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테러 가능성...군중 돌진하면 원격조종 차단
자율주행차 테러 가능성...군중 돌진하면 원격조종 차단
  • 양선빈 에디터
  • 승인 2017.11.16 07:24
  • 조회수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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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시대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우려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가 이동의 수단이 아닌 테러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의심은 테러리스트들이 테러의 도구로 폭탄 대신 자동차를 선택하기 시작하면서다. 폭탄보다 구하기 쉽고 기동력을 기반으로 한 폭발과 살상 기능은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방법도 간단하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달리기만 하면 된다. 이미 2012년 FBI의 국토 안보부서는 “자동차를 이용한 테러는 폭탄과 무기를 구하기 어려운 테러리스트들에게 좋은 테러 도구”라며 “어디서나 구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어떤 훈련이나 경험도 필요하지도 않아 테러에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CNN도 최근 몇 년간 자동차를 이용한 9건의 테러 목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테러 목록에는 불과 석 달전 일어난 뉴욕 테러도 포함됐다. 캐나다 남부의 애드먼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ISIS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테러리스트가 2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십 명의 무고한 시민을 다치게 했다.


바스티유 데이에 일어난 자동차를 이용한 테러는 무려 8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출처_NBC



자동차를 이용한 테러 중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은 프랑스의 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 데이(Bastille Day)에 일어났다. 이 날 테러리스트가 탑승한 트럭은 폭죽놀이를 즐기는 군중에 돌진해 86명의 사망자를 냈다. CNN은 “알카에다는 자신의 병정들에게 이번 테러에 트럭을 사용하도록 지도했다”며 “테러리스트는 트럭을 ‘잔디 대신 알라의 적을 베어버리는 잔디깎기’라고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총을 얻기 힘든 유럽에서는 이런 트럭 등을 이용한 테러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게다가 최근 그 빈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테러’라고 해서 ISIS나 알카에다만 이런 테러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버지니아 주의 샬로츠빌에서 한 백인 민족주의자가 픽업트럭인 ‘닷지 레인저’차량으로 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군중 속으로 돌진, 1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어떤 이들은 자율주행기술이 이 비극을 멈출 수도 있다고 믿는다. 미국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R 스트리트 인스티튜트(R Street Institute)의 기술정책자 칼렙 와트니는 “이번 뉴욕 테러는 우리가 왜 자율주행차를 필요로 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무슨 이야기일까.

텍사스대학의 도시 정보 연구실 책임자인 준펭 쟈오 박사는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을 테슬라와 구글이 진화된 자율주행기술로 해결할 수도 있다”며 “이제는 자동차를 무기로 사용할 수 없는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요즘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보행자 인식 및 비상 자율주행 브레이크를 통해 사고를 예방한다. 비록 지금은 시속 32km 이하에서만 이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 이러한 운전자 지원시스템과 자율주행기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업체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써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원격조작도 자동차를 이용한 테러를 막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자율주행차의 원격조작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델파이(Delphi)의 제이다 타이플리 기술담당 부사장은 “원격조종은 요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비행기를 원격조종하듯 자율주행차도 원격조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원격조종장치를 무턱대고 도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이에 테이플리는 “델파이의 경우 자율주행차가 돌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모를 때 원격조종 장치를 이용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항상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차 프로그램 로직에 없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원격조종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율주행차의 원격조종은 도시에서 저속 운행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원격조종은 100km/h로 도로를 달리다가 사슴이 튀어나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원격조종이라는 좋은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운전자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한다. 이 추세는 최소한 몇 년은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그 동안 우리는 자동차 테러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테러리스트가 자동차를 이용해 수 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혹은 완전하게 막진 못하더라도 피해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양선빈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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