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빈자리가 채워지는 그날
르노삼성의 빈자리가 채워지는 그날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08.16 11:32
  • 조회수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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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에서 한때 바닥을 모르고 고꾸라졌던 르노삼성이 강세다. 중간 중간 빈 모델 라인업까지 보강할 수 있어 더욱 그렇다. 빈자리가 채워지면 브랜드 경쟁력은 막강해진다.







▎르노 클리오./르노삼성 제공
지난해 수입차 판매는 전년보다 25.5% 늘어난 19만6395대를 기록했다. 13.9%의 점유율이 올해는 더욱 높아져 1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출범 12년 만에 연간 최대인 15만4381대를 팔았다. 르노삼성도 8만3대를 팔아 전년 대비 33.3%나 증가했다. 쌍용차 역시 7.9% 늘어난 6만9036대를 팔았다.

수입차 업체들은 공세를 더욱 강화한다. 국내 브랜드 차와 경쟁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쌍용차가 올해 1월 선보인 소형 크로스오버(CUV) 티볼리는 2월 10일 기준 예약대수가 8000대를 넘겼다. 이 추세라면 2월 중에 1만 대 돌파가 예상된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해 티볼리와 같은 급인 QM3로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잠재력이 가장 큰 회사는 르노삼성이다. 판매량은 아직 한국지엠의 절반에 불과하고 쌍용과 4위 다툼을 하고 있지만, 라인업을 보강한다면 가장 큰 판매 증가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의 라인업은 승용 세단 SM3·SM5·SM7, SUV QM3·QM5 다섯 종에 불과하다. 아직 채워 넣을 수 있는 빈자리가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이 라인업을 상품성 높은 차로 채운다면 판매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다행히 르노삼성의 모기업인 르노-닛산 그룹에는 빈 자리를 채워줄 모델이 존재한다.

지난해 인기를 끈 소형 SUV QM3는 르노 ‘캡처’의 한국형 모델이다. 스페인에서 생산돼 한국에 들어오는 ‘수입차 같은 국산차’다. 1L당 18.5km에 이르는 높은 연비, 변속이 빠른 6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 등 수입차 못지않은 성능에 가격은 국산차 수준이다. 폭발적인 인기의 이유다. 지난해 판매량은 1만8000대를 넘겼다.

올해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는 르노의 ‘카자르’는 QM5의 후속 모델로 점쳐지는 차다. 만약 카자르가 QM5의 후속으로 한국에 출시된다면 QM3 못지않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QM3를 통해 입증된 상품성과 익숙해진 르노 디자인이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QM3처럼 그대로 수입된다면 뭔가 달라 보이는 수입차의 메리트까지 더해져 파급력은 더욱 커진다. 신형 QM5가 시장에 투입된다면 올해 풀모델 체인지할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가 이전처럼 시장을 독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르노 에스파스./르노삼성 제공
미니밴ㆍ소형차까지 출시 가능





▎르노 카자르./르노삼성 제공
르노의 미니밴 ‘에스파스’는 기아 카니발 독주체제를 붕괴시킬 높은 상품성을 지니고 있다. 엔진은 1.6L 디젤에 130, 160마력 두 모델과 1.6L 가솔린 터보 200마력 등 세 가지다. 효율성 높은 파워트레인과 넓고 활용도 높은 공간, 감성적인 디자인과 인테리어 등으로 카니발 수요를 뺏어올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국내에 국산 미니밴이 카니발 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 상당수가 에스파스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에스파스가 9인승으로 인증받으면 파괴력은 더 커질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치백 라인업은 판매량이 많지 않다. 지난해 폴크스바겐 골프는 7283대가 팔렸다. i30는 6644대에 그쳤다. 해치백이 비인기 차종이지만, 수입차에도 밀린다는 것은 i30의 상품성이 그만큼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현대는 i30와 i40, 벨로스터를 묶어 PYL 마케팅을 펼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입 해치백이 더 인기가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나 다름없는 르노의 소형 해치백 클리오가 들어온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클리오는 프랑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소형차다. 유럽 전체에서도 세 번째로 잘 팔리는 검증된 모델이다. 클리오 1.5L 디젤은 5단 수동변속기 기준 유럽 복합연비가 리터당 27.8~31.3km에 이를 정도로 효율성이 높다. 수입 해치백이라고 모두 인기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골프의 예에서 보듯 완성도가 높으면 잘 팔리는 게 한국 수입차 시장이다. 클리오의 동급인 현대 엑센트나 기아 프라이드는 물론이고 윗급인 i30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르노 트윙고 역시 국내 경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차다. 트윙고는 국내 기준으로 따지면, 경차기준인 1.6m를 4.6㎝ 초과해 소형차로 분류된다(피아트 500과 폴크스바겐 ‘업!’ 등이 경차급이지만 한국에서는 소형차로 분류된다). 뒷바퀴굴림에 엔진이 뒤에 있는 RR 방식이라 소형차이지만 공간이 넓고, 운전의 재미 또한 남다르다. 만약에 국내 경차 기준이 완화돼 경차로 분류된다면, 단조로운 국내 경차 시장에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 엔진은 1.0L 70마력 가솔린과 0.9L 90마력 디젤로 이루어져 있다. 기아 모닝이 주도하는 경차 시장에서 강력한 적수가 될 수 있다.

르노삼성이 이렇게 라인업을 채울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수입이냐 국내 생산이냐, 수입한다면 가격대는 어떻게 맞추느냐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상적으로 라인업을 채웠다 가정해보자. 가격도 국산차의 일반적인 수준으로 맞췄다고 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꽤 클 것이다.

신규로 채워진 차들이 동급의 현대·기아차 시장(승용차)을 30%만 잠식한다고 해보자. 1월 기준으로 약 5500대인 투싼과 스포티지 판매량은 약 3850대로, 5780대인 모닝도 약 4050대로 떨어진다. 카니발은 4942대에서 3460대로 감소한다. 전체적으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6만6804대에서 약 5000대가 줄어든다. 점유율은 60.7%에서 56.2%로 4.5% 포인트 빠진다. 한국지엠과 쌍용이 더 이상 채울 라인업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라인업을 확장할 여지가 많은 브랜드는 르노삼성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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