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프랑스의 작은 거인, 푸조 2008 GT 라인
[시승기]프랑스의 작은 거인, 푸조 2008 GT 라인
  • 최정필 에디터
  • 승인 2017.09.06 14:21
  • 조회수 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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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는 프랑스인들의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받는 브랜드다. 푸조의 사자 엠블럼은 프랑스인들에게‘이런 멋진 차를 만드는 우리 브랜드’를 뜻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유독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 시승해본 기자들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리지만 일반 고객들에겐 낯설기만 하다. 그러한 낯선 감정을 극복하게 해준 2008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국내 소비자가 느끼는 푸조의 가장 난해한 부분은 역시나 변속기다. MCP로 불리는 반자동 변속기의 변속감은 쉽게 익숙해지기 어렵다. 수동변속기 기반인 탓에 조금만 방심하면 울컥거린다. 이런 변속기가 푸조의 라인업의 대다수에 적용된다. 수동변속기가 사라져가는 국내 실정에서 반기기 힘든 구성이다.



2008 역시 그런 변속기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성격 자체는 완벽하게 변화했다. MPV에 가까웠던 기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디자인부터 남성미를 물씬 풍긴다. 그릴의 디자인부터 시작해 범퍼는 완전히 변화했다. 기존의 초식남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시승차는 GT 라인. 푸조 고성능 라인업의 디자인을 일부 반영하면서 더욱 강렬해졌다.

후면부 디자인의 포인트는 테일램프다. 한등급 위의 3008만큼 강렬한 변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테일램프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면발광 부위가 늘어나면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반면 인테리어에서는 큰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 기존 2008에서부터 푸조의 차세대 인테리어가 적용된 탓이다. 아이-콕핏(i-Cockpit)으로 불리는 푸조의 인테리어는 스티어링 휠의 지름을 최소화해 조향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작아진 스티어링 휠 덕분에 계기판 역시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도 시인성에 문제가 없다. 오히려 정제된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성능에서는 조금 심심함이 느껴진다. 1.6L 디젤엔진을 얹었지만 최고출력 99마력, 최대토크는 25.9kg.m을 발휘한다. 강력한 성능보다는 크기에 맞춰 실용적인 구성이다. 그렇다고 가속력이 답답하지도 않다. 최대토크가 실용 영역대에서 꾸준하게 나오기 때문에 오르막에서도 꾸준한 힘을 발휘한다. 거기에 랠리로 내실을 다져온 푸조의 기술이 접목됐다. 과격한 코너에서 약간의 롤링이 느껴지지만 차체를 지지하는 힘은 탄탄하다.



시선이 가는 부분은 그립컨트롤이다. 국내에선 부분 변경을 거친 후에나 추가됐다. 사륜구동은 지원하지 않지만 앞바퀴의 구동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한다. 굳이 진창길을 달리지 않는다면 차가 빠질 걱정 역시 없다. 도심형 SUV라는 타이틀로 덩치값 못하는 차량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팔방미인인 셈이다.


기존의 푸조 2008은 얌전하고 푸근한 사자였다. 날카로운 면모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기초체력이 탄탄한 옆집 아저씨라고 표현하면 적절하다. 반면 GT라인으로 돌아온 신형 2008은 다부진 몸매의 만능 엔터테이너다. 튼튼한 기초 체력에 균형 잡힌 몸매를 갖고 때로는 날렵하게, 때로는 묵직하게 움직인다. 우리가 푸조 2008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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