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초겨울 럭셔리 중고차 구입하기 딱 좋은 계절,이유는?
[분석]초겨울 럭셔리 중고차 구입하기 딱 좋은 계절,이유는?
  • 양선빈 에디터
  • 승인 2017.11.17 07:03
  • 조회수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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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7년의 달력이 두 장밖에 남지 않았다. 11월과 12월. 이 시기엔 자동차 딜러들이 2017년 자동차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안달이 난다. 달력 몇 장만 넘어가면 따끈한 ‘신차’가 ‘구형’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프로모션을 하고 발로 뛰며 재고처리를 하느라 힘든 딜러들. 안타깝지만 올해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에서 2015년, 미국에서 금융위기의 여파가 점점 옅어지고 경기는 꾸준히 회복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지고 있는 만큼, 사람들은 그동안 억눌러왔던 소비 욕구를 럭셔리 자동차 리스 등의 방법으로 해소했다. 이때 낮은 금리와 각종 자동차 리스업체의 프로모션이 몇 년간 폭발적인 럭셔리 자동차 판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명박(MB) 정부의 희한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감면 정책으로 신차 판매가 급증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 때도 현대 에쿠스, 벤츠 같은 비싼 럭셔리차가 혜택을 더 많이 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리스가 끝난 자동차들이 중고차 시장에 몰리면서 벤츠 BMW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중고차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리스 계약 기간이 끝난 요즘이 문제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수많은 중고 럭셔리 자동차들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서 중고차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다.

더 싸진 중고차 덕분에 3년 잔존가치 50% 보장을 내걸었던 리스나 캐피털 금융업자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본래 리스란 자동차의 원래 가격과 잔존가액의 차이를 저울질해 가격을 책정한다. 때문에 자동차의 잔존가액(이것은 곧 중고차의 가격이 된다)이 내려가면 리스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리스 업체에서 리스가 끝난 중고차를 싼 가격으로 팔면, 그 갭을 리스 매출로 매꿔야하는 것이다. 게다가 리스 가격은 한번 정하면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변경하기 어렵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가는 몇 년간 낮은 수익을 유지하거나 손해를 봐야 한다.

이런 상황은 미국이나 한국이 동일하다. 미국 온라인 자동차 평가 및 매매 커뮤니티인 에드먼즈(Edmunds)에 따르면 2014년과 2017년 중고차 가격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3년 된 중고차를 기준으로 봤을 때 2014년에는 신차에 비해 그 가치가 31.8%가 하락한 반면, 2017년에는 35.6%나 하락했다. 고작 3.8% 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동차의 가격과 자동차 전체 시장을 생각한다면 그 차이는 엄청나다. 한국에서도 공식적인 통계가 나오지 않지만 상황은 비슷하다는게 리스 및 중고차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가 내려가면서 신차 구매가 더 증가할 것을 예상한 금융업체들이 금리 마진을 보기 위해 신차 할부에 더 큰 수수료를 얹으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신차 시장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리스업자와 신차 딜러의 악순환, 그들에게는 손익분기점까지 탈탈 털리는 나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럭셔리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우선, 럭셔리 중고차의 가격과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내차 마련의 부담이 덜어졌다. 럭셔리 자동차 업체들도 보증기간을 늘려주거나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할인폭을 늘리는 추세다. 2,3년된 중고차를 사도 보증기간이 2,3년 남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추세가 벤츠나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고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보유한 차를 팔고 새 차를 리스하려는 소비자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게 좋을 듯 하다. 낮아진 중고차 가격 덕분에 낮은 가격에 팔아야하고 새 차 리스는 더 비싼 가격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의 대 반전이 없는 한 이 공식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양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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