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니로 PHEV 판매 부진은 비싼 가격?
[시승기] 니로 PHEV 판매 부진은 비싼 가격?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9.18 03:44
  • 조회수 9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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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소형 SUV 니로 하이브리드에 이어 PHEV 모델을 5월 출시했다. 해치백인 현대차 아이오닉과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SUV 콘셉트로 만든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이오닉의 부진과 달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니로는 아이오닉보다 두 달 늦게 출시됐으나 1만 대 이상 더 팔렸다. 아이오닉은 최근 하이브리드, EV에 이어 PHEV까지 선보이며 친환경 풀라인업을 갖췄다. 형제 모델인 니로도 PHEV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제 EV만 남았다. 하이브리드 SUV 타이틀로 재미를 보고 있는 니로가 신통치 않은 PHEV 시장에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결과는 'SO,SO'다. 월 평균 50-60대 정도 팔린다. 같은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1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다.

더구나 니로 PHEV의  전기차 모드를 이용하지 않고 하이브리드 기능만 주로 사용하면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과 연비 차이도 별로 나지 않는다. 차 값은 1000만원이 비싼데 연비가 거의 엇비슷해 소비자의 선택은 PHEV 모델 대신 하이브리드로 향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니로 하이브리드는 주문이 밀려 출고까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디기다. 이 차는  2016 시카고 국제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지난해 3월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형제차인 현대 아이오닉과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아 이오닉은 해치백, 니로는 SUV로 만들어졌다. 완전히 다른 쓰임새는 두 차의 운명을 극명히 갈라 놓았다.

지난해 3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니로는 지난달까지 2 만7010대가 팔렸다. 두 달 먼저 판 아이오닉은 1만 5398대를 기록 중이다.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와 EV 모두 합친 것이다. 순수 하이브리드만 9234대, 나머지 6,164대는 EV다. 하이브리드 모델만 따져보 면 니로가 아이오닉보다 3배나 많이 판 셈이다.

국내에서만 호실적을 기록한 게 아니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도요타 프리우스 판매량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북미서는 프리우스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됐다. 해외에서도 아이오닉보다 인기가 좋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니로와 니로 PHEV의 차이는 배터리 충전의 유무다. 두 차종 모두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어야 주행이 가능하다. 니로 PHEV는 별도의 충전기를 이용해 배터리를 충 전할 수 있다. 1회 충전으로 한 방울의 기름도 쓰지 않고 통상 4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전기 모드로만 달리면 아이오닉 일렉트릭(EV)과 같은 100% 전기차 생색을 낼 수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포함한 앞뒤 범퍼 디자인이 변경됐다


전기차 성격이 가미됐을 뿐만 아니라, 라디에이터 그 릴을 포함한 앞·뒤 범퍼의 변경, 사이드 도어 크롬 가 니쉬, PHEV 전용 엠블럼, PHEV 전용 계기판 등으로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별화를 꾀했다.

니로 PHEV의 실내. 기존 니로 하이브리드와 큰 차이가 없다


변속기 또한 동일한 6단 DCT가 사용된다


PHEV 전용 계기판이 적용돼 EV모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니로 PHEV는 1.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 터가 탑재된다.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05마력, 최 대토크 15.0kg.m를,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60마력, 최대토크 17.3kg.m를 발휘한다. 두 동력원이 만나 합산 141마력, 27.0kg.m를 발생시킨다. 복합 연비는 18.6km/L, 전기차 모드 연비는 5.1km/kWh다.

배터리를 모두 소진하면 하이브리드 모드로 돌아 온다. 니로 PHEV는 전기모드를 포함해 항속거리가 840km나 된다. 가솔린 엔진을 달아 전기차처럼 여행 을 떠나기 전 충전소를 미리 찾을 필요가 없다. 떨어 지는 주행거리에 조바심이 날 이유도 없다. 전기차 충 전소와 일반 주유소의 인프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처럼 전력 혹은 수소에너지 동력을 사용할 미래 이 동수단이 도래하기 전인 현재, PHEV는 가장 현실적 인 친환경차다. 미래의 이동수단으로 징검다리 역할 을 도맡고 있다. 가장 큰 친환경차 시장인 미국은 쉐 보레 볼트(Volt) PHEV가 월 7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PHEV 차량의 인기는 매우 저조하다.

니로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2355만~2785만원, PHEV 모델이 3305만~3535만원에 판매된다. 기본 가격만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올해 정부가 PHEV 차량 보조금을 기존 100만 원에 서 500만 원으로 대폭 상향 했음에도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이 보조금은 선착순 300대 한정이다.

수량이 초과되면 모든 가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기아차에 따르면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받으면 2000 만 원대 가격으로 니로 PHEV를 구입할 수 있다. 하 지만 옵션 등급을 조금만 올려도 3000만원을 가볍 게 넘어선다.

전기차 모델까지 보유 중인 아이오닉은 기본 하이브 리드 모델이 2295만~2755만원, PHEV 모델 3230만 ~3410만원, EV 모델 3840만~4300만원이다.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 모델의 가격 차이는 상당 하다. 하지만 PHEV와 달리 100% 전기차는 차 값의 절반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은 1400만 원으로 PHEV의 약 3배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시의 경우 추가로 550만 원의 지원금이 나온다. 400만 원 상당의 가정용 충 전기까지 무료로 집 앞에 설치해준다. PHEV의 가정 용 충전기는 소비자가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이처럼 국내 PHEV 차량은 전기차에 밀려 서자 취급 을 받고 있다. 차량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충전소를 이용하면 전기차는 50% 주차료가 감면되지만 PHEV 는 일반 차량과 동일하게 100% 요금이 부과된다.

더구나 2017년 6월 9일부터 수소연료차와 전기차는 기존의 흰색이 아닌 별도의 디자인이 적용된 파란색 번호판을 받게 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시행된 이 제도는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 등 환경과 에너지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운전자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일환이다.

또 친환경차에 대한 주차료·통행료 같은 감면 혜택을 제공할 때 보다 쉽게 전기차임을 구분할 수 있다. 주차카메라가 자동으로 감면대상 차량을 인식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HEV는 전기차 성격이 확실한데도 이런 제도에서 소외돼 일반 차량과 마찬가지의 흰 색 번호판이 장착된다.

국내서 가장 인기 있는 친환경차인 니로가 이런 악조 건의 PHEV 시장에 활력을 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가 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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