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공장 가동 전면 중단, 원인은?
현대차 中 공장 가동 전면 중단, 원인은?
  • 안혜린 인턴
  • 승인 2017.08.30 12:12
  • 조회수 128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의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가 현지 부품업체의 납품 중단으로 1~4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생산 중단은 자동차 업체에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온다. 현대차는 생산 중단의 원인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를 꼽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이와 사뭇 다르다.

자동차 시장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중국 소비자 취향에 대응하지 못한 현대차의 상품 전략을 들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소형 SUV와 RV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데 현대기아차는 이런 상품군을 제 때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29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올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본격화된 이후 판매가 급감하면서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 이에 중국 현지 부품업체에 대금 지급을 미루자 부품사가 납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부품사에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 공장 가동이 잠시 멈춘 것"이라고 해명했다.



올해 충칭 중국 5공장 가동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 현지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현대차로서는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했다. 현지 협력업체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납품업체가 부품 공급을 중단해 공장이 멈췄다는 점은 현대차를 둘러싼 중국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증거다.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 실추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생산 공정은 일부 부품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제작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판매량(42만9000대)이 전년 대비 47% 급감하며 고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중국 판매가 전년 대비 52.2% 급감했다. 4~6월 무려 60%대까지 줄었다.중국에 진출한 해외 자동차 업체 가운데 최악의 실적이다.

이에 현대차는 올해 중국 목표 80만대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6월 100여명 수준의 중국 시장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7월 충칭공장 완공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면서 판매를 독려했다.

전문가들은 사드 이외에 현대기아차의 상품 전략이 이런 판매 급감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SUV 시장 폭발적 성장, 현차 SUV 경쟁력은 ‘0’

업계에선 베이징현대의 부진의 주원인으로 SUV 경쟁력 약화를 꼽는다.

중국 SUV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올 상반기에만 SUV 452만 대가 팔렸다. 2010년 한 해동안 131만 대가 팔린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급격하단 걸 알 수 있다.

ix35


시장의 성장세와 반대로 현대차의 SUV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SUV 판매량 4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SUV 주력 모델인의 노후화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0년에를 출시한 후 부분 변경 모델만 출시할 뿐 세대교체엔 소홀했다. 실제로 2010년 출시 이후 2014년까지 줄곧 판매량 10위 안에 들던는 2015년 들어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6월에는 812 대를 판매해 중국에서 판매되는 SUV 162개 모델 중 128위에 머물렀다.

2012년에 출시한 산타페는 같은 달 288대 판매됐다. 2015년 하반기에 투입한 투싼 3세대 모델도 예상보다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SUV 경쟁력은 더욱 약화됐다.

베이징현대는 지난 상하이모터쇼에서 신형를 공개해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하발H6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과 사드보복이 겹치면서 전망은 어둡다.

고급차 시장도 커지는데…제네시스는 ‘아직’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시장을 놓친 것도 베이징현대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국 진출이 늦어지면서 고급차 시장의 수혜를 입지 못했단 것이다.

2010년부터 중국 고급차 시장은 급격히 커졌다. 판매량이 70% 증가했다. 이에 인피니티, 아우디, BMW 등 고급 브랜드는 중국 현지 생산을 늘렸다. 고급차 시장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중국차 시장의 성장세가 5%로 한풀 꺾였지만 고급차시장은 20%에 가까운 증가폭을 보였다. 올해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 어큐라 판매량은 442% 치솟았다. 벤츠와 BMW의 매출액은 1000억 위안(약 16조 8660억원)을 돌파했다.

제네시스 G80


현대차는 내년에 제네시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판매 예정 모델은과 G90과 올 하반기 출시하는 G70이다. 현대차는 현지합자법인이 아닌 독자 판매 법인을 설립해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중국 회사법에 따라 제네시스는 수입차에 적용되는 25%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현대차가 높은 관세를 감수하고 중국에 제네시스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은 중국시장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모델 투입이 다른 제조사에 비해 늦었다”며 “고급차시장 선점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판매량 회복을 위해 올 하반기에 신차 5종 출시, 중국 모델 디자이너 영입, 커넥티드카 개발, 친환경차 출시 등을 시행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