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영국 랜드로버는 자사 모델의 디자인 복제품들에 지친 나머지 콘셉트카 공개를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중국 짝퉁차의 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랜드와인드 X7' 이다. X7은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매우 흡사하다. 이런 짝퉁 등장에 랜드로버는 중국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했지만 무시됐다. 이후에도 랜드로버는 복제 차량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변경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중국 당국의 무시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 당국은 저작권법을 지키는 것보다 자국 회사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결국 X7은 이보크 판매가의 약 3 분의 1 가격에 시장에 출시됐다.
랜드로버의 디자인 수석 제리 멕고번(Gerry McGovern)은 "기존 자동차 회사가 새로 등장한 중국 경쟁자에게 짝퉁을 만들어 낼 시간을 주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뒤 "새로운 컨셉카를 공개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랜드로버의 고민은 가장 따끈한 신차 레인지로버 벨라(Velar)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차량은 콘셉트카 공개 없이 올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완성차로 공개한 바 있다.안타깝게도 콘셉트카 공개를 생략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중국 자동차 업체의 '베끼기'를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가 외관까지는 비슷하게 흉내 낼 수는 있지만 랜드로버의 기술력과 생산까지 그대로 복제할 수 없다. 이 점에서 기존 브랜드는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어떤 업종이든 선두 주자가 있고 그것을 따라가는 후발 주자가 있다. 선발 주자의 좋은 것을 따라하려는 벤치마킹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껍데기만 베끼려는 모습은 자동차 산업 발전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박성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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