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판매 1위 현대 그랜저IG의 그림자...소비자는 호구?
[칼럼]판매 1위 현대 그랜저IG의 그림자...소비자는 호구?
  • 이병주 에디터
  • 승인 2017.09.22 13:30
  • 조회수 6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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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 차종 판매 1위 모델인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IG)의 품질에 비상이 걸렸다. 출시 초기 시트 주름으로 소비자들의 속을 썩인데 이어 헤드라이트, 냉각팬 결함 그리고 최근 8단 자동변속기 결함까지 발견됐다. 7개월 연속 1만대가 팔리는 대기록을 세우다 지난 8월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그랜저는 국내 중상층을 대표하는 세단이다. 대기업 임원이 되면 제공되는 차가 그랜저이다.

이런 그랜저의 인기에 비해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품질을 등한시하고 판매만 집중한 것은 아니냐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잇단 리콜과 늑장 대응으로 얼룩진 이미지를 만회할 수 있을까?


문제는 판매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질이다. 소위 ' 잔고장'이 너무 많다. 쏟아지는 계약 때문에 생산 관리에 빈틈이 생긴 걸까? 신형 그랜저 품질에 적색 경보가 감지됐다. 출시 초반부터 소비자 불만이 속출했다. 시트 주름, 헤드라이트 냉각팬, 뒷좌석 잡소리, 어라운드 뷰 모니터 불량 등 한두 건이 아니다. 최근에는 현대차 모델 가운데 처음 단 전륜 구동 8단 자동변속기가 말썽이다. 앞서 언급된 편 의장치 불량과는 달리 주행 성능 및 안전과 밀접 한 관련이 있다. 자칫하면 리콜 같은 조치가 필요 할 수도 있다.

기존 품질 불량이 안전과 큰 관련이 없는 사소한(?) 부분인 점에 변속기 결함은 상황이 다르다. 요즘에는  최신형 8단 자동 변속기 결함으로 구매자의 속을 썩이고 있다.  올 초부터 동호회를 통해 신형 그랜저 변속기 결함 문제가 제기됐다. 6세대 그랜저는 지난 11월 출시됐다. 해당 모델은 3.0L 및 3.3.L 엔진이 탑재되는 고급 라인업이다.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는 2.4 모델과 8단 자동변속기가 달린 2.2 디젤 모델은 증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상은 기어가 5단에 고정되는 현상이다. 일단 증상이 발생되면 수동모드로 조작을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제보자들에 의하면 갓길에 차를 주차 후 시동을 껏다 키면 잠시 증상이 해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는 이 증상을 제보한 동호회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진 후 8월 중순내로 해결 방안을 내놓겠다 답변했다. 기어가 고정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션 오일이 충분히 예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시 센서 오류가 발생될 가능이 있다고 밝혔다.



해결 방안은 개선된 로직 시스템을 통한 프로그램 업그래이드다. 문제점을 인정하고 소비자들에게 통보하는 리콜이 될지, 자발적으로 정비소를 방문하는 소비자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상수리가 될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9월 중순 현재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


더구나 일교차가 심한 요즘, 차량이 냉각된 상태에서 출근을 위해 시동을 걸고 주행에 나서면 변속기 충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정비소들은 현대차로부터 하달받은 방침이 없어 증상을 겪는 일부 소비자들만 애타고 있다.

아직까지 변속기 결함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진 경우는 보고된 바 없다. 발생했어도 소비자가 모를 수 있다. 자신의 운전 미숙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 이다. 문제는 현대차의 대응이다. 무상보증 기간인 점을 들어 정비 사업소를 방문해 큰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에 한해 무상 수리를 해준다. 기존 부품 문제로 쇽업소버 개선품을 만들었지만 '리콜'은 하지 않는다. 바쁘거나 동호회 시스템을 잘 모르는 소비자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주행을 해야 한다. 이런 무상수리를 소비자에게 일일이 우편이나 문자 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현대차의 고급 준대형차를 사주고 품질 테스트를 해주는 봉 (?) 역할을 하는 셈이다.

품질에 적색 경보가 감지된 그랜저는 지난 8월 6609대로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  지난  7월에는 1만대 벽이 무너졌지만 전차종 1위를 달성했다.

그랜저의 1만대 판매 행진은 출시된 다음달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신형 그랜저는 인기만큼이나 많은 이슈를 낳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운전석을 포함한 전 좌석 시트 주름이다. 뿐만 아니라 AFS 경고등, 뒷좌석 잡 소리 같은 사소한 품질 불량으로 소비자를 괴롭혀 왔다. 빈번하게 켜지는 AFS 경고등은 헤드램프 냉 각팬 혹은 다이나믹 벤딩라이트 이상으로 발생한 다고 알려졌다. 현대차는 특히 뒷좌석 잡소리 문제를 호소하는 소비자에게는 '입막음' 용으로 리어 쇽업소버 개선품을 달아주기도 한다. 일부 극성 소비자에게 한해서다.

더 희한한 것은 본인 차가 무상수리 대상인지 알기 위해 현대차 서비스 상담사에게 연락하면 복잡 한 '차대번호'를 일러줘야 한다. "제 차 번호가 이렇고 언제 출고됐는데 서비스 대상이 되나요?"라고 물어봐야 소용이 없다. 반드시 주차장에 내려가 깨알 같이 적혀 있는 17자리 차대번호를 적어와야 한다. 쇽업소버 개선품 교체를 원할 경우 어느 정비소는 군말 없이 해주는가 하면, 어느 정비소는 증상이 나타나야 해 준다.

일부 극성 소비자도 문제다. '떼를 쓰다'보면 공짜 로 부품을 교환해주는 것을 악용해 더 과한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누구는 서비스 쿠폰을 추가로 주고 나는 안 주냐"는 식이다. 이는 성실하게 근무하는 현대차 직원들과 양심적인 소비자들 간에 마찰까지 번진다. 국내 뿐 아니라 수출차의 품질 만족도를 위해서라도 현대차의 책임 있는 태도와 대책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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