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차산업혁명 자동차업계,애플·구글이 승자
[칼럼] 4차산업혁명 자동차업계,애플·구글이 승자
  • 박상원
  • 승인 2017.09.19 07:00
  • 조회수 19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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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정 모빌리스타 칼럼니스트 carguy@globalmsk.com

4차 산업혁명은 독일 정부가 제창한 차세대 제조업의 새로운 개념(독일어로 Industire 4.0)으로 2011년 말 전 세계로 확산됐다. 4차 산업혁명이란 데이터, 사물인터넷 같은 IT 기술을 제조업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 기반 하에 어떤 IT관련 제품에도 연결돼 쓰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오프라인 공간에 온라인 기술이 동기화돼 일어나는 기술혁신이다. 대표적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에도 4차 산업혁명 파도가 몰려온다.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혁명이 일어난다. 앞으로 자동차산업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 혁명 주역은 애플·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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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은 변혁의 시대다. 4차 산업혁명으로 차량기술은 디지털화와 네트워크화가 가속화한다. 이뿐
아니다. 생산 프로세스의 변화도 예고돼 있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변화가 시작된다. 미래의 자동차는 구입해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이동수단(모빌리티)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은 구글·애플·우버 같은 업종이 다른 IT 기업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들은 2020년대 초까지 90% 이상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의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자동차 업계와 제휴해 100%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런 거센 변화의 물결에서 기존 자동차 업체가 미래에도 현재의 지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차량과 도로 간, 구체적으로는 신호등을 비롯해 도로 등에 부착된 각종 장치와 자동차가 신호를 주고
받아 자동차가 더 안전하게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량 ‘도로 간 통신(V2I : Vehicle-to- Infrastructure)’다. 차량 도로 간 통신(V2I)을 통해 도로공사 구간 정보, 교통사고 정보, 고장차량 및 노면
낙하물 정보, 정체가 끝나는 지점의 정보, 제한속도 등 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교통 정보가 무선으로 자동차에 제공된다. 여기에 차량 간 통신(V2V : Vehicle-to-Vehicle)으로 입수한 주변 차량 인지정보가 결합하면
안전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사고율이 0%에 수렴한다. 또 차선을 변경할 때도 차량
도로 간 통신으로 공사나 고장차량 정보, 낙하물의 위치정보, 차선별 교통량 편차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자율주행의 안전성이 높아진다.

자율주행차 개발에 필요한 전자제어 시스템


차량 도로 간 통신(V2I)만으로는 자율주행을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차량 간 통신(V2V) 기술이다. 차량 간 통신(V2V) 기술은 자동차와 자동차가 서로 정보를 주고 받아 자동차가 더 안전하고 원활하게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한다. 일부 기능은 이미 상용화돼 보급 중이다. 교차점에서 차량 간 통신(V2V)에 의한 차량접근 정보 제공, 우회전·좌회전 시 충돌방지 지원, 정면충돌 방지 지원이 가능해져 충돌방지에 도움이 된다. 차량 주행자가 휴대하는 스마트폰 또는 전용 단말기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차량 주행자 간 통신(V2P : Vehicle-to-Pedestrian)도 있다. 차량 주행자 간 통신(V2P)으로 화면표시와 음성 가이드로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차량과 사물 간 통신 기술엔 차량 도로 간 통신(V2I), 차량 간 통신(V2V), 차량 주행자 간 통신(V2P) 외에 차량과 인터넷 등 무선 네트워크와 차량 네트워크 간 통신(V2N : Vehicle-to-Network) 기술도 있다. 이 모든 통신기술을 조합해 더 안전한 자율주행 환경을 구축하려는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신차 개발, 스마트폰과 점점 비슷해져

구글·애플로 대표되는 IT기업들은 인터넷을 활용하는 사용자 정보를 장악하면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의 생활 전반에 걸친 각종 정보를 수집한다. 소비부터 수면 시간까지 24시간 소비자를 들여다보고 있는 셈이다. 수집한 데이터를 기본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낸다. 더 나아가 이용자를 자사 제품만을 사용하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근간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다.

이들은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을 두 축으로 주행 환경(in-car), 차량을 사용하지 않을 때 (out-car)로 구분해 정보를 획득한다. 목표는 차내 기기의 개인화, 효율적인 도시교통의 실현을 통해 자동차의 인지, 판단, 제어를 기본으로 하는 시스템 장악이다.

특히 차량 간 통신(V2V)과 차량 도로 간 통신(V2I) 플랫폼은 구글과 애플이 OS개발을 둘러싸고 양자
경쟁을 한다. 양사의 OS 개발 경쟁은 자동차 및 부품 기업의 범주를 넘어 기술협력까지 포함하는 글로벌
경쟁으로 치닫는다.

카메라는 주변환경 인식을 위한 필수 장비다


구글은 차량 탑재 OS의 업계 표준을 노려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AA : Open Automotive Alliance)’를 구축했다. 자동차용 플랫폼으로 OS(Android Auto)를 개방해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자동차나 기술협력 기업이 자유로이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구글의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엔 현대기아차, GM, 아우디, 혼다 등의 자동차 업체와 LG· 델파이· 파나소닉 등의 기술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사용자가 자동차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접하는 정보를 여러 자동차기업이 함께 장악하려 하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에 광고를 하거나 식당 추천 같은 수익 모델을 자동차에 적용하려는 의도다.

애플도 ‘iOS in the car’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서비스로 ‘카플레이(Car play)’를 내놓았다. iPhone을 자동차에 연결한 뒤 운전 중에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와 터치패널 조작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자동차용 iOS 사양은 비공개지만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자동차 및 협력기업이 자유로이 할 수 있도록 해 대응 차종은 100개 이상에 달한다.

구글과 애플 입장에서 자동차 기업은 스마트폰 업계의 단말기 제조기업과 유사하게 느껴질 것이다. 자동차는 구글과 애플의 각종 SW를 사용하게 연결해주는 커다란 통신장치인 것이다.

자율주행차 개발은 자동차기업과 IT기업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자율주행차 개발 주도는 IT 기업이 이끌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IT 기업은 자사 기술을 자동차 산업으로 수평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추구한다. 둘째, IT 업계는 물건을 만들어 팔아 이익을 창출한다기보다 서비스로 이익을 낳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선두 주자다. 물건 말고 서비스로 돈 버는 시대에는 하드웨어 비즈니스가 물건을 파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거기서 시작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해 간다.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서비스가 돈을 버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어 제조기업과 IT기업의 경계는 서서히 허물어질 것이다.

자율주행 선도하는 부품업체의 변신 

자율주행차는 자동차를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기업 보쉬뿐 아니라 콘티넨탈,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온도 적극적으로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콘티넨탈의 자동차 부품은 전 세계 차량의 75%에 탑재된다. 콘티넨탈은 단순 부품공급에 머물러서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 회사는 IT기업인 시스코, IBM과 협업해 차량 간 통신(V2V) 기술과 차량 도로 간 통신(V2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업은 이렇다. 우선 시스코가 콘티넨탈과 클라우드를, IBM이 빅데이터 분석을, 차체는 BMW가 담당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인 보쉬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였던 GM도 자율주행과 미래 모빌리티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온은 차량 간 통신(V2V)과 차량 도로 간 통신(V2I)과 관련한 센서 전장부품을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차 관련 IT영역으로의 진출이 두드러진 셈이다. 독일 자동차 부품 기업의 이런 움직임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자동차 업계의 생존전략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 고객인 자동차 업체의 요구사항에 맞춰 부품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도적으로 IT기업과 협력해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개발에 힘쓴다.

4차 산업혁명이 자동차산업에 몰고 올 기술적 변화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처럼 매우 복잡하다. 특히 구글은 2011년 출원해 2014년 1월 특허를 취득한 자율주행차에 탑승객 사업 모델을 추진한다. 또 자동차 제조가 모빌리티 서비스의 일부로 재정의해야 할 필요성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다가올 패러다임 변화에서 승자가 되려면 제조 프로세스, 조직, 비즈니스모델 전 분야에 걸쳐 기업 아키텍쳐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자동차 왕국인 미국의 과거를 살펴보면 그렇다. 한 때 전성기를 누린 어떤 마차 제조 업체도 1800년대 말 자동차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사업영역의 정의를 ‘마차제조기업’이 아닌 ‘사람 및 사물의 이동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했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자동차 기업도 사업영역을 ‘자동차 제조 판매’가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재 정의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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