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미리 보는 벤츠,BMW,폴크스바겐 자율주행차 디자인
[칼럼]미리 보는 벤츠,BMW,폴크스바겐 자율주행차 디자인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9.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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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칼럼니스트

자율주행차 시대에 맞춰  거시적 안목으로 트렌드 세터 입장에 서고자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중 브랜드들은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기에 그들은 벤치 마커에 머문다. 현재 독일 대표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폴크스바겐은 다각적인 방법으로 자율주행차 시대의 해법을 제시한다. 곧 도래할 미래 자동차 서막이 그들에 의해 시작되고 있다.



F015 Concept은 거주 공간에 초점을 맞춘다. 직접 운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동차 실내의 용도는 무궁무진하게 많아진다.

메르세데스-벤츠 

F015 Concept,2015 

벤츠 회장 디터 제체는 F015를 통해 미래 운송수단을 '모바일 리빙 스페이스'로 규정한다. F015는 벤츠가 제시하는 자율주행 럭셔리 모델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고급스러운 라운지 라이크(Lounge-like)를 표방한다. 오픈 포어 마감으로 벤딩한 월넛으로 거실의 마루처럼 바닥을 장식한다. 크롬 가공한 알루미늄과 나파 가죽으로 감싼 라운지 스타일 시트는 최신 건축 인테리어 트렌드와도 밀접하다.

벤츠가 제시하는 자율주행차는 리빙룸 콘셉트답게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잘 고려했다. 라운지 체어는 탑승자가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도록 회전이 가능하다. 6개의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인스트루먼트 패널, 측면 도어, 트렁크 격벽에 달아 공간을 디지털화한다. 인테리어 공간 자체가 거대한 멀티미디어다. 탑승자와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외부환경에서의 상호작용을 고려했다.

그릴이 필요 없는 전기차 특성상 전후방 범퍼에 LED 필드를 갖췄다. 자율주행 시에는 파란색이 점등되고 매뉴얼 주행 시에는 하얀색 불이 들어온다. 후방 LED 디스플레이는 전방 교통상황을 짧은 메시지로 표시하는데, 'STOP' 혹은 'SLOW' 같은 사고예방을 고려한 기능이다. 보행자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갑작스럽게 도로를 가로지르려는 보행자가 등장하면 전방 LED 디스플레이는 물결치는 빛으로 연쇄적인 알람을 내보낸다.

도로 상황이 안전하다는 판단이 든 후에는 '지나가도 좋다'는 음성 메시지를 보행자에게 들려준다. 또는 드라이버와 아이컨택을 하듯이 지나가도 좋다는 허락을 LED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대체하기도 한다. 후방 LED 디스플레이 역시 전방에 보행자가 등장해 급작스러운 상황이 발생 시 후미 차에 정지 경고를 보내기도 한다. 승하차를 위해 도어가 열렸을 때에도 미연에 정보를 제공한다.

벤츠가 생각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범퍼는 안전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번호판은 QR 코드로 대체해 후방 범퍼 하단에 달았다. 외관 디자인은 수석 총괄 디자이너인 고든 바근너의 디자인 랭귀지 철학에 맞게 매끈한 디자인을 갖췄다. 특이하게도 26인치 휠이 패널의 많은 부분을 침범한다. 3610mm나 되는 롱휠베이스 대비 비율을 맞추기 위함이다. S클래스 마이바흐의 휠베이스보다 245mm 더 길다. 휠베이스를 늘리는 이유는 실내공간 극대화다. 휠베이스를 늘리면 상대적으로 오버행은 줄어든다.

극단적으로 양 끝단에 위치한 커다란 휠로 인해 펜더 면적도 덩달아 넓어지는데, A필러를 기다랗게 캡 포워딩해 이질감을 줄였다. 이로 인해 에어로다이내믹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패널 강성도 높아진다. 매끈한 유선형 차체를 완성했지만 측면 윈도우 높이는 상대적으로 낮아져 이질적이다. 숄더라인은 지극히 정상적이지만 큰 휠로 인해 높아진 대시보드와 프런트 윈드실드는 비정상적이 돼버렸다. 좁아진 시야를 전적으로 카메라에 의지해야 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승하차 편리를 위해 B 필러를 없애고 90도 각도로 활짝 열려 거실 개념을 표현한 도어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bmw는 브랜드 특성에 맞게 자율주행차도 역동성을 강조한다

BMW

Vision Next 100 Concept, 2016

BMW는 벤츠와 자율주행차 디자인 접근 방식이 다르다. 드라이빙 즐거움을 추구하는 기업 철학으로 인해 자율주행 콘셉트는 휴식보다는 적극적인 드라이빙에 적합한 모습이다. 이는 외관 형태에서 드러난다. 에어로다이내믹을 극대화하기 위해 디테일을 줄이고 매끈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 소극적인 태도다. 비전 넥스트 100 콘셉트의 패널들은 곡면율이 상당히 다채롭다. 에어 인테이크와 덕트가 굴곡진 바디에 흡수돼 있다. 근육질 바디는 역동적으로 에어 플로우를 제압하는 모습이다.

단, 소극적인 부분도 있다. 바로 휠 커버를 씌운 디자인이다. 가리고 막고, 제거하는 원천적인 태도는 소극적이다. BMW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펜더 자체를 움직이게 했다. ‘살아있는 지오메트리’라 명명한 800개의 움직이는 삼각형 패널이 펜더를 감싼다. 휠이 움직이는 방향에 맞춰 전체가 늘어났다 줄었다 하며 움직임을 따른다.

공기저항 계수 0.18을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만들어낸 기업은 BMW가 유일하다. 미래에는 교통체증을 고려해야 할 이유가 없다. 아울러 지속 가능성에 대한 화두는 미래에도 유효하다. 자율주행차에 에어로다이내믹은 생명처럼 중요해진다. 비전 넥스트 100 콘셉트는 화려하고 역동적이며, 동시에 효율적이기도 한 뛰어난 디자인에 틀림없다. 아울러 살아있는 지오메트리라는 독특하고도 파괴적인 창의성은 BMW의 위대하고 혁신적인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의 철학을 잇는다.

그는 BMW를 관두기 직전에 천으로 만들어진 GINA 콘셉트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BMW 인터랙션 디자인 수장인 홀거 햄프는 '현재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디스플레이는 중요하다. 많은 픽셀을 가진 가장 큰 스크린을 갖는 게 경쟁이다'라고 말한다. 비전 넥스트 100 콘셉트는 윈드스크린 전체가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을 해서 차 주변 이미지를 디지털화한다.

그들은 벤츠와 같이 인테리어 전체를 하얗게 백지화하는 걸 원치 않는다. 리빙룸의 카우치 소파와 같은 시트에 앉아 거대한 그래픽 쇼를 봐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한다. 대시보드는 펜더와 같은 트라이앵글로 촘촘히 구분했다. 방향 전환 지시 또는 급박한 상황 전달을 팝업 형식으로 표현한다. 트라이앵글 패널이 들어 올려지면 붉은 라이트가 발광한다. 펜더의 바디워크와 동일한 형태다. 디지털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현한 통일되고 참신한 방법이다.



폴크스바겐ID 콘셉트는 전기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했다. 미래 자율주행차의 보편적인 모습을 미리 보여준다.

Volkswagen

ID Concept, 2016

디젤 게이트로 상황이 많이 위축된 폴크스바겐은 전기차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빨리 작성해야만 했다. ID 콘셉트는 그 결과로 탄생했다.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이를 자율주행차로 확대시키려는 거대한 퍼즐을 그렸다. 시작은 항상 중요하다. ID 콘셉트는 거대한 퍼즐에서 핵심적인 한 조각이다. ID 콘셉트는 폴크스바겐의 성향답게 2020년 양산 가능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BMW와 벤츠가 지극히 콘셉트에 바탕을 뒀다면 ID는 좀 더 거시적인 형태다. 실용적이고 다분히 현실적인 디자인 요소가 많다. 익스테리어 헤드 디자이너 클라우스 비숍은 새로운 EV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 위해 고려할 부분이 많았다고 전한다. 완벽한 전기차와는 다르게 보닛에 내연기관 장착이 가능하게끔 패키징 워크를 해야만 했다. 골프 사이즈 모델에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600km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셉트의 외형 디자인은 완전한 전기차 베이스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고려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토마스 바호르스키가 맡았다. 두 사람의 인터뷰를 보면 ID 디자인을 좀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전기차는 외형적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이 사라진다. 그릴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그 자리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내보낼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수많은 LED와 면발광 LED를 통해 사람과 기계는 교감을 한다. ID의 그릴과 헤드라이트는 자동차가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클라우스 비숍은 자율주행차 디자인에서 비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EV 차들은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야 한다. 당연히 시트 포지션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전고 역시도 상승한다. 언밸런스한 비례를 탈피하기 위해서 휠베이스를 늘인다. 아울러 휠 사이즈도 크게 가져간다. 휠베이스가 늘어나면 배터리 용량도 비례해서 증가한다.

오버행이 짧고 휠베이스가 길어 늘씬하고 우아한 비례가 EV차 다자인의 특징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ID는 여기에 컬러레이션을 더했다. 루프 프레임 컬러를 블랙으로 바디 프레임을 화이트로 나눠 높이에서 오는 이질감을 상쇄시킨다. 토마스 바호르스키에 따르면 ID의 인테리어는 운전자가 일을 하는 장소의 개념을 탈피해 쉬고 즐길 수 있는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고 한다.

자동차 인테리어가 아닌 당신들의 아파트 라운지 느낌·스타일·환경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자율주행차 인테리어는 인간과 기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인 HMI(Human Machine Interface) 개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운전자는 HMI를 알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 말 혹은 제스처로 차와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운전자의 노력으로써 기계를 컨트롤한다는 것은 완벽한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적합하지 않다.

그렇기에 ID 인테리어는 스티어링 휠에만 몇 개의 터치 포인트가 있는 패드가 존재한다. 도어 캐치의 'e-paper'로 명명된 터치스크린은 도어 개폐, 공조기 조절,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다. 그것을 제외하면 탑승자가 직관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버튼은 존재하지 않는다. 쉽고 편하고 직관적인 건 자율주행차 인테리어에서 중요한 요소다.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엠블럼을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오토파일럿과 매뉴얼 조종을 쉽게 변환할 수 있다. 자율주행 모드일 경우 스티어링 휠은 인스트루먼트 패널 안쪽으로 삽입된다.

대시보드는 일반 차보다 20cm나 전진 배치했다. 내연기관이 필요 없거나 혹은 아주 작은 배기량의 엔진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A 필러는 더욱 보닛을 침범할 수 있고 실내 공간은 넓어진다. ID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독특한 점은 시트 사이에 레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핸드폰에서 필요한 기능의 앱을 다운로드해 쓰듯이 레일에 스크린 또는 냉장고, 보조시트를 장착할 수 있다. 실용적이고도 편리하겠지만 전혀 새롭지는 않다. 그것이 ID 디자인을 함축한다. 앞으로 등장할 미래 자동차인 자율주행차 디자인은 거론한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2025년 그리 멀지 않았다.

서막은 이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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