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핵심, ADAS의 순기능과 역기능
자율주행차의 핵심, ADAS의 순기능과 역기능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9.20 15:16
  • 조회수 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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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가이 취재부

자율주행 차로 발전하는 단계에서 ADAS가 점점 진화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러 첨단 기능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운전자의 행태가 각기 다른 탓에, 순기능과 역기능이 함께 드러나고 있다. 운전자들이 고려해야 할 ADAS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관해 살펴본다.

2016년 1월, 중국 허베이성의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모델 S가 서행 중이던 청소차와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의 아버지는 이후 모델 S 제작사인 테슬라와 베이징에 있는 딜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사고 당시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이 작동 중인 것으로 추정됐고 오토파일럿의 자동 긴급 제동 기능(AEB)이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는 이유에서였다.

한편, 2016년 12월에는 네덜란드에서 오토파일럿 작동 상태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테슬라 모델 S가 앞서 일어난 사고를 감지하고 AEB를 작동해 안전하게 멈춘 동영상이 트위터를 통해 인터넷에 유포돼 화제가
됐다. 테슬라는 자사가 가장 앞선 ADAS 기술을 갖추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비슷한 주행 조건에서
맞닥뜨린 위험 상황에 서로 다르게 대응한 것은 ADAS기술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격주차 기능은 이미 많은 양산차에 적용 중이다


ADAS는 운전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시스템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과거 능동적 안전 기술로 여겨졌던 ADAS는 점차 기능과 역할이 확대하면서 자율주행의 기반 기술로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자율주행 차는 ADAS가 자동차의 주행에 개입하는 수준에 따라 몇 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구분 주체에 따라 단계를 나누는 기준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은 레벨 1부터 레벨 5까지 5단계로 나누는 국제자동차기술학회(SAE International) 기준이다. SAE 구분 기준으로는 레벨 3(조건부 자동화)부터 자율주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차 중 레벨 3에 해당하는 것은 없다. 테슬라는 자사의 오토파일럿이 SAE 레벨 2 즉 부분자동화(Partial Automation)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레벨 2는 일부 주행 모드에서 스티어링과 가속, 감속의 기능이 ADAS에 의해 이루어진다. 주변 상황을 감지하고 파악하는 일, 적극적인 운전 조작을 통한 위험 상황의 대비는 운전자의 몫이다.

테슬라가 2016년 10월에 업데이트한 최신 오토파일럿을 기준으로 ADAS 기능을 보면 레벨 2 자동화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신기술을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전방 충돌 경고(FCW), 완전 정지 기능이 포함된 자동 긴급 제동(AEB), 측면충돌 경고(BSW) 등은 방어적 안전 기술이다. SAE 자율주행 레벨 1(운전자 지원)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이와 같은 기능은 대부분 능동적 안전 기술로 개발됐다. 브레이크 잠김 방지(ABS), 구동력 제어(TCS), 전자식 주행안정성 제어(ESC) 등과 더불어 교통사고 예방 및 피해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항상 유지해야 한다. 자동차 회사나 ADAS 공급업체는 시스템이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현 단계에서는 보장하지 않는다. ADAS에 의존해 주행하다가 생기는 사고에 관한 책임과 처리에 관한 법규 등 제반 행정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ADAS가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곧바로 개입하지 않고 먼저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이어 자동으로 차로를 유지하거나 차로 변경이 가능한데도 운전자가 입증됐다.



한편, 테슬라 오토파일럿에는 ADAS에 능동적으로 주행에 관여하는 여러 기술이 더해진다. 도로 굴곡과 관계없이 차로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는 오토 스티어, 방향지시등을 켜면 주변 교통흐름을 파악해 안전한 공간이 있을 때 자동으로 차로를 바꾸는 오토 레인 체인지,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자동으로 차로를 바꾸며 램프로 진입해 접속도로로 빠져나가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또 목적지 부근에서 주차공간을 찾아 자동으로 주차하는 오토 파크, 모바일 앱이나 키를 이용해 차 외부에서 주차공간에 차를 넣고 빼거나 정해진 위치로 차를 호출할 수 있는 서먼(Summon) 기능도 추가됐다. 아울러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연동해 목적지로 이동하는 경로 상에서 오토파일럿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기능도 들어 있다. 이와 비슷한 기능 중 일부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E클래스, BMW 7 시리즈와 5 시리즈 등에도 이미 적용됐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ADAS를 갖춘 차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는 물론 일부 제한적인 도심 조건에서도 운전자가 직접 주행에 개입하지 않아도 이동이 가능하다. 자동차 사고의 대부분은 운전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ADAS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주변 상황을 끊임없이 파악하고 판단해 즉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 보험협회 부설 고속도로안전연구소(IIHS) 고속도로손해연구원(HLDI)의 2016년 발표에 따르면, 추돌사고율을 전방 충돌 경고 기능 단독으로는 23%, 자동 제동
기능과 결합한 시스템은 39%, 저속 완전 정지 기능까지 포함된 시스템(볼보 시티 세이프티)은 41%까지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로 인한 사망과 부상이 줄어들면 개인의 보험 부담과 보험사의 손해, 사고난 차의 수리, 교통관련 시설 파손에 따른 복구와 관련한 비용이 줄어든다. 아울러 교통사고가 줄어들면 사고처리에 투입되는 경찰 인력을 다른 업무로 전환해 치안유지와 민생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자동차가 충분히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도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교통정체가 줄고 이동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

ADAS의 발달로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더라도 여전히 운전자는 차의 통제권을 지닌다. 제조사도 ADAS 기능이 탑재된 차의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스티어링 휠을 잡도록 경고하거나 스티어링 보조 기능이 해제되도록 설정한다.



나아가 레벨 3에 이르러 주행과 관련한 통제권이 시스템에 넘어가 운전자가 직접 주행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운전자는 시스템의 경고나 안내가 있을 때에는 언제든 운전과 관련한 조작에 개입해야 한다. 이는 레벨 5에 해당하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아닌 이상 모든 차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자동차 회사들은 자사 차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강조하기 위해 ADAS의 장점과 혜택을 주로 강조한다. 상대적으로 ADAS의 한계와 제한조건, 운전자의 책임을 알리는 데에는 소홀하다. 운전자 역시 ADAS가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항상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위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거나 ADAS의 능력을 과신하기 쉽다. ADAS가 의도한 안전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역기능을 낳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2016년 5월 미국 오하이오에서는 오토파일럿이 작동 중인 상태로 주행하던 테슬라 S가 트레일러와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8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위원회(NHTSA)는 해당 사고의 원인이 시스템 결함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NHTSA는 조사보고서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포함해 ADAS를 활용하더라도 운전자가 계속해서 완전하게 교통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사고를 피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운전자는 ADAS 기술에 관해 사용설명서에 있는 모든 설명과 경고를 읽고 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해아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ADAS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려면 운전자가 시스템을 이해하고 제대로 운용하기 위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회계 감사 및 자문업체 KPMG는 레벨 4 자율주행차가 양산되는 시기를 2025년 전후, 레벨 5를 2030년 전후로 전망한다. NHTSA는 2046년까지 자동차 사고 피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자율주행 기술이 목표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이 구현되기까지는 앞으로도 긴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뜻이다. 그 전까지는 ADAS는 완벽하지 않으며 자동차의 주행과 관련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운전자가 져야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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