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코나 출시 석달, 티볼리의 시대는 이대로 끝인가
[시승기] 현대 코나 출시 석달, 티볼리의 시대는 이대로 끝인가
  • 홍성국 인턴
  • 승인 2017.10.27 08:48
  • 조회수 2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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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현대자동차는 소형 SUV 코나를 출시했다. 그동안 마땅한 경쟁상대 없이 티볼리로 시장을 독식해온 쌍용자동차에는 그리 유쾌한 소식은 아니었다. 쌍용자동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티볼리의 부분변경모델인 티볼리 아머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고 현대의 코나는 왕좌를 차지했다.

그렇다고 아직 왕좌를 둘러싼 게임이 끝난 건 아니다. 티볼리가 호시탐탐 코나의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티볼리는 9월 기준으로 300대의 근소한 판매량 차이를 보이며 코나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코나는 개성 있는 디자인과 탄탄한 주행성능으로 무장한 채 시장을 제패하려 하고 있다.

코나의 무기는 티볼리, 스토닉보다 ‘조금’ 고급스러운 실내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잘 반영하여 인테리어를 꾸몄다.


코나의 실내는 최신의 트렌드를 최대한 끌어안으려 했다. 꿋꿋하게 튀어나온 내비게이션과 뾰로통한 센터페시아의 송풍구는 나름대로 잘 어울린다.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패널은 고급스러움을 위해 우레탄을 삽입해서 부드럽게 단단하다. 또한, 원을 두루두루 사용한 실내디자인에 맞춰 동그랗게 디자인한 기어 셀렉터는 단정하게 마감했다. 스티어링휠은 운전자가 가장 많이 만지는 부분인 만큼 소재선택에 심혈을 기울인 모양이다. 동급 어떤 차량보다 고급스럽다.

작은 차체에 비해 트렁크 공간을 잘 뽑아냈다.


코나의 경쟁자는 또 다른 소형 SUV이다. 일부 내장재는 조금 더 고급스럽고, 나머지 부분은 다른 경쟁자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내공간도 평균은 한다. 휠베이스는 스토닉보다 조금 길고 티볼리와는 2,600mm로 같다. 이를 바탕으로 ‘(소형 SUV치고는) 앉을 만 한’ 뒷좌석을 제공했다. 전장이 조금 짧아 트렁크 공간에서 손해를 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실내에서 코나만 한 경쟁력을 갖춘 상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코나가 지닌 양날의 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주행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티볼리가 부드러운 주행 감각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했다면, 코나는 단단하게 조이는 쪽을 선택했다. 어찌나 단단하게 하체를 조여 놓았는지 웬만한 상황에선 언더스티어가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높은 차체가 무게중심을 상승시킨 까닭에 롤링을 강하게 억제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쯤이면 차가 밀려나겠지 싶은 상황에서도 깔끔하게 선회를 마친다. 강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노면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대부분 실내로 유입시킨다. 게다가 억지로 엔진의 소리와 진동을 막지 않았다. 그래서 실내는 주행을 시작하면 각종 소리와 진동의 향연이 펼쳐진다. 재미있고 빠르게 차량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소리나 진동의 유입은 상당히 중요하다. 차와 한 몸이 되는 느낌말이다.

하지만 코나는 매일 아침∙저녁 출퇴근을 하거나 주말 나들이를 위해 사용할 차량이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지 않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그저 소음이며 덜덜거림일 뿐이다. 탄탄한 기본기 바탕의 주행성능을 무기로 내세웠다지만, 이 점이 결국 코나에는 양날의 검이 됐다. 주 소비층의 사용 용도에는 오히려 조금 더 부드럽고 조용한 스토닉이 어울리는 느낌이다.

본분을 잊은 가격

편의 장비를 많이 넣고 내장재를 고급화해 가격이 꽤 상승했다.


코나는 b세그먼트이다. 그렇기에 'b세그먼트 다움'이 있어야 한다. 많은 편의 장비가 들어갔고, 차급에 비해 한 단계 위의 엔진이 들어갔다 한들 너무 높은 가격은 소비자로서는 큰 부담이다. 코나는 풀옵션 기준 가격이 3천만 원을 가뿐히 넘는다. 일각에서 “소형차의 차체를 높이고 고급스러워 보이게 하여 비싸게 팔려는 심산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코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무리 없이 안착했고, 출시 석 달 만에 티볼리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코나가 소비자의 마음을 끄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코나가 가진 장점이 누군가에겐 단점으로 작용한다면, 또 다른 선택지는 티볼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코나와 티볼리는 같은 소형 SUV이지만 매우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개성이 뚜렷하게 다른 두 차가 어떻게 시장을 끌고 나갈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홍성국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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