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프리카 첫 자동차 뫼비우스모터스 SUV,1천만원 판매
[단독]아프리카 첫 자동차 뫼비우스모터스 SUV,1천만원 판매
  • 양희영 인턴
  • 승인 2017.12.10 08:00
  • 조회수 2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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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현지 생산과 고급화 전략이 핵심 테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편리한 조작과 편의장치, 브랜드화 및 주행 성능 같은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목표와 정 반대로 역행하는 기업이 있다. 자국 도로와 지형에만 한정해 자동차를 제작하고 판해하는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에 위치한 신생 기업, 뫼비우스 모터스(Mobius Motors)다.

2009년 조엘 잭슨이 설립한 이 회사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는 뫼비우스 모터스라는 기업 자체의 특징에 있다. 조엘 잭슨CEO는 “아프리카의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자동차를 개발하겠다”며 "Designed for Africa. Built in Africa.(하프리카 디자인과 생산)"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에 걸맞게 아프리카 현지 상황에 맞는 자동차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나라는 대부분 후진국, 개발도상국에 속한다. 단위 면적당 인구도 적다. 개발되지 않은 시골 지역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정상 아프리카는 우리가 매일 보는 깔끔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가 거의 없다. 그나마 도심에 있는 도로마저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과 현재 판매되는 수 많은 승용차들은 이런 지형에 맞지 않다. 승차감이나 편안함 등을 중시한 SUV들은 아프리카의 거친 도로 앞에서 맥을 못 추기 일쑤다. 물론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런 연약한 자동차마저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지만 말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아프리카인들은 먼 거리라도 걸어서 이동하거나, 몇 시간씩 기다려 버스를 이용한다. 조엘 잭슨은 이러한 아프리카의 열악한 상황을 보고, 아프리카에 적합한 자동차를 싼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2014년에 공개된 뫼비우스 모터스의 첫 차량, '뫼비우스 II'는 회사 이념에 완전히 부합한다. 물론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는 완성되지 않은, 대충 만든 차량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는 이만큼 최적화된 차량이 없다. 튼튼한 차체와 견고한 바퀴는 아프리카의 거친 비포장도로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앞 유리를 제외한 모든 창문은 뻥 뚫려 있고, 뒷면 트렁크 문에 구멍이 나 있다. 이는 최대한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게 고안된 디자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화려한 계기판도, 부드럽게 움직이는 핸들도 없지만 자동차가 움직이는 데에 필요한 기능은 모두 갖췄다. 불필요한 기능을 모두 제거하고 극단적으로 편의장치를 간소화시킨 것이다.


이렇게 아프리카에 적합한 뫼비우스 자동차의 가격은 어떨까. 약 9300 달러, 한화 약 1000만 원 정도다. 얼핏 듣기에는 아프리카의 사정에 비해 비싸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자동차가 소규모 자영업자 같은 자동차가 생업에 필수불가결한 시민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이다. 아프리카에서 이 가격이면 10년 중고의 수입 자동차를 살 수 있다고 하니 굉장히 싼 가격인 셈이다. 이러한 가격을 맞추기 위해 뫼비우스 모터스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불필요한 기능들을 모두 제거하고 차량을 간소화해 원가를 낮추는 데에 집중했다.


뫼비우스 모터스는 벌써 아프리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프리카 자동차 이용자들은 더 이상 해외의 오래된 중고차들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 비록 아직까지는 한계점이 있다. 자동차 부품의 1/3 가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일정 이하로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 스타트업 기업인만큼 다른 거대 자동차 기업들처럼 기술이나 연구 등 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점이다.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이자 사회에 공헌한 기업으로 남을지, 단순히 새로운 시도에만 그칠지 뫼비우스 모터스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양희영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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