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인 7세대 A6가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하면서 모델 수를 대폭 늘렸다. 풀 모델 체인지에 버금가는 완성도와 상품성으로 눈길을 끈다. 다양한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키려는 전략으로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하려는 아우디의 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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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6는 수입차 시장의 인기 차종이다. 가장 치열한 경쟁을 하는 중형 세단 세그먼트다. 변덕이 심한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 입맛을 맞추려면 최대한 많은 모델을 갖추는 게 유리하다. 기존 A6는 7개 모델이었다. 엔진은 가솔린 세 종류, 디젤 두 종류로 단순했다. 특수한 고성능 모델인 S6를 제외하면 네 개로 줄어든다. 트림도 두 가지로 단순하다. 파레토 법칙에서 20%에 집중한 셈이다.
A6 페이스리프트는 상황을 역전 시킨다. 기존 7개에서 18개로 가지치기를 했다. 엔진은 두 종류가 추가됐고, 색상도 5가지에서 15개로 다양해졌다. 트림도 성격에 따라 프리미엄ㆍ컴포트ㆍ스포트로 세분화했다. 20%뿐만 아니라 80%까지 커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A6 7세대는 한국에서 누적 판매량이 3만 대를 넘었다. 올해 1월에는 A6 35 TDI가 수입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개선할 요소가 많았다. 20%만 공략해서는 어림 없다. 80%를 챙겨야 한다. A6가 이렇게 모델을 확 늘린 것은 필요인 동시에 필수다.
페이스리프트라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다. 싱글 프레임 그릴의 모서리의 각도를 좀더 날카롭게 다듬었다.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 하단부 그릴도 살짝 변화를 줬다. 헤드램프는 최신 A7과 맥을 같이 한다. 국내 시판 모델은 LED 헤드램프가 기본이다. 테일램프는 디자인은 그대로 두고 LED 위치를 변경했다. 빛이 들어오는 모양이 바뀐 셈이다. 배기 파이프는 원형에서 직각으로 변했다. 세련되고 날카로워졌다.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을 옆에 두고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디테일에 강한 아우디의 강점이 디자인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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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에서 18개 모델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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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실내 공간은 그대로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앞뒤 모두 공간이 넉넉하다. 트렁크도 여유롭다. 패밀리 세단으로 타기에 제격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12.5km로 이전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힘을 키운 대신 연비를 희생했다. 실제 연비는 정직하다. 공인연비 수준이거나 더 높게 나오기 때문에 파워 대비 연비 만족도는 높다.
A6는 최근 몇 달 동안 유로5 엔진 모델을 단종하면서 페이스리프트를 이유로 20%에 가까운 파격적인 할인 판매를 해왔다. 그러면서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지난 4월에는 전달 대비 50% 이상 급감했다. 이제는 신모델이 등장했으니 당분간은 할인이나 프로모션이 아니라 상품성과 완성도로 평가를 받아야 할 때다. A6는 그동안 경쟁차에 비해 수세적인 전략을 취했다.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엔진 라인업을 늘리고, 모델 수를 대폭 늘리면서 공세를 취하기 충분하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에서 E-클래스나 5시리즈를 제치고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 평가는 판매량이 말해 줄 것이다. 대폭적인 모델 확대가 실리와는 거리가 먼 고객 서비스에 그칠지, 시장의 경쟁차로부터 주도권을 뺏어오는 유효한 전략이 될지 지켜 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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