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 중국서 고전하는 '진짜' 이유는
위기의 현대, 중국서 고전하는 '진짜' 이유는
  • 홍성국 인턴
  • 승인 2017.08.04 15:31
  • 조회수 2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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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5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베이징현대는 여름휴가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여름휴가를 이유로 공장 가동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판매실적 부진으로 공장을 멈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올 3월에 가동한지 반 년도 안 된 창저우(滄州)공장을 라인 점검·보완을 이유로 일주일 간 멈춘 적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판매량 부진으로 판매 목표량도 줄였다. 올해 중국시장 판매 목표치를 125만대에서 80만대로 줄인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30만 1277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4% 감소했다. 기아차는 지난해보다 54.6% 감소한 12만 9670 대를 판매했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현대차의 제품 경쟁력이 떨어져 목표 판매량을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가 주된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간 목표치인 80만대를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격적 할인… 하지만 판매량은 '요지부동'

현대차는 올 3월 사드배치 이후 전 차종을 대폭 할인했지만 판매량은 늘어나지 않았다.

베이징현대 셩다


베이징현대의 한 딜러는 “주말인데도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며 “주력 SUV 모델 투셩(한국명 투싼)과 셩다(한국명 산타페)에 각각 현금 할인 2만 위안(한화 약 333만원), 2만 5000 위안(한화 약 416만원)을 제공하지만 판매량은 지난해의 2/3 수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는 차량 교체 보조금도 1만 위안(한화 약 167만원)으로 올렸지만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판매량은 3만 5000 대에 머물렀다. 폴크스바겐, 뷰익, 혼다 등 상위 5개 브랜드의 판매량이 6월 들어 반등한 것과 대조된다.

SUV 시장 폭발적 성장, 현차 SUV 경쟁력은 '0'

업계에선 베이징현대의 부진의 주원인으로 SUV 경쟁력 약화를 꼽는다.

중국 SUV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올 상반기에만 SUV 452만 대가 팔렸다. 2010년 한 해동안 131만 대가 팔린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급격하단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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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성장세와 반대로 현대차의 SUV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SUV 판매량 4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SUV 주력 모델인의 노후화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0년에를 출시한 후 부분 변경 모델만 출시할 뿐 세대교체엔 소홀했다. 실제로 2010년 출시 이후 2014년까지 줄곧 판매량 10위 안에 들던는 2015년 들어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6월에는 812 대를 판매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SUV 162개 모델 중 128위에 머물렀다.

2012년에 출시한 산타페는 같은 달 288대 판매됐다. 2015년 하반기에 투입한 투싼 3세대 모델도 예상보다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SUV 경쟁력은 더욱 약화됐다.

베이징현대는 지난 상하이모터쇼에서 신형를 공개해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하발H6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과 사드보복이 겹치면서 전망은 어둡다.

고급차 시장도 커지는데...제네시스는 '아직'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시장을 놓친 것도 베이징현대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이 늦어지면서 고급차 시장의 수혜를 입지 못했단 것이다.

2010년부터 중국 고급차 시장은 급격히 커졌다. 판매량이 70% 증가했다. 이에 인피니티, 아우디, BMW 등 고급 브랜드는 중국 현지 생산을 늘렸다. 고급차 시장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중국차 시장의 성장세가 5%로 한풀 꺾였지만 고급차시장은 20%에 가까운 증가폭을 보였다. 올해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 어큐라 판매량은 442% 치솟았다. 벤츠와 BMW의 매출액은 1000억 위안(약 16조 8660억원)을 돌파했다.

제네시스 G80


현대차는 내년에 제네시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판매 예정 모델은과 G90과 올 하반기 출시하는 G70이다. 현대차는 현지합자법인이 아닌 독자 판매 법인을 설립해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중국 회사법에 따라 제네시스는 수입차에 적용되는 25%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현대차가 높은 관세를 감수하고 중국에 제네시스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은 중국시장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모델 투입이 다른 제조사에 비해 늦었다”며 “고급차시장 선점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현대는 어떻게 대응하나?

현대·기아차는 판매량 회복을 위해 올 하반기에 신차 5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7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 신형를 투입한다. 올-뉴 베르나와 9세대 소나타의 중국 모델을 출시해 노후화된 모델을 대체할 계획이다. 이번 달엔 합자 브랜드 중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뉴, 국내명 아반떼HD)를 출시했다. 기아차는 다음 달부터 소형차 K2의 크로스오버 버전 K2크로스를 판매한다.

중국 현지 전략 모델을 디자인할 ‘중국통’ 사이먼 로스비를 영입했다. 로스비는 폴크스바겐의 중국디자인센터에서 10년간 근무했다. 폴크스바겐의 중국 전용모델인 산타나, 뉴 라비다, 파사트가 그의 대표작이다. 사이먼 로스비 상무는 루크 동커볼케 전무와 함께 중국 전략모델의 방향성을 세우고 현대차그룹 중국기술연구소 디자이너 육성과 인재 확보에 힘 쓸 예정이다.

커넥티트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IT 기술 선호도가 높은 중국 소비자에 맞춰 중국 최대 인터넷업체와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 오토',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 OS 오토’를 개발했다. 올해 말부터 출시되는 신차에 차례로 적용한다. 현대차는 지난 CES아시아 2017에서 SUV 싼타페에 시범적으로 탑재해 선보였다.

이란터 EV


친환경차 출시로 중국서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2020년까지 전기차 14종을 출시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를 필두로 내년 상반기 전기차 SUV 코나 EV와 니로 EV(기아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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