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클래스 한국 수입차판매 톱10 진입, 정상일까
벤츠 S클래스 한국 수입차판매 톱10 진입, 정상일까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8.01.04 08:03
  • 조회수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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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세단 시장이 1억원대 중반이 훌쩍 넘는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상위 등급을 선택하면 2억원에 육박하는 벤츠 S클래스의 2017년 판매량이 '수입차 8위'를 차지하며 톱10에 들어온것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경우다.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 디젤은 독일 본사보다 한국서 더 잘 팔린다.  페라리 등 슈퍼카 브랜드 역시 인구와 소득지수를 감안했을 때 한국이 세계 1위권이다. 주변국인 일본과 비교해봤다. 우리나라 인구가 5200만명이고 일본은 1억 3000만명이다. 인구로만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차이다. 인구수와 비례했을 경우 일본의 판매량이 많아야지만 지난해 S클래스 판매는 우리나라가 추월했다. 큰차와 럭셔리 브랜드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선호도가 명확히 들어난다. 일본에서도 벤츠는 인기지만 큰 차인 S나 E클래스에 비해 소형차급인 B,C클래스가 많이 팔린다.

한국인의 큰차 사랑... '차=나의 이미지=사회적 지위'



준대형•중형 세단인 벤츠 E클래스와 BMW의 5시리즈는 다른 국가 대비 요독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 E클래스는 중국,미국 다음으로 세계 3위다. 디젤 판매로만 보면 압도적인 세계 1위다.  BMW 5시리즈는 미국에 이어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 롱 휠베이스 5시리즈까지 두가지 모델로 출시되는 중국은 제외됐다. 인구와 비례하면 엄청난 판매량이다. 독일 회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엄청나게 큰 시장인 셈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츠 판매량이 6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수입차 판매 최다 기록을 갱신했다. 더욱이 매년 20% 이상 신장하고 있다. 이러한 속도라면 수입차 꿈의 판매량이라 불리는 연 10만대 판매가 멀리 않은 이야기로 들린다. BMW 성장세 또한 무시할 수 없다.  2017년 5만 2817대를 판매하면서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유가 뭘까?

우리나라 수입차 소비자는 이처럼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의 큰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자신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 성공 가치 척도라고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도 원하는 차를 타고 보는 사례가 많다. 실용적이고 자신의 분수에 맞는 차량을 선택하는 것 보다는 무리를 해서라도 남에게 보이는 시선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이러한 인식이 국내 수입차 가운데 중대형차 판매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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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납입금을 크게 낮춰 수입차로 향하는 진입장벽을 낮춘 것도 한 이유다. 예를 들어 BMW는 월 7만원에 5시리즈에 오너가 될 수 있다는 자극적인 멘트를 내걸고 판촉행사를 한다. 선납금 30%에 36개월 동안 매달 10만원을 내면 6000만원대 수입 중형 세단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하루 커피 값을 아끼면 BMW를 소유할 수 있다는 착각을 시작한다. 자기합리화를 마친 고객은 차량 구입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이런 달콤한 광고만 보고 수입차를 구입했다가는 낭패 보기 일쑤다. 차량 가격에 비해 월 납부금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 유예율을 과도하게 높이거나 차량 잔존가치를 낮게 설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량 올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차량 구입비와 유지비 부담에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카푸어(car poor, 소득 대비 무리한 고급차 구매로 생활고를 겪는 사람)'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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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자동차 160만 시대다. 지난 1987년 개방 이후 2014년에 100만대를 돌파했다. 길거리에 있는 차량 10대 가운데 2대는 수입차다. 서울 강남이라면 3대중 1대인 경우가 허다하다. 청담동, 홍대 등 일명 핫 플레이스를 가면 국산차보다 수입차를 더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외제차는 우리 생활 속에 가까워졌다.

차량은 부동산에 비해 감가상각비가 낮아 처음 구입 금액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기 일쑤다. 여기에 유예금을 내지 못해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는 수입차가 크게 증가한다. 실제 재규어 XF 2015년식(2.0 프리미엄)의 경우 현재 원래 차 가격인 6590만원에서 52%나 떨어진 31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만약 3년 전에 재규어 XF를 30% 선납금을 내고 유예할부로 구매했다면 중고차로 처분한 후에도 65%의 유예금(4283만원)을 맞추기 위해 1130만원 가량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결국 수입차 유예할부로 실질적인 이득을 얻는 쪽은 차를 많이 팔아서 좋은 수입차 브랜드와 딜러, 돈 장사하기 바쁜 파이낸스사들인 셈이다. 월납입금을 내지 못해 1,2년 탄 차량을 손해보고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집을 포기하면서까지 20~30대 젊은층의 이러한 어리석은 선택은 한국의 남의 눈을 의식하고 경쟁하는 후진 사회문화가 만들어 낸 것이다. 이제는 우리나라 소비자의 소비 습관과 외제차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크고 비싼 수입차라면 좋다는 인식보다는 자신의 처지에 맞는, 때로는 작지만 실용성 높은 차량을 구매하는 패턴이 필요해 보인다.

박성민 에디터 cae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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