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니로 PHEV의 전기차 모드를 이용하지 않고 하이브리드 기능만 주로 사용하면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과 연비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다. 차 값은 1000만원이 비싼데 연비가 거의 엇비슷해 소비자의 선택은 PHEV 모델 대신 하이브리드로 향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니로 하이브리드는 주문이 밀려 출고까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디기다. 이 차는 2016 시카고 국제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지난해 3월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형제차인 현대 아이오닉과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아 이오닉은 해치백, 니로는 SUV로 만들어졌다. 완전히 다른 쓰임새는 두 차의 운명을 극명히 갈라 놓았다.
지난해 3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니로는 지난달까지 2 만7010대가 팔렸다. 두 달 먼저 판 아이오닉은 1만 5398대를 기록 중이다.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와 EV 모두 합친 것이다. 순수 하이브리드만 9234대, 나머지 6,164대는 EV다. 하이브리드 모델만 따져보 면 니로가 아이오닉보다 3배나 많이 판 셈이다.
국내에서만 호실적을 기록한 게 아니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도요타 프리우스 판매량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북미서는 프리우스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됐다. 해외에서도 아이오닉보다 인기가 좋다.
전기차 성격이 가미됐을 뿐만 아니라, 라디에이터 그 릴을 포함한 앞·뒤 범퍼의 변경, 사이드 도어 크롬 가 니쉬, PHEV 전용 엠블럼, PHEV 전용 계기판 등으로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별화를 꾀했다.
니로 PHEV는 1.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 터가 탑재된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05마력, 최 대토크 15.0kg.m를,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60마력, 최대토크 17.3kg.m를 발휘한다. 두 동력원이 만나 합산 141마력, 27.0kg.m를 발생시킨다. 복합 연비는 18.6km/L, 전기차 모드 연비는 5.1km/kWh다.
배터리를 모두 소진하면 하이브리드 모드로 돌아 온다. 니로 PHEV는 전기모드를 포함해 항속거리가 840km나 된다. 가솔린 엔진을 달아 전기차처럼 여행 을 떠나기 전 충전소를 미리 찾을 필요가 없다. 떨어 지는 주행거리에 조바심이 날 이유도 없다. 전기차 충 전소와 일반 주유소의 인프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처럼 전력 혹은 수소에너지 동력을 사용할 미래 이 동수단이 도래하기 전인 현재, PHEV는 가장 현실적 인 친환경차다. 미래의 이동수단으로 징검다리 역할 을 도맡고 있다. 가장 큰 친환경차 시장인 미국은 쉐 보레 볼트(Volt) PHEV가 월 7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PHEV 차량의 인기는 매우 저조하다.
니로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2355만~2785만원, PHEV 모델이 3305만~3535만원에 판매된다. 기본 가격만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올해 정부가 PHEV 차량 보조금을 기존 100만 원에 서 500만 원으로 대폭 상향 했음에도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이 보조금은 선착순 300대 한정이다.
수량이 초과되면 모든 가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기아차에 따르면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받으면 2000 만 원대 가격으로 니로 PHEV를 구입할 수 있다. 하 지만 옵션 등급을 조금만 올려도 3000만원을 가볍 게 넘어선다.
전기차 모델까지 보유 중인 아이오닉은 기본 하이브 리드 모델이 2295만~2755만원, PHEV 모델 3230만 ~3410만원, EV 모델 3840만~4300만원이다.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 모델의 가격 차이는 상당 하다. 하지만 PHEV와 달리 100% 전기차는 차 값의 절반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은 1400만 원으로 PHEV의 약 3배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시의 경우 추가로 550만 원의 지원금이 나온다. 400만 원 상당의 가정용 충 전기까지 무료로 집 앞에 설치해준다. PHEV의 가정 용 충전기는 소비자가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이처럼 국내 PHEV 차량은 전기차에 밀려 서자 취급 을 받고 있다. 차량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충전소를 이용하면 전기차는 50% 주차료가 감면되지만 PHEV 는 일반 차량과 동일하게 100% 요금이 부과된다.
더구나 2017년 6월 9일부터 수소연료차와 전기차는 기존의 흰색이 아닌 별도의 디자인이 적용된 파란색 번호판을 받게 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시행된 이 제도는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 등 환경과 에너지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운전자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일환이다.
또 친환경차에 대한 주차료·통행료 같은 감면 혜택을 제공할 때 보다 쉽게 전기차임을 구분할 수 있다. 주차카메라가 자동으로 감면대상 차량을 인식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HEV는 전기차 성격이 확실한데도 이런 제도에서 소외돼 일반 차량과 마찬가지의 흰 색 번호판이 장착된다.
국내서 가장 인기 있는 친환경차인 니로가 이런 악조 건의 PHEV 시장에 활력을 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가 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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