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330i, 그 자체로 '드라이빙 머신'을 느끼다
[시승기] BMW 330i, 그 자체로 '드라이빙 머신'을 느끼다
  • 홍성국 인턴
  • 승인 2017.11.20 08:21
  • 조회수 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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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왜 '달리는 즐거움'을 줄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지난 10일 열린 'TGIF(Thank God, It’s Friday) with BMW 드라이빙 기본 프로그램'이라는 행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통상 주변 지인들은 본 기자에게 “운전을 곧잘 한다”라고 말을 한다. 허나 ’운전 교육’이라는 것을 전문적으로 받아본 경험이 전무하다.

이런 연유로 현실적인 꿈인 BMW라는 드라이빙 머신에 올라 각종 경험을 한다는 벅찬 기대를 안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장은 이름만 들어도 자동차 마니아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다. 처음 받은 이론교육은 한마디로 정리가 가능했다. “올바른 운전은 정확한 자세로부터”라는 것이다. 스티어링 휠의 파지법이나, 위급상황에서의 대처 방법 같은 유익한 교육도 곁들여졌다. 하지만 무엇이 됐든 안전한 자세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교육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 전경


너무나도 길었던(?) 1시간 남짓의 실내 교육이 드디어 끝이 났다. 학수고대하던 실제 운전 교육으로 돌입을 했다. 각종 체험을 함께할 차량은 330i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이다. 수일 전 제네시스 G70을 시승한 경험이 손과 발에 살아 있는 상태다. 아직 G70의 감각이 남아있었기에 둘의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했다.

우선 차량에 올라타서 차량의 시트 포지션과 각종 거울의 위치를 내게 맞게 조정했다. 그와 함께 실내를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공식 가격 5700만 원에 달하는 330i M 스포츠 패키지의 내부는 조잡했다. 물론 BMW 특유의 인테리어 디자인 철학을 잘 따랐다. 그 누가 봐도 BMW구나 싶다. 잡기 적절한 스티어링 휠과 사용하기 편리한 전자식 기어 레버는 운전에 재미를 살려주는 기본적인 요소다. 그러나 내장재의 질은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를 제외하고는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체험 전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사실 330i를 타면서 G70의 실내가 많이 생각이 났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차치하고서라도 재질 면에서는 확실히 G70이 월등했다. 330i의 실내는 거의 모든 재질이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마감되어 있다. 선루프도 차광막은 손으로 열고 닫아야 한다.

하지만 이 차는 3시리즈다. BMW에서 달리기의 기본이 가장 잘 갖춰진 녀석이다. 첫 번째 체험인 다목적 코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차량과 운전자의 몸풀기를 진행했다.

스티어링 휠을 연속으로 꺾어 통과하는 슬라럼과 긴급제동이 이루어졌다. '핸들링 머신'이라는 이름을 왜 얻었는지 곧바로 이해가 된다. 스티어링 휠을 감자 차량의 머리가 상당히 신속하게 이동한다. 앞쪽에 엔진이 없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슬라럼이 한창 진행되던 중 비가 세차게 내리쳤다. 노면이 촉촉하게 젖어갔다. 하지만 괘념치 않고 높은 속도로 슬라럼에 진입했다. 역시나 깔끔하게 슬라럼을 통과한다. 높은 속도를 제어하지 못할까 불안에 떨던 자신만이 허둥지둥 댈 뿐이다.

이어서 긴급제동이다. 시속 40km에서 시작했다. 50km/h까지 속도를 높였지만 제동거리는 상당히 짧았다. 비가 온 노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칼같이 제동한다.

330i의 실내 인테리어는 M 스포츠 패키지임을 알리기 위해 푸른색 선이 들어간다



빠른 연속선회와 강한 제동은 G70에서도 진행했었다. 그 당시 G70은 선회 과정에서 앞이 너무 무거웠다. 또한 스티어링 휠이 둔탁한 느낌을 전달받았다. 구동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였다. 또한 브레이크 또한 상당히 무르고 잘 들지 않는다. 브렘보의 이름이 무색하게만 느껴졌다. 아직 BMW의 아성에 도전하기엔 이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잠시 G70을 잊고 330i에 빠져가는 찰나 첫 번째 코스가 끝이 났다. 두 번째는 다이내믹 코스였다. 의도적인 오버스티어를 포착하고 차량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뒤 때맞춰 나오는 물 분수를 피하는 코스다. 방법은 이렇다. 차량이 ‘킥 플레이트’라는 상판 위를 지난다. 앞바퀴가 지나고 뒷바퀴가 이 상판에 올라가는 순간 ‘킥 플레이트’를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튼다. 그럼 노면의 그립을 놓친 뒷바퀴가 차량을 오버스티어 상태에 빠트린다. 이때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순간 틀어 차량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면 된다. 이를 ‘카운터 스티어’라고 한다.

이 코스의 출발선에 서면 긴장이 된다. 운전을 하면서 한 번도 느낀 적 없던 오버스티어를 경험하게 된다는 설렘과 불안 때문이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막상 차량을 진행시키고 나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본능적으로 차량이 선회하는 반대 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한다.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모두가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이쯤 되니 "내 운전 실력은 상당 부분 고평가 됐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차량의 자세제어장치가 도와주는 것이다. 매우 젠틀하게 그것도 운전자가 확인할 수 없게 개입한다. 교육 당시 인스트럭터가 ‘운전자 몰래 도와주는 것이 진짜 좋은 것’이라고 말한 게 자꾸 머리속을 맴돈다. 한편으로는 "내가 운전을 잘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경각심도 불러일으킨다.

비가 오는 바람에 안전을 위해 프로그램의 속도를 전체적으로 낮춰 진행했다



재미있었던 다이내믹 코스를 지나고 원 선회와 서킷을 남겨두고 있었다. 원 선회 코스에서는 멋있게 드리프트를 배우는 걸까 하고 내심 기대했지만 ‘어림없는 소리’였다. 그저 스티어링 휠을 가만히 두고 액셀러레이터 페달로 궤적을 조절하는 언더스티어를 몸소 체험했다. 그런데 실제로 언더스티어가 실생활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리도 심한 줄은 몰랐다. 시속 30km가 넘어가자 속절없이 궤적이 커진다. 이내 속도를 줄이자 다시 원 궤적이 줄어든다. ‘이것 참 신기하네’라고 놀란 것도 잠시! 시간이 조금 남아 오버스티어도 경험했다.

차제 자세  제어장치인 DSC(Dynamic Stability Control)을 모두 해제하고 원 선회를 진행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에 일순간 힘을 강하게 주자 이내 뒷바퀴가 그립을 잃고 스핀 하기 시작한다. 아까 킥 플레이트와 달리 차량을 정상 궤적에 되돌리는 것이 쉽지가 않다. DSC가 큰 역할을 하는구나 새삼 느껴지는 대목이다.

꽤 무서웠던 원 선회 코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서킷으로 진입을 했다. 최대 200km/h까지 가속할 수 있는 직선 코스와 각종 코너가 적절히 섞여있는 서킷이다. 초반 2바퀴는 가이드 랩으로 각종 코너와 레코드 라인에 대한 설명이 함께 이루어졌다.

BMW 드라이빙 센터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차량들



가이드 랩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서킷 주행이다. 물론 인스트럭터의 뒤를 따라간다. 같은 그룹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 운전을 하신 분들이라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각종 선회와 가속의 과정을 흠씬 느낄 수 있었다. 2L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은 그다지 폭발적인 가속력을 뿜어내진 못했다. 다만 이 차량에 가장 알맞은 출력으로 밸런스를 조정한 느낌이다.

G70은 3.3L 모델이라 가속력에 있어서는 330i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전체적인 밸런스와 차량을 제동하는 능력에 있어서 330i는'역시 BMW'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

유난히 짧았던 3시간이 지나고 서울역으로 돌아가는 차량에 몸을 실었다. 유난히 짧게 느껴졌던 서킷의 감각이 아직 손끝에 선명히 남아있다. BMW가 이전의 ‘핸들링 머신’의 느낌을 많이 잃었다고는 하지만 BMW는 여전히 건재했다. 노면의 정보는 정확하게 손끝으로 전달되고, 내 몸과 하나 되는 느낌은 충분했다.

BMW는 유난히 한국 시장을 살뜰히 챙긴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BMW 드라이빙 센터를 건립해서 자사의 차량을 더 많은 잠재 고객에게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ADVANCED이다. 누구나 예약만 하면 직접 타볼 수 있다. BMW를 왜 드라이빙 머신이라고 부르는지 몸과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 BMW 330i M Sport Package의 제원표



홍성국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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