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YSLER 200C
CHRYSLER 200C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08.17 11:52
  • 조회수 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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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스타일 + 9단 변속기 ... 첨단 기술의 복합체 

200 뒤에는 등급에 따라 CㆍS 등 알파벳이 붙어 있다. 시승차는 200C 모델이다. 기자는 %를 붙이고 싶다. 그동안 알고 있던 크라이슬러 중형차의 모습과는 다르게 이곳저곳 많이 바뀌어서, 200% 이상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숫자는 참으로 묘하다. 수량을 표현하면서, 경우에 따라 문자 이상의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자동차 이름에도 숫자는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주로 쓰이는 숫자인 차의 크기와 배기량의 조합은 쉬운 이름이다. 그 뜻을 짐작하기 힘든 경우도 종종 있다. 과거 모델인 아우디 100이나 BMW 2002, 사브 9000 등은 그 숫자의 의미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기 힘들다. 크라이슬러 300도 그 중 하나다. 예전에 있던 모델의 이름을 다시 부활 시켰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300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300은 1955년 처음 나왔을 당시 3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엔진 용적이 300 세제곱 인치를 넘겼다고 해서 붙였다는 말도 있다). 200은 중형 세단이다. 300이 크라이슬러를 대표하는 대형 세단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생긴 이름이다. 아래 모델은 조금 낮은 숫자를 붙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 이름은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300의 아래급 숫자라고 하기에는 200에 담긴 의미가 매우 크다.

200 뒤에는 등급에 따라 CㆍS 등 알파벳이 붙어 있다. 시승차는 200C 모델이다. 기자는 %를 붙이고 싶다. 그동안 알고 있던 크라이슬러 중형차의 모습과는 다르게 이곳저곳 많이 바뀌어서, 200% 이상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200의 시초는 1995년 등장한 세브링이다. 세브링은 3세대를 거치며 2010년까지 생산됐다. 2010년 세브링의 후속으로 나온 200은, 이름은 바뀌었지만 세브링의 뼈대를 사용하면서 세브링의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신형 200은 피아트의 알파로메오 플랫폼을 채용한데다 스타일까지 완전히 달라졌다. 세대 수로는 2세대이지만 지금 모델이 진정한 1세대 200이라고 여길 만하다. 게다가 국내에는 200 초기 모델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스타일 변화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지금은 좀 무뎌졌지만, 과거 크라이슬러는 디자인에 있어서 파격의 대명사였다. 200을 보니 크라이슬러의 파격 본성이 되살아난 것 같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평범하지 않은 기운이 얼굴 전체에서 스며 나온다.

스타일은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의 조화’로 요약할 수 있다. 선 하나하나는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그것들이 모여 날렵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뭉툭하고 부피감이 느껴지는 300과는 정반대로 날씬하고 뾰족한 느낌이다. 그릴과 범퍼의 공기 흡입구를 가로로 가로지르는 두툼한 크롬 라인이 아래위로 리본 모양(또는 아령이나 눕혀 놓은 모래시계)으로 대칭을 이루는데 상당히 독특하다. 여기에 매서운 눈매의 헤드램프가 더해져 미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뒤쪽은 C필러 라인이 트렁크 리드까지 거의 일자로 이어지는데, 요즘 유행하는 해치도어가 달린 쿠페를 보는 듯하다.





▎최신 유행인 해치도어가 달린 쿠페를 보는 듯하다.
200% 고급스럽게 진화한 실내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곳곳에 많은 수납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변화는 실내로도 이어진다. 기존 모델과 다르게 매우 고급스럽다. 300에서 이어진 인테리어 고급화가 200으로 그대로 승계됐다.





▎다이얼식 변속기와 센터페시아 뒤쪽 수납공간이 인상적이다.





▎패밀리 세단의 기본기에 충실한 넉넉한 뒷좌석.
실내는 베이지톤의 가죽을 입혀놓아서 그런지 더 화사하다. 대중차에서 고급차로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단박에 읽을 수 있다. 실내는 각종 기능은 물론이고 새롭게 꾸며보고자 하는 시도로 가득하다. 변속 레버는 로터리식 다이얼이다. 다이얼을 좌우로 돌려 변속기를 조절한다. 재규어 XF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 레버가 없어진 센터터널은 말 그대로 터널처럼 깊고 긴 수납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그 위에 이동식 컵홀더가 수납공간의 커버 역할을 한다. 필요에 따라 컵홀더를 움직이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센터 페시아는 경사지게 눕혀 놓았다. 그 밑에 또 넉넉한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센터페시아 하단 수납공간 바닥에 깔려 있는 작은 고무매트에는 디트로이트 도심 스카이라인을 새겨 놓는 등 감성적인 부분에도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2.4L 가솔린 엔진은 무난하고 적절한 성능을 발휘한다.
200은 2.4L 가솔린 엔진을 얹고 있다. 이름하여 ‘멀티에어2 타이거샤크’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84마력, 최대토크는 23.9kgㆍm로 중형차에 있어서 여유롭고 무난한 성능을 발휘하는 스펙을 갖췄다. 최첨단 엔진은 아니지만 10여년 동안 문제점은 개선하고 내구성을 다듬은 검증받은 엔진이다. 변속기는 자동 9단. 단수로만 따지면 이제 막 자동차 시장에 도입되기 시작한 최첨단 변속기다.

2011년부터 수입 중형 세단 시장의 대세는 디젤 엔진이지만 중형 패밀리 세단은 아무래도 가솔린이 부담 없고 편안하다. 게다가 200은 2.4L라 힘에 여유가 있다. 가속은 매끈하고 부드럽다. 강하게 치고 나가는 박력보다는 여유롭게 밀어붙이는 은근한 추진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결합은 크라이슬러에 있어서는 유럽식 운동 성능을 받아들이는 기회가 되었다. 200은 미국과 유럽 감각의 장점만 끌어모아, 안정성과 편안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승차감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가운데 부드러움 쪽으로 좀더 기운다. 가솔인 엔진인데다가 방음이 잘 되어 있어서 조용하다. 스타일을 보면 스포츠 세단 감각이 충만한데, 승차감은 패밀리 세단의 기본기를 철저히 따른다.

요즘 같은 경쟁 시대에는 하나라도 더 담아야 주목 받을 수 있다. 200에도 꽤 많은 고급첨단기능이 있다. 완전히 정지까지 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전방 추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경고는 물론 자동 복귀 기능까지 갖춘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 평행ㆍ수직이 가능한 자동주차 보조 시스템 등등이다. 상향 평준화라고 볼 수 있지만, 차급이 높아진 데 따라 그에 맞는 고급 장비를 채웠다.

과거 크라이슬러의 중형차는 대중차급이었다. 그런데 200은 한 단계 높아진 시장을 공략한다. 확실히 고급스러워지고 좋아졌다. 기대 이상의 변화에 놀라며 100점 만점에 200‘점’을 주거나, 200‘+α’를 외칠지도 모를 일이다. 200은 단순히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생각하는 의미나 느낌은 제각각이다. 이름에서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만으로도 크라이슬러의 작명은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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