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PHEV 삼국지' 프리우스 vs. 아이오닉 vs. 볼트
[시승기] 'PHEV 삼국지' 프리우스 vs. 아이오닉 vs. 볼트
  • 이재욱 에디터
  • 승인 2017.09.07 07:18
  • 조회수 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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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제조사들의 셈법은 저마다 다르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배출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해, 혹은 더 강력한 성능을 내기 위해서 만들기도 한다. 의외로 효율과 경제성을 강조하는 PHEV는 몇 종류 없다. 특히 친환경차 바디를 활용하는 차는 손에 꼽을 정도다. 여기 국내에 시판 중인 친환경 PHEV 3대를 한 데 모았다. 내로라하는 연비와 주행성능을 지닌 한·미·일 대표 PHEV 중 최고는 누가 될 것인가?


<삼국지>는 천하의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다퉜던 위·촉·오 세 나라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서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천년이 넘도록 전승돼 많은 이들에게 교훈과 영감을 줬고, 오늘날까지도 소설과 만화, 영화 등으로 각색될 정도로 인기 있다.

어쩌면 ‘라이벌의 대결’은 그 자체로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끄는 모양이다. 각자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라면 더욱 그렇다. 위·촉·오 만큼은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대결이 여기있다. 바로 한·미·일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대결이다.

도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쉐보레 볼트 PHEV, 그리고 현대 아이오닉 플러그인이 힘들게 모였다. 셋 다 2리터 미만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공기저항을 줄인 친환경차 전용 바디를 사용한 것도 공통점이다. 게다가 모두 자기 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글로벌 메이커 출신이다. 하지만 서로의 콘셉트는 상이하다. PHEV의 방향성이 아직까지 모호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방증일 지도 모르겠다. 이들 중 PHEV의 미래를 책임질 주인공을 찾을 수 있을까?


미래적인, 혹은 현실적인 외모



얼추 비슷비슷할 것 같았던 세 대를 모아놓고 보니 당장 생긴 것부터 눈에 띄게 다르다. 단연 눈에 띄는 건 프리우스 프라임. “혼자서 SF 영화를 찍고 있네.” 볼트를 몰고 온 동료 기자가 말했다.

볼트와 아이오닉이 적당히 길 위에서 눈에 띌 모습이라면, 프리우스는 온 도로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햇빛 아래에서 유난히 반짝거리는 진한 청록색 페인트 때문에 더 그렇다. 같은 차체를 공유하는 일반 프리우스와는 앞뒤 디자인이 완전히 다르다. 날카로운 헤드라이트는 4개의 사각형 LED 광원으로 이뤄졌고, 라디에이터 그릴 부위는 투톤 플라스틱을 덮었다. 좌우가 이어진 테일램프와 가운데가 오목하게 파인 뒷유리도 인상적이다. 온 몸으로 ‘나 특별한 차야!’라고 외치는 모양새다. “나는 저건 부담스러워서 못 타겠어. 아이오닉도 충분히 눈에 띄어.” 아이오닉을 타고 온 또 다른 기자가 손사레를 쳤다.



아이오닉과 볼트는 얼핏 보면 아반떼와 크루즈같다. 자세히 보면 친환경차스러운 디테일이 숨어있다. 아 이오닉은 공기저항을 염두에 둬 앞범퍼 모서리를 각지게 깎았다. 외관상으로는 운전석 앞 휀더에 달린 충전구 외에 일반 하이브리드와 동일하다. 딱 한 가지, 비싸지만 효율 좋은 LED 헤드라이트만 빼고.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세 대 중 충전구와 주유구가 모두 같은 방향에 있는 건 아이오닉이 유일했다.

반면 볼트는 좀 더 평범한 내연기관 자동차같다. 라디에이터 그릴 대부분이 플라스틱 패널로 막혀 있긴 하지만, 범퍼 디자인도 요란스럽지 않다. 심지어 다른 라이벌들이 휠에 플라스틱 커버까지 씌워가며 공기저항을 줄이려고 노력한 반면, 볼트는 지극히 평범한 스타일이다. 아니, 오히려 크루즈보다 잘생기고 예쁘다는 생각마저 든다. 패스트백 스타일에 한껏 들려 올라간 엉덩이도 마음에 든다. 동료 기자는 “볼트와 똑같이 생긴 크루즈 패스트백이 있으면 그걸 사겠어!”라며 볼트의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했다. 하지만 높은 숄더라인과 일찍 꺾여 내려오는 루프라인 탓에 뒷좌석 헤드룸과 시야는 나빠 보였다.


개성 뚜렷한 인테리어, 브랜드 색채를 담다



외관만큼이나 실내 디자인도 차마다 다른 모습이다. 가장 무난한 건 이번에도 볼트. 전형적인 쉐보레 듀얼 콕핏 인테리어가 적용돼 다른 쉐보레 모델과 거의 구분할 수 없다. 눈에 띄는 건 아예 회전계가 없는 전용 디지털 클러스터와 파란색 번개무늬 디테일이 부착된 변속 레버 정도.

볼트(Bolt) EV가 ‘미래 콘셉트카가 아닌 현실적인 전기차’를 추구하는 것처럼, 볼트(Volt) PHEV도 굳이 실내에서 친환경차라고 내색하지 않는다. 큰 불만은 없지만 세로로 스마트폰 을 꽂아야 하는 무선충전기는 영 불편하다. 5인치 이상 스마트폰은 끼우기도 어렵고 충전도 잘 되지 않 는다. 셋 다 무선충전기가 장착됐지만 볼트의 것이 기능적으로 가장 떨어진다.



아이오닉도 실내는 차분하지만, 조금이나마 실내 디자인에 차별화를 뒀다. 송풍구 주변에 파란색 띠를 두르고 D-컷 스티어링 휠을 적용한 점이 특징. 현대 차에서 D-컷 스티어링 휠이 적용된 차는 아이오닉과 아반떼 스포츠, 쏘나타 터보 등 3종 뿐이다. 개성의 표현일까, 아니면 나름의 스포티함을 강조한 걸까? 의도가 무엇이든 손에 잡히는 맛이 좋고 직경이 너무 크지도 않다.

충전 관련 버튼 몇 가지 외엔 일반 아이오닉과 똑같다. 당연히 그만큼 편의사양도 빵빵하다. 시승차는 풀옵션에 가까운 3810만원선의 상위 트림 모델. 때 이른 폭염에 가장 반가운 건 통풍시트다. 셋 중 통풍시트는 오직 아이오닉에만 있다. 하지만 운전석 시트를 최대한 낮춰도 머리가 천장에 닿는 것도 아이오닉 뿐이었다.



외관이 가장 튀었던 프리우스는 실내도 남달랐다. 넓은 유리 면적 덕에 개방감이 뛰어난데다 흰색 인테리어가 적용되면서 더 넓은 느낌을 준다. 센터콘솔 주변의 흰색 트림은 좋게 말하면 도자기같고, 나쁘게 말하면 변기같다. 평범한 변속레버 대신 장난감 마이크처럼 생긴 전자식 변속 레버를 센터페시아 쪽에 달았다. 어느 위치로 밀어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레버가 영 낯설지만 쓰다보면 조작이 편리하다.

디스플레이와 계기판까지 모두 정중앙에 위치해 대칭감이 강하다.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생각이었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테슬라처럼 센터페시아 전체를 뒤덮는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달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아예 선택조차 불가능하다. “가장 비싼 주제에 풀옵션도 아니야?” 불평의 목소리도 나왔다.




굳이 웃돈을 줘 가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샀다면 열에 아홉은 경제적인 출퇴근길을 위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 일이 언제나 계획대로는 아니라서, 배터리가 잔뜩 실린 이 차들의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일도 생긴다. 2열 공간활용도는 아이오닉>프리우스> 볼트 순으로 훌륭했다.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뒷좌석 공간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게다가 공간 뽑아내는 실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현대차답게 레그룸도 가장 넓다. 헤드룸이 조금 넓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좁은 게 단점이다. 그래도 뒷좌석에 3명이 제대로 앉을 수 있는 건 아이오닉이 유일하다.



프리우스는 PHEV로 변신하면서 배터리를 위해 길이를 100mm 늘렸지만, 뒷좌석 가운데 자리를 과감히 포기했다. 형식승인도 4인승으로 나 있고, 가운데 안전벨트도 아예 없다. 대신 두 사람에게는 매우 쾌적한 공간이 생겼다. 특히 셋 중 가장 넓은 헤드룸과 탁 트인 시야는 패밀리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볼트는? 말도 꺼내지 말자. 센터 터널에 뻔뻔스럽게 튀어나온 컵홀더 때문에 가운데 자리는 아예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양 옆 두 자리도 성인을 앉히기가 민망하다. 쿠페의 뒷좌석을 생각하면 되겠다. ‘T’자형 대용량 배터리는 볼트에게 긴 주행거리를 선물했지만, 대신 공간을 앗아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이브리드, 아니면 전기차? 같은 PHEV, 다른 셈법



‘하이브리드(hybrid)’라는 말은 원래 잡종이라는 뜻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전기 모터를 얹어 두 가지를 섞어 쓰는 잡종차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그런데 PHEV는 그런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를 또 한 번 섞은 잡종이다. 굳이 따지자면 1/4 내연기관차, 3/4 전기차 라고나 할까. 배터리 용량을 늘려 근거리는 전기차처럼 쓰다가, 장거리를 달릴 때는 충전 걱정 없이 하이브리드차로 변신한다. 항속거리와 충전시간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전기차가 완전히 정착하기 전까지의 과도기적 전기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같은 PHEV라도 회사마다 조금씩 모양새가 다르다. 순수 전기 모드 주행거리는 덤으로 얹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무게를 두는 차 가 있는 반면, 아예 이름부터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 (EREV,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라고 붙 여 전기 주행모드를 강조하는 차도 있다. 아이오닉과 프리우스가 전자에 해당하고, 볼트가 후자다.



볼트는 전기차에 더 무게를 뒀다. 그래서 모터가 가장 강력하다. 모터출력은 무려 149마력. 최대토크도 4리터급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40.6kg.m 이나 된다. 순수 전기 주행거리가 89km라서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해도 엔진을 켜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배터리도 커졌다. 경쟁 모델들의 두 배가 넘는 18.4kWh급이다. 100kg가량 무거운 몸무게도, 비좁은 실내도 배터리 탓이다.

엔진은 102마력을 내지만 주행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배터리를 다 쓰면 종종 혼자 시동 을 걸고 발전기를 돌리다가 이내 꺼지는 식이다. 배터리 용량이 부족한데 강력한 출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구동력을 더한다. 애초에 모터와 함께 쓰는 게 아니라 충전용 보조 발전기의 개념이라 연료탱크 용량도 34L밖에 안 된다. 엔진으로 구동력을 내지 않고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은 효율도 떨어진다. 복합연비는 17.8km/L에 그친다. 전기를 다 쓰면 볼트가 효율과 주행거리 모두 가장 불리하다.



쉐보레가 새로운 개념의 PHEV를 만드는 동안 도요타는 자신의 주특기를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기존 프리우스의 72마력 모터에 31마력짜리 모터를 더했다. 셋 중 유일하게 듀얼 모터 구동계를 갖는다. 큰 모터는 주행을, 작은 모터는 발전을 담당하다 필요할 때는 두 모터가 힘을 합친다.

135km/h까지 전기로만 속도 를 낼 수 있을 정도다. 대신 전기 주행거리는 셋 중 가장 짧아 40km 에 그친다. 98마력을 내는 엔진에 시동이 걸리면 그 때부터는 도요타 하이브리드의 솜씨를 뽐낸다. 뛰어난 하이브리드 효율을 내세워 복합 주행거리는 960km로 셋 중 가장 길다. 게다가 실주행에서는 훨씬 좋은 연비를 내 1200km 이상 주행도 거뜬하단다. 전기차보다는 하이브 리드에 강한 모습이다.



아이오닉은 애초부터 프리우스를 염두에 두고 개발해서인지 콘셉트도 비슷하다. 일반 하이브리드에 추가 배터리와 더 강력한 모터를 더했다. 전기 주행거리는 46km으로 프리우스보다 길지만, 대신 모터 성능은 60.5마력으로 셋 중 가장 떨어진다. 그래서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전기모드에서도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에 시동이 걸린다. “이러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니잖아?” 모터의 약한 출력을 엔진으로 보완하는 게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친환경이라고 놀리지 말아요! 퍼포먼스 대결

친환경차가 지루하다는 건 편견이다. 세상이 어느 땐데... 북극곰의 안위를 걱정하는 운전자도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신나게 달릴 권리가 있다. 출발과 동시에 최고출력·최대토크가 나오는 전기모터의 특성 상 오히려 내연기관보다 재미있는 운전도 가능하다.



셋 중 퍼포먼스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딴 건 볼트다. 함께 시승한 모든 이들이 만장일치로 볼트의 손을 들어줬다. “스포츠카처럼 단단하고 코너링도 매끄러워.” 슬라럼 테스트를 마친 동료 기자가 흡족한 듯 이야기했다. 유럽차 못지않게 탄탄한 서스펜션과 예리한 핸들링을 강조하는 쉐보레는 친환경차라고 예외를 두지 않는다.

볼트는 시트 포지션도 낮고 코너에서도 노면을 놓치지 않았다. 게다가 가속력과 제동력도 셋 중 가장 뛰어났다. 강력한 모터 성능 덕이다. 하지만 댐퍼의 스트로크가 짧고 감쇠력이 높은 데다 셋 중 유일하게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을 사용해 노면이 불규칙한 곳을 통과할 땐 뒤쪽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물론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이오닉도 의외로 운전 재미가 있다. 볼트와 프리우 스는 모두 CVT 변속기를 쓰지만 아이오닉만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쓴다. 최적기어비 대신 직결성을 통한 동력손실 최소화를 노렸다. 엔진의 회전질감은 거칠지만 치고 나갈 때는 경쾌하다.

차체 뒤쪽에 고르게 깔린 배터리 덕에 무게배분도 안정적이다. 부드러우면서도 휘청이지 않고 단단하면서도 신경질적이지 않아 컴포트와 스포츠의 밸런스가 좋다. 차체 무게를 생각하면 조금 더 감쇠력이 높아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사람이 아이오닉에 만족한 건 아니다. “방금 볼트를 타고 와서 그런가, 별 감흥이 없네. 너무 무겁고 뒷바퀴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해. 언더스티어가 심한 느낌이야.”



솔직히, 프리우스 프라임만큼은 퍼포먼스를 논하기가 쉽지 않다. 평화로운 프리우스의 운전석에 앉아있으면 빠르게 달릴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심지어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가속페달을 얼마나 밟으면 엔진이 돌아가는지 표시해 준다. “속도를 내는 게 큰 죄악처럼 느껴져 시원하게 밟을 수가 없네.” 동료 기자는 프리우스를 운전할 때는 경건한 환경수호정신밖에 남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프리우스도 파워모드를 켜면 제법 민첩하게 움직인다. 연비를 위해 15인치 저저항 타이어를 끼워 휘청거리기는 하지만 셋 중 가장 무게중심이 낮고 급선회에도 안정적이다. “슬라럼을 해 보면 의외로 움직임이 좋아. 미끌거리는 CVT 질감이 어색 하지만 가속력도 제법이고.” 아이오닉의 코너링이 불만이었던 기자는 오히려 프리우스 프라임을 높게 평가했다.


당신에게 맞는 PHEV는?



“그래서, 어떤 차를 살 거야?” 모든 시승을 마치고, 결정의 시간이다. 세 차는 모두 나름의 확실한 매력 을 지녔다. 전통의 하이브리드 강호 프리우스 프라임은 하이브리드 연비와 복합 주행거리, 전기차 콘셉트에 집중한 볼트 PHEV는 전기 주행거리와 퍼포먼스, 그리고 후발주자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가격대비 뛰어난 상품성과 성능이 무기다.

“나는 아이오닉.” “나도.” 의외로 두 기자는 하나로 의견이 모아졌다. “아이오닉은 모든 면에서 평균이야. EV 모드로 프리우스보다 멀리 가고, 엔진이 돌아가도 볼트보다 연비가 좋아. 퍼포먼스도 나쁘지 않고, 공간도 그럭저럭 괜찮았지.” “무엇보다 가격이 매력적이야. 보조금을 받고 2000만원대에 살 수 있는 건 아이오닉 뿐이야. 게다가 통풍시트도 있고. 통풍시트는 중요하다고.”

결과가 싱거워 조건을 조금 바꿔봤다. “만약 우리가 경기도에 살고, 서울로 출퇴근을 해야 한다면?” “그러면 당연히 볼트지.” 아이오닉을 선택했던 두 기자가 입을 모았다. 전기로만 89km, 에어컨이나 히터를 켜지 않으면 100km까지도 전기로 갈 수 있는 볼트 PHEV는 출퇴근 거리가 긴 사람 에게 가장 적합했다. “하지만 볼트를 패밀리카로 쓰 긴 좀 그래. 뒷좌석도 좁고. 계산기를 잘 두들겨 봐 야겠지만 장거리 갈 일이 많으면 아무래도 불리하겠지?”



“너는 어떤 차를 살 건데?” 동료기자가 물었다. “나는 프리우스지. 아무리 맛집이 많아져도 원조집에는 원조만의 맛이 있다고.” 기자가 답했다. “하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만 따지고 보면 꼭 원조도 아니잖아.” “그래도 하이브리드라면 역시 믿고 타는 도요타야. 30km/L은 가뿐히 넘는 실연비로 초기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어.” “하긴... 눈에 띄는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프리우스도 매력적이지. 아이오닉이나 볼트는 아직 실험적이고 미완성이라는 느낌이 있지만 프리우스는 이미 완생이니까.” “만약 중고로 되 판다고 해도 다른 차보다는 프리우스가 제값을 받지 않겠어?” 중고차 이야기까지 나오자 동료들도 납득 했다.

PHEV는 여전히 낯설다. 이 차들이 미래 모빌리티의 현실적 대안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현재 주어진 차 들은 저마다 최선의 실력을 뽐냈다. 어느 하나의 절대적 우위를 논할 수 없었다. 상황에 따라 유·불리를 따질 수는 있겠다. 결국 어떤 차를 살 것인가? 선택은 언제나 늘 그랬듯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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