A로 알아보는 타이어의 모든 것
달리고, 돌고, 서고! Q&A로 알아보는 타이어의 모든 것
  • 정진구
  • 승인 2016.04.26 11:43
  • 조회수 327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의 모든 부품은 제각각 기능을 한다. 가장 중요한 부품을 꼽자면 단연 타이어다. 수만 가지 부품의 조합으로 완성된 자동차도 타이어를 달아야 비로소 달리고,돌고, 선다. 타이어에는 타이어 회사 브랜드가 당당하게 붙는다. 그만큼 자동차 제조사도 타이어의 중요성을 인정한다.

타이어는 자동차에서 유일하게 지면과 맞닿는 부분이다. 일반 승용차든 스포츠카든 트럭이든 자동차가 달리고, 서고, 도는 동작은 타이어를 통해 이뤄진다. 제 아무리 멋지고 성능 좋은 차라 하더라도 타이어 없이는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타이어에 너무 무관심하다. 매주 정성스러운 손 세차는 기본이고 ‘드레스업’이란 이름으로 수백만 원을 들여 외장을 관리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보인다. 타이어가 늘 최고 성능을 내도록 관리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 대부분은 자기 ‘신발보다 싼 타이어’를 쓰고 있을지 모른다. 요즘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이를 두고 ‘패·완·얼’이라고 한다)란 말이 유행이다. 자동차라면 ‘자동차의 완성은 타이어’란 말로 대체할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는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가 2012년에 실시한 타이어 테스트다. <카앤드라이버>는 타이어에 따라 자동차의 성격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고성능 차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않는 닛산의 전기차 리프를 선택했다. 철저히 실용성과 경제성에만 초점을 맞춘 전기차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회전저항이 적은 저마찰 타이어를 순정 타이어로 쓴다. 주행 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은 되지만 코너링 성능은 기대하기 힘들다.

다른 부분은 일체 손대지 않고 리프의 타이어만 바꿨다. 일반 스포츠 주행용 타이어를 끼우자 코너링성능이 단숨에 ‘핫해치’의 대명사인 폴크스바겐 골프 GTI 수준으로 올라갔다. 고성능 스포츠타이어를 끼우자 미국산 슈퍼카인 쉐보레 콜벳 수준에 도달했다. 마지막으로 트랙에서 쓰는 세미 슬릭 타이어를 끼우자 포르쉐 911이나 닛산 GT-R과 같은 코너링 성능을 보였다.
물론 이런 고성능 타이어의 값은 신발보다 비싸지만 더 빨리 달리기 위해 엔진 출력을 높이거나 서스펜션을 바꾸는 값보다는 훨씬 싸다. 목적에 맞는 제대로 된 타이어를 선택하고 이를 잘 관리하기만 해도 원하는 성능을 경제적이고 쉽게 달성할 수 있다. 성능을 높이기 위해 튜닝을 계획한다면 타이어 교체를 최우선으로 생각해볼 만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목적에 맞는 타이어를 고를 수 있고, 어떤 타이어가 내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지 알 수 있을까? 다음 사항을 주목해보자.



타이어 측면에 복잡하게 쓰인 여러 글씨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신에게 맞는 타이어를 선택하기에 앞서 타이어 측면의 다양한 표기를 이해해야 한다. 여기 있는 정보만 알아도 그 타이어가 어떤 타이어인지 대부분 파악할 수 있다. 우선 타이어 사이즈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타이어 규격은 245/40 18 같은 숫자로 적혀있다. 가장 앞에 나오는 숫자는 타이어의 폭(단면폭)이다. 일반적으로 세 자리 숫자다. 단위는 mm다. 245란 숫자가 적혀있는 타이어라면 타이어 폭이 245mm란 뜻이다.

그 다음 나오는 두 자리 숫자는 타이어의 두께(편평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두 자리 숫자인 이유는 단위가 퍼센트(%)이기 때문이다. 즉 245/40 이란 숫자가 적혀있다면 타이어 두께가 폭의 40%인 98mm란 의미다. 마지막 나오는 두 자리 숫자는 휠의 크기다. 245/40 18이란 표기의 의미는 ‘18인치 휠에 끼우는 타이어로 245mm의 폭과 98mm의 두께를 가지고 있다’라는 의미다.

그밖에 타이어 편평비 정보 뒤에 R, ZR 혹은 RF등의 영문이 붙기도 한다. R은 일반적인 래디얼(Radial) 타이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요즘 모든 차들은 래디얼 타이어를 쓰기 때문에 이 글자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ZR은 고속주행용이다. 시속 240km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 RF는 펑크가 나도 수리 없이 일정 거리를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다.

타이어에는 하중지수와 속도등급도 적혀있다. 하중지수의 경우 일반적으로 두 자리 숫자이고 . 속도지수는 알파벳이다. 숫자가 클수록 타이어 1개가 담당할 수 있는 최대 하중이 높다. 알파벳은 뒤로 갈수록 높은 속도를 버틴다. 가장 높은 등급인 Y는 시속 300km 이상 달릴 수 있다.

그밖에 최대공기압이나 용도, 제조일자 등과 같은 정보도 적혀있다. 주입 가능한 최대 공기압엔 “Max Pressure” 등과 같이 영문 표기가 돼있다. 여기 나와 있는 공기압은 타이어가 버틸 수 있는 최대치를 의미한다. 자신의 차에 적합한 공기압은 운전석 도어 안쪽 면에 붙어있다. ‘M+S’란 표기가 적혀있다면 진흙길(Mud)과 눈길(Snow)도 갈 수 있는 사계절용 타이어란 뜻이다. 여름용 타이어보다 고속주행이나 코너링 성능이 부족할 수 있지만 다양한 조건에 두루 쓸 수 있어 일반적인 승용차에 적당하다.

미국 운수성의 약자인 ‘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란 글씨가 적혀있으면 일반도로에서 적합하게 쓰일 수 있는 타이어다. DOT에는 몇 가지 영문과 숫자의 조합이 뒤따르는데 맨 마지막 네 자리 숫자는 제조일자다. 앞에 두 자리는 생산한 주, 뒤에 두 자리는 제조한 년도를 뜻한다. 예를 들어 ‘3714’란 숫자가 적혀있다면 2014년 37주차에 생산한 타이어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제조사에서 보증하는 타이어의 내구연한은 6~7년 정도다. 물론 더 긴 기간을 보증하기도 한다. 정확한 보증 기간은 타이어 구입할 때 확인해 두면 된다. 같은 타이어인데 유독 값이 싸다면 보증 기간이 많이 남지 않은 오래된 타이어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보증 기간 내에 있다면 성능 상 큰 문제는 없다. 보증 기간이 지난 타이어라면 마모가 심하지 않더라도 안전상 교체하는 게 낫다.





어느 정도 공기압을 넣는 것이 적절한지?

적당한 공기압은 차종·승차인원·주행여건에 따라 다르다. 적정 공기압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전석 도어 안쪽에 있는 라벨 확인이다. 자동차가 주행하게 되면 타이어는 노면과의 마찰 등을 통해 열을 받는다. 이렇게 전해진 열기로 인해 타이어 내부의 공기압이 높아진다. 따라서 일반적인 타이어 공기압은 주행하기 전 상태의 공기압을 기준으로 한다.

도어 안쪽 타이어 공기압 라벨에는 사이즈에 따른 앞뒤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이 적혀있다. 브랜드에 따라서는 승차인원 및 짐을 실은 정도에 따른 공기압을 적어 놓기도 한다. 타이어 공기압이 높은 경우 접지 면적이 작아져서 차가 가뿐하게 나가는 느낌이 들고 연비가 좋아진다. 하지만 접지력이 낮아져 코너를 돌 때 차가 쉽게 밀릴 수 있고 타이어 공기층이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승차감이 나빠진다. 타이어의 가운데 부분만 마모가 되기도 한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타이어가 주저앉아 타이어 옆면까지 노면에 닿게 되고, 이로 인해 편마모가 생기거나 연비가 나빠진다. 높은 속도로 코너를 돌 때 타이어가 휠에서 이탈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안전과 승차감, 연비의 이상적인 조화를 위해선 자동차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적정 공기압을 기준으로 타이어를 관리해야 한다.





펑크가 나도 수리하지 않고 탈 수 있는 타이어가 있다는데?

맞다. 정확히 말하자면 펑크가 나더라도 일정 거리를 수리 없이 주행할 수 있는 타이어다. 보통 두 종류다. 그 중 하나가 수입차를 중심으로 기본으로 달리는 런플랫(Run Flat)타이어다. 타이어 측면(Side wall)의 강도를 높여 펑크로 인해 공기가 빠지더라도 차체의 무게를 지탱한다. 일반적으로 시속 80km정도의 속도로 100km 내외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펑크가 나더라도 서비스센터까지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

보험회사를 호출하면 30분 안에 출동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런플랫 타이어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다. 안전 관점에서 런플랫 타이어는 효과가 뛰어나다. 고속도로 주행 중 갑작스레 펑크가 나는 경우 고속에서 갑자기 차가 한 쪽으로 쏠릴 수 있다. 운전자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 차가 전복되기도 한다. 타이어 옆면이 차체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런플랫 타이어는 고속주행 시 펑크가 나더라도 차가 한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는 현상을 막는다.

스페어 타이어가 필요 없어 트렁크 공간을 넓히고 차체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는 장점도 있다. 단점은 단단한 타이어 측면 구조로 인해 노면의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해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런플랫 타이어를 기본 달고 나오는 차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런플랫 타이어에 맞춰 서스펜션을 설계하기 때문에 이런 단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일반 타이어보다 값이 비싸지만 안전을 위한 투자 측면에서 가치는 높다.

다른 한 종류는 펑크가 났을 때 타이어 내부의 밀폐제가 구멍을 바로 메우는 타이어다. 타이어 안쪽에 점성을 가진 밀폐제(Seal)가 발라져 있다. 컨티넨탈 타이어에서 ‘컨티실’이란 이름으로 출시했다. 폴크스바겐에서 ‘모빌리티 타이어’란 이름을 붙여 CC의 순정 타이어로 쓴다. 런플랫 타이어와 마찬가지로 펑크가 나더라도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런플랫 타이어보다 승차감이 좋다.





편평하지 않는 노면에서 자기 마음대로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타이어에 문제가 있는지?

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에서 도로의 굴곡을 따라 스티어링 휠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는 증상을 종종 경험한다. 갑작스레 이런 상황이 닥치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타이어에 이상을 짐작하지만 대부분은 차와 타이어의 특성인 경우다.

이처럼 스티어링 휠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려는 현상을 흔히 “노면을 탄다”라고 표현한다. 이런 현상은 일반적인 승용차보다는 고성능 차나 스포츠카에서 두드러진다. 운전자에 따라서는 비싼 돈을 들여 산 고급차가 전에 경험하지 못한 ‘노면 타는’ 현상을 보여 차체 결함이라고 항의하기도 한다.

결론은 ‘정상’이다. 고성능 차일수록 휠이 크고 폭이 넓은 타이어를 쓴다. 값이 비싸 대중차에는 쓰지 못하는 런플랫 타이어를 기본으로 달기도 한다. 휠이 크다는 말은 곧 타이어 측면의 두께가 얇다는 뜻이다.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타이어 측면이 무너지지 않아 뛰어난 코너링 성능을 낸다. 하지만 내부의 공기층이 얇아 도로 충격이 차체로 잘 전달된다. 런플랫 타이어도 마찬가지다. 단단한 타이어 측면이 변형되지 않아 안전에 도움이 된다.

타이어 폭이 넓다는 말은 타이어가 노면과 맞닿는 접지 면적이 넓다는 뜻이다. 접지력이 높아져 빠른 속도로 달리고 코너를 돌아도 안정성이 유지된다. 도로 상태만 좋다면 높은 성능을 내기에는 광폭타이어에 커다란 휠이 적합하다. 문제는 우리가 달리는 도로의 포장이 매끈하지 않은 곳이 종종 있다는 점이다.

폭이 넓은 타이어는 접지면이 넓은 만큼 울퉁불퉁한 도로 표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광폭타이어의 측면이 도로의 굴곡과 맞닿으면서 생기는 방향이 바뀌려는 힘을 전문 용어로 ‘캠버 스러스트(Camber Thrust)’라 한다. 타이어 측면이라도 부드러우면 변형되면서 ‘캠버 스러스트’를 흡수할 텐데 측면이 딱딱한 타이어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타이어의 방향이 도로의 요철을 따라 제멋대로 움직이려고 하고 그 느낌이 스티어링 휠로 전달된다.

더욱이 고성능 차는 날카로운 핸들링을 위해 노면 반응을 더 잘 느끼도록 세팅한다. ‘노면을 타는 데’ 최적의 구조다. 당황하지 않으려면 평소 스티어링 휠을 두 손으로 잘 잡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런 현상이 도저히 맘에 들지 않는다면 타이어 폭을 줄이거나 타이어 측면이 부드러운 타이어를 구하면 된다. 물론 자동차 고유의 성능이 변화되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차가 심각하게 휘청인다면 다른 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그럼 어떤 타이어가 좋은 타이어인지?

목적에 맞는 타이어가 좋은 타이어다. 생각하는 분명한 목적이 없다면 순정 타이어를 그대로 쓰면 된다. 성능·승차감·경제성 등 모든 점을 고려해 그 차에 가장 알맞게 만들어진 타이어이기 때문이다. 공기압도 승차감과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적정 공기압을 수시로 체크하자. 그럼에도 순정 타이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위주로 성능이 보강된 타이어를 선택하면 된다.

한 가지 알아둘 점은 타이어 성능을 결정짓는 각 요소들은 반비례 관계다. 가령 코너링 성능을 높이면 소음이 증가하고 승차감이 떨어지며 수명이 짧아진다. 연비를 높이기 위한 타이어는 코너링 성능이 떨어진다. 타이어 회사들은 이런 요소들을 최적화 해 전반적인 밸런스를 맞추고자 노력하지만 한 부분이 강조되면 다른 부분들이 부족해지는 현상은 어쩔 수 없다.

이런 특성을 파악하기 쉽게 하고자 타이어 회사는 알기 쉽게 정리한 성능 정보와 비교표를 공개한다. 이를 참고해 어떤 성능을 높이고 어떤 단점은 감수할 수 있는지 판단 후 적당한 타이어를 선택하면 된다. 고성능 타이어는 순정 타이어보다 값이 비싼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조건 싼 타이어를 찾기 보다는 제대로 된 타이어를 추천하고 타이어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적절한 방법으로 타이어를 달아줄 수 있는 믿을만한 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