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왕년에 날렸던 QM3, 소형 SUV 2라운드는?
[시승기]왕년에 날렸던 QM3, 소형 SUV 2라운드는?
  • 이병주 에디터
  • 승인 2017.08.25 15:48
  • 조회수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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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더 큰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를 하거나, 더 나은 삶을 바라며 이직을 결심할 때 모두 결단이 필요하다. 결과는 알 수 없다. 추측만 가능하기 때문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바보같이 손해만 본다며 주변에 만류도 잦아진다.

르노삼성은 국산차 최초로 타지에서 생산된 모델을 들여와 팔았다. 다양한 추측이 있었으나 결과는 대성공. QM3는 황무지와 같던 시장을 개척해 냈다. 이에 대앙해 다양한 경쟁모델이 들어서고 있다. 소형 SUV 2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다. 통찰력을 발휘했던 르노삼성은 어떤 자세로 대응할까?



소형 SUV 시장이 달아 오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은 르노삼성 QM3, 쌍용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 그리고 최근 합류한 친환경 SUV 기아 니로까지 4개 차종이 경합을 벌여왔다. 지난 2013년 막바지에 출시된 르노삼성 QM3가 소형 SUV 시장의 문을 처음 열고 4년이 지난 지금,이  세그먼트 시장의 규모는 10배 이상 성장했다.



서브 컴팩트 SUV, 이른바 소형 SUV 시장의 원조는 쉐보레 트랙스다. 2013년 2월 출시됐다. 출시 초반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QM3 출시 서너 달 전부터 500여대에 그치기 시작했다. QM3가 출시되면서 월 3천 대씩 팔리는 소형 SUV 시장이 열렸다.

르노삼성 QM3는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시절에 과감한 도전으로 새 시장을 개척했다. 시간이 지난 만큼 약점이 많이 노출됐고 신선도는 떨어졌다. 현대 코나 같은 새로운 경쟁자들이 속속 진입하면서 경쟁이 다소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 13일 마켓 리더인 현대자동차가 소형 SUV 코나를 선보였고, 다음달에는 기아자동차 스토닉까지 합세했다. 올 하반기부터 6대 모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르노삼성 QM3는 부산 공장이 아닌 르노의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된다. 사실상 수입차다.   르노삼성 배지를 달고 판매망을 이용해 국산차로 분류된다. 일본 닛산의 쥬크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연비가 좋은 효율적인 디젤 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무장했다. 데뷔 당시 매우 파격적이고 센세이션 했다. 하지만 세월은 이길 수 없다. 다양한 신모델 출시는 물론, QM3보다 오래된 원조 트랙스 마저 올해 페이스 리프트를 단행했다. 이에 맞서 QM3도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내놓았다.



QM3는 출발부터 패널티를 안고 시작했다. 타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선적해와 판매하는 방식은 환율 문제 뿐만 아니라, 물량을 공급하는데 매우 불리하다. 극단적인 물량 부족의 예로 지난 2월을 들 수 있다. 들어오는 QM3가 없었기 때문에 단 2대가 팔렸다. 해당 월은 르노삼성이 소형 전기차 트위지 5대를 홍보목적으로 들여왔다. 트위지보다 조금 팔린 QM3는 현대차 벨로스터와 나란히 국산차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부 언론 혹은 블로거는 이런 속사정 없이 오직 숫자로 QM3를 평가하기도 했다.

패널티가 있음에도 잘 나갈 때는 월 4천 대 가까이 팔렸다. 2014년 6월 3971대가 팔리며 당시 국산차 판매 11위를 기록했다. 티볼리 출시 전 소형 SUV 월간 최다 판매량이다. 누적 판매량은 2013년 1216대를 시작으로 2014년 1만 8191대, 2015년 2만 4560대, 2016년 1만 4185대,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4573대를 기록 중이다. 2013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6만 2725대가 팔렸다.



2만 4560대가 팔리며 정점을 찍은 2015년은 쌍용 티볼리가 출시된 해다. 2015년 1월 출시된 티볼리는 첫 달 2312대를 기록했는데, 같은 달 QM3는 1642대가 팔렸다. 현재 월 4~5천 대에 달하는 티볼리 판매량은 가솔린 뿐만 아니라 디젤, 길이를 늘린 티볼리 에어까지 모두 합한 것이다. 디젤 라인업만 판매 중인 QM3는 당시 신차효과 ‘버프’를 받던 티볼리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QM3는 아직도 한가지 메뉴만 고집 중이다. 경쟁 모델들은 가솔린과 디젤 등 최소 두 가지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티볼리는 길이를 늘린 또 하나의 바디형태까지 선보이고 있고, 친환경 SUV 니로는 하이브리드와 PHEV까지 투입하고 있다.



한가지 메뉴지만 맛은 확실하다. QM3는 출시때부터 1.5디젤과 DCT 조합을 고수해 왔다. 1.5 직렬4기통 싱글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6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조합, 앞바퀴를 굴린다. 엔진은 유로5에서 지난 2015년 11월 유로6로 변경됐다. 5세대 유러피언 1.5 dCi 엔진은 르노, 닛산, 벤츠 등 27개 차종에 적용돼 1천 만대 이상이 팔렸다.



까다로운 유로6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음에도 연비는 여전히 탑 클래스를 자랑한다. 디젤 엔진이 탑재되는 모델 중 QM3는 복합연비 17.7km/리터로 가장 높다. 티볼리가 14.7km/리터, 트랙스가 14.6km/리터를 기록 중이다. 코나와 스토닉은 아직 출시 전이기 때문에 알 수 없으나, 과연 QM3보다 높을까란 생각이 든다. 범주를 디젤 엔진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사용 중인 니로(19.5km/리터)는 제외했다.



1.5리터급 이지만 출력이 하향 셋팅된 엔진 마력, 높은 기어비와 변속 타이밍 등 QM3는 오직 ‘연비’를 위한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동변속기 기반으로 뛰어난 변속 타이밍과 높은 연료효율을 자랑하는 DCT도 QM3 안에서는 온순히 변했다.

마치, 푸조 ·시트로엥의 MCP 변속기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되도록이면 엔진 파워를 충분히 발휘한 다음 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듀얼클러치 변속기들이 매우 성급하게 다음 기어를 물어버리는 것과는 상반되게 매우 여유롭다. 변속 시점이 느긋할 뿐 기어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체결된다.





QM3의 최고출력인 90마력은 경차와 비슷한 파워다. 반면 최대토크가 22.4kg.m로 2배 이상이 높다. 고속도로 위에 올랐을 때 시속 140~150km/h 주행 영역에서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물론 급발진 혹은 추월가속이 폭발적이 진 않다. 그럼에도 추월차선을 막거나 통행 흐름에 방해를 주는 차량을 추월하기 크게 부족하지 않다. 여유롭기 때문에 조금 답답하고 아쉬운 주행 성능은 뛰어난 경제성으로 보답 받는다.



독특한 방식의 크루즈 컨트롤, 한글화가 미적용 된 주행 정보창 등 한국 감성과는 조금 거리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반면, 네비게이션을 포함한 멀티미디어는 삼성 태블릿PC가 사용된다. 상단의 버튼으로 돌출시켜 일반 태블릿처럼 사용도 가능하다. 사용 편리성은 두말하면 입아프다. 별도의 내장형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공부없이 동승자도 손쉽게 목적지 검색이 가능하다. 값만 비싸고 업데이트까지 까다로운 타사 혹은 수입차 네비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한편, 지난 3월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르노 캡처(Captur)가 공개됐다. 배지만 다를 뿐 QM3의 쌍둥이 모델이다. 지난 26일 '뉴 QM3'가 국내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캡처 덕분에 미리 예습이 가능했다. 아쉽게도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추가나 변경은 없었다.

반면, 기존 테마가 더욱 강화됐다. 디자인이다. 램프류 업그래이드가 눈에 띈다. C자 형태 LED 주간주행등(DRL), 3D타입 LED 헤드램프, LED 전방 안개등,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 LED 방향지시등 등 발광하는 빛 대부분은 모두 변했다. 해가 떨어진 후 가장 고급스러운 SUV로 변모할 예정이다.



SUV임을 강조하기 위해 앞·뒤 범퍼 하단에 스키드 플레이트가 추가됐고, 실내 가죽 시트는 나파 무늬를 더했다. 이 외에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 전방 경보장치 등 안전 장비 신규 사양이 기본 적용됐다. 그럼에도 기본 SE 트림은 가격을 동결, 상위 트림도 인상을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QM3가 새로운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지 4년이 지났다. 이제는 정말 실전이다. 어늘한 한국말도 용납이 안되고 김치를 못먹겠다며 손서리쳐도 안된다. 소형 SUV 2라운드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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