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원하는 번호를 언제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이나 1111같은 인기 번호는 지역별 추첨제를 실시한다. 1000부터 시작하는 한국 번호판과 달리 일본 번호판은 1부터 시작하며, 빈 공간은 원형 기호로 표시한다.
디자인도 두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페인트로, 일반 번호판과 동일한 디자인이다. 두 번째는 광택, 글자 부분이 빛나는 번호판이다. 빛을 내기 위해서는 조명 기구를 따로 구입해 장착해야 한다. 작년에는 일본에서 개최되는 2019 럭비 월드컵과 2020 도쿄 올림픽을 기념하는 번호판도 출시됐다.
희망 번호를 따로 신청하는 만큼, 일반 번호판보다 교부 수수료가 높다. 가격은 번호판 종류와 크기에 따라 다르며, 2,000~3,000엔(2만~3만원) 수준이다. 일반 번호판은 1,000~2,000엔(1만~2만원) 정도에 받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럭비 월드컵과 도쿄 올림픽 기념 번호판은 3,500~5,500엔(3만5,000~5만4,000원) 수준이다.
번호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12월부터 분류번호에 알파벳이 사용되었다. 이전에는 일본 고유 문자인 히라가나와 숫자만 사용했다. 숫자와 혼동하기 쉬운 I, B 등을 제외한 10개의 알파벳이 지역을 의미하는 부분에 들어간다.
한국과 달리 운전자 마음대로 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국은 자동차 명의를 이전하거나 번호판이 훼손된 경우 번호판을 교체할 수 있다. 단 등록번호 변경은 명의 이전 시에만 가능하며, 희망번호를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후보 중 원하는 것을 고르는 방식이다. 희망번호제는 개성을 중시하는 일본 문화가 반영된 재미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돈을 의미하는 '8'자를 중복한 '8888' 처럼 재물이나 복을 부르는 번호가 인기다.
황서진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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