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자만? 전기차 대신 수소차 전략은 함정
도요타의 자만? 전기차 대신 수소차 전략은 함정
  • 서현지 에디터
  • 승인 2017.12.18 08:30
  • 조회수 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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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세계 최초의 대형 전기 트럭 세미, 스포츠카 로드스터 2세대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세미는 전문가의 예측들보다 더 낮은 경쟁력 있는 가격에 출시돼 화제를 더했다. 300마일(480km) 버전에 15만 달러(약 1억6300만원), 500마일(800km) 버전 18만 달러(약 1억9500만원)로 기존 대형 디젤 트럭과 가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다.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실 구매가는 더 저렴해 볼보, 벤츠 등 기존 대형 트럭 메이커가 장악한 시장을 위협할 경쟁자로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세대 로드스터는 시속 400km까지 낼 수 있다는 스펙을 공개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로 등록될 전망이다.

이런 테슬라의 승승장구에 도요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다케시 우치야마다 도요타 회장은 독일 비즈니스 잡지인 'Der Spiegel'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도요타의 롤 모델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테슬라는 우리의 적도, 롤 모델도 아니다.테슬라를 경쟁사로 보고 있는 것은 오히려 독일 자동차 업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테슬라 세미트럭


테슬라의 부상은 자사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차보다 실용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온 도요타보다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에게 더 큰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테슬라가 실리콘 밸리에서 고급차를 소량 판매했을 때에는 일본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테슬라 50만대 예약이 밀려있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 3’의 등장은 테슬라가 도요타를 위협할 경쟁자가 되기 충분하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차인 ‘프리우스’를 개발했던 우치야마다 회장은 여전히 전기차가 도요타의 주력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성공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 듯 하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양산차인 도요타의 프리우스.도요타는 전기차 대신 수소차 양산 전략을 택했다.


그는 "대용량 배터리로 구동하는 자동차는 매우 비싸며,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그런 자동차는 도요타의 경쟁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도요타는 반도체 배터리 신기술을 사용하는 대량 판매용 자동차를 개발 중이다. 반도체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액체를 이용하는 전통적인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이 배터리는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탁월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우치야마다 회장은 적어도 4,5년 안에는 이런 신형 배터리를 생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수소차 전략에 대해 "전기차로 향하는 대세를 늦춰보기 위한 함정을 파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전기차에 상대적으로 뒤진 도요타가 수소차로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전기 자동차 상품화 계획을 논한 적 없는 몇 안 되는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다. 앞으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 구동장치를 자사의 녹색 기술로 고수할 것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수소연료 공급 인프라는 보급 속도가 전기차 충전소보다 더 느리다. 하이브리드만으로는 배기가스 감소량이 엄격해진 선진국의 환경 규제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전기차를 배제하는 도요타의 전략이 스스로 판 무덤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vs 수소충전차의 대결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황서진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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