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페라리보다 귀한 차,그 이름 PHEV
[칼럼] 페라리보다 귀한 차,그 이름 PHEV
  • 최정필 에디터
  • 승인 2017.09.23 13:00
  • 조회수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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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친환경차로 꼽히는 전기차를 향한 자동차 메이커의 움직임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미래 자동차의 최종 형태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고 공유경제의 등장에 따라 자동차는 소유에서 서비스 개념으로 바뀔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이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의 중간 단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한국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 하는 수입 브랜드의 PHEV 모델의 특징을 소개한다. 판매는 저조하지만 이 모델을 포기하지 못하는 속사정도 들여다 본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차 트렌드 속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는 점점 판매가 늘어간다. 그 중에 유독 한국에
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라는 분류는 어색하기만 하다. 친환경차의 궁극의 목표인 전기차로 넘어
가기 이전에 딱 맞는 게 PHEV인데도 한국 소비자는 곧바로 다음 단계인 전기차로 눈을 돌린다.
장점 많은 PHEV가 왜 한국 시장에서는 천덕꾸러기가 됐을까. 이유는 가성비가 떨어져서다. 성능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특히 1억원이 넘는 수입 PHEV는 거의 안 팔린다. BMW i8, 메르세데스 벤
츠 S클래스, 볼보 XC90 T8, 포르쉐 파나메라·카이엔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델은 연간 판매 대수가 10대
를 넘기기 힘들 정도다. 사실상 페라리보다 길거리에서 보기 어려운 차다. 가격은 1억원대 중반인 데 연비
가 좋은 것을 빼고는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1억원 넘는 차를 구입하
는 소비자에게 연비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서다. 저조한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저마다 특
성을 뽐내며 고군분투 하고 있다.

도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프리우스 프라임은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모델의 대표 주자로 강력하게 밀고 있는 프리우스의 4세대 모
델 중 한가지다. 프리우스 라인업은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노린 프리우스C, 크기를 키워 실용성 면을 강조
한 프리우스V,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연료 소모량을 대폭 줄인 프리우스 프라임 으로
구성돼 있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최대 가속시 모터의 구동과 동시에 제네레이터의 구동이 함께 이루어지는 듀얼모터
드라이브 시스템을 채용했다. 배터리가 충분하면 전기차 모드로 40km 이상 달릴 수 있다. 아울러 전기
차 모드에서 가솔린 소비 없이 135km/h까지 가속할 수 있다. 판매 가격은 4830만원.

볼보 XC90 T8

볼보 XC90 T8은 차종으로 보나, 브랜드로 보나 독특한 차량이다. 볼보의 플래그십 SUV인 동시에 플러
그인 하이브리드이기 때문이다. 2.0L 직렬4기통 트윈차저 엔진은 후방에 위치한 전기모터와 맞물려 총
400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강력한 성능뿐만니라 친환경성과 효율성, 적재공간 등을 모두 갖춘
최고의 패밀리카 중 하나다. 실용성을 강조한 7인승인스크립션 모델과 럭셔리를 강조한 4인승 엑설런스
모델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판매 가격은 엑설런스가 1억3780만원.

BMW i8

BMW i8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관심을 끌었던 PHEV 모델
이다. 최초의 PHEV 스포츠카인 i8은 1.5L 직렬3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합쳐 361마력을 낸다.
단순한 수치 이외에 차체를 카본파이버로 만들어 차체 중량을 1500kg 이하로 묶었다. 가볍다 보니 가속
력은 놀라울 수 밖에 없다. 0-100Km/h 가속시간은 4.4초로 슈퍼카라고 부르기엔 부족하지만 결코 만만
히 볼 수 없는 스포츠 성능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래퍼 도끼와 배우 김수현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가격은 1억9680만원.

포르쉐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포르쉐는 의외로 하이브리드 개발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도 919 하이브리드
를 내세워 우승했다. 하이퍼카인 918 스파이더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 보다 쉽게 접
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카이엔 S E-하이브리드가 있다.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PHEV다. 전기차 모드로 최대 36km의 주행이 가
능하다.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3톤이 넘는 차체 중량을 감안하면 결코 만만한 수치가 아니다. 거기
에 포르쉐 라는 명성에 걸맞는 성능을 내는 3.0L V6 슈퍼차저 엔진을 달았다. 통합 출력은 416마력. SUV
라고 믿기 힘들 만큼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카이엔S E-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1310만원.

수입차 브랜드가 이런 고가의 PHEV 모델을 판매해서 얻는 이익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배출가스의 배출 총량 규제와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대기환경보전법을 발효하면서 차종 별로 배출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유럽의 환경 규제인 유로(EURO)6를 대응하지 못하거나 출시한지 오래된 모델, 노후 경유차는 어쩔 수 없이 단종 수순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현 한국GM의 다마스와 라보가 배출가스량을 충족하지 못해 단종 됐다. 이는 1000만원
이하 경상용차를 구입해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 자영업자의 반발을 사게 됐다.

이런 비난이 이어지자 정부는 2009년 자동차 배출가스 평균 배출량 관리제도(FAS)를 적용한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입법, 발효해 배출가스총량제를 도입했다. 자동차 업체가 한 해 동안 판매한 차량의 평균배출량을 계산해 기준 이하일 경우 배출권을 준다. 역으로 기준 이상일 경우 다음해 생산량에서 초과량만큼 줄이거나 타사로부터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는 방식이다. 만약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거나 타사로부터 배출권을 사오지 못하는 경우 과징금이 부과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이런 배출가스 평균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차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주행 가능 거리와 충전소 인프라 부족이라는 단점은 아직까지 뚜렷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친환경 장점과 내연기관 차량이 가진 장거리 주행거리 장점을 겸비하고 동시에 각각이 가진 단점은 고루 해소한 기술 발전의 총합체인 셈이다. PHEV는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이유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와 같은 최첨단도 아니고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즐길 수 있는 내연기관 차도 아닌 계륵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언제나 최신의 기술과 신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완벽하진 않더라도 전기차의 중간 단계 모델에 손이 가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의 가장 현실적인 미래 자동차로 평가받는 PHEV의 매력을 재발견해 신차 구입 장바구니에 넣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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