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디젤 종말 가시화, 고향 유럽서 8년 만에 가솔린이 추월
[단독]디젤 종말 가시화, 고향 유럽서 8년 만에 가솔린이 추월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7.11.28 07:50
  • 조회수 2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이 2018년 4월 부터  도로실제주행연비테스트(RDE) 기준에 미달하는 디젤차 소비세 인상을 추진한다. RDE(Real Driving Emissions)는 실제 도로에서 배기가스 측정 대상 자동차를 타고 직접 달리면서 배기가스에 어떤 오염물질이 얼마나 섞여있는지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사용해온 연비 테스트의 문제점은 폴크스바겐 게이트로 잘 알려졌다. 기존에는 일정한 사이클과 조건을 바탕으로 실험실에서만 배기가스를 측정 해 약간의 꼼수(?)로도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폴크스바겐은 이것을 악용해 LNT, 즉 질소산화물 제거장치를 연비 실험실에서만 작동하고 실제 도로 주행에서는 작동하지 않게 만들었다. 이 사건으로 친환경 디젤이라는 말은 사기극이 됐다. 이 일을 계기로 디젤에 대한 이미지가 땅으로 추락했고 유럽 연합은 2040년까지 디젤 승용차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선언하며 조금씩 디젤차의 숨통을 조르고 있다.

유럽, 디젤차 내리막 가속화 8년만에 가솔린차에 밀려

현재 유럽에서는 디젤차를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해 독일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주요 국가에서 2025∼40년까지 디젤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연료 가격이 저렴하다는 디젤차의 강점이 저가형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의해 잠식된 것도 판매 위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상반기 유럽에서는 친환경차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 [표] 유럽연합(EU) 15개국 연료별 자동차 판매량(단위: 대) /자료: 유럽자동차협회(ACEA)
전통적으로 디젤 자동차가 강세를 보이던 유럽에서 디젤차 판매가 8년 만에 처음으로 가솔린차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와 유럽자동차협회(ACE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연합(EU) 15개국에서 판매된 가솔린 신차는 365만899대로 디젤차(349만1430대)를 앞질렀다.유럽 시장에서 가솔린차 판매가 디젤차를 추월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가솔린차 판매는 9.9%(32만8615대) 증가했으나 디젤차는 4.2%(15만2323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신차 판매 중 비중은 가솔린차가 48.5%, 디젤차는 46.3%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p(포인트) 늘고 4.1%p 줄어든 수준이다. 유럽에서 디젤차 비중은 2011년 56.1%를 기록한 이래로 매년 감소해왔다. 작년에는 49.9%를 기록해 점유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에는 아예 가솔린차에 밀린 것이다.

 한국은 벤츠 E220d·BMW 520d 인기 여전... 이유는?

국내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520D


국내에서도 디젤차를 대하는 자세가 칼바람처럼 무섭다. 문재인 정부는 공약 중 하나로 임기내 미세먼지 30% 감축을 내세운 바 있다. 이에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 경유값 인상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디젤차의 판매량은 줄지 않고 있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17만3561대다. 이 가운데 49%인 8만4983대가 디젤차다. 올해 판매된 수입차 절반은 디젤차인 셈이다. 반면 가솔린차는 7만1935대가 판매, 41.4%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디젤차가 국내 시장에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소비자가 외면할 수 없는 '디젤 엔진의 연비 매력’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디젤차는 가솔린차와 비교했을 때 연비가 좋고  소음과 진동도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이 작용해 경유가격이나 디젤 환경부담금이 부활하지 않는 한 디젤 인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민 에디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