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벤츠 1월판매 7500대 나홀로 질주..수입차 시장 왜곡
[단독]벤츠 1월판매 7500대 나홀로 질주..수입차 시장 왜곡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8.02.02 11:53
  • 조회수 8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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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6만8661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수입차 역대 연간판매 신기록을 세운 벤츠 열풍이 신년 초부터 심상치 않다. 벤츠코리아 딜러에 따르면 1월 판매량은 7500대를 넘어섰다. 전월(3959대) 대비 90% 이상,  전년 동월(6848대) 대비 13% 이상 증가한 수입차 역대 월간 판매 신기록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벤츠 연간 판매는 올해 8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출시 한지 2년이 넘은 E클래스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E클래스는 물론 C클래스와 GLC와 GLA 등 SUV도 큰 인기를 끌며 판매를 끌어 올렸다.

이런 놀라운 실적은 전임 브리타 제에거 사장(현 독일 벤츠 본사 글로벌 마케팅 세일즈 담당 임원)이 토대를 닦아 놓았다. 이 과실을 벤츠 코리아 사장인 디미트리스 실라키스가 따먹는 셈이다.

이러한 벤츠의 나 홀로 성장에 수입차 시장이 왜곡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벤츠만 20,30% 성장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비슷한 수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판매인데 수입차 시장 전체가 호황인 것처럼 보인다"며 "벤츠 판매량 때문에 수입차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독일 2사 독주... 수입차 독점 가시화?



지난해 수입차 점유율이 전체 신차 시장의 15% 이를 정도로 시장이 급증했다. 이 가운데 벤츠와 BMW의 판매량을 합친 것이 전체 수입차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두 브랜드만 질주했다. 올해는 BMW는 빠지고 벤츠의 질주가 더 심해지는 모양새다.

한 브랜드로 독점이 진행되면 차량 할인폭 감소는 고사하고 소비자가 당연히 보장 받아야 할 서비스조차 받기 힘들어 질 수도 있다.  벤츠는 리콜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12월 다카타 에어백 리콜이 결정됐지만 관련 부품 수급이 늦어지면서 실제 리콜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란 중부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벤츠가 사실상 독점함에 따라 서비스부터 가격 할인폭 감소까지 소비자가 겪게 될 여러가지 불이익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고객이 안전 문제를 제기하자 벤츠코리아 서비스 센터 측은 “정부에서 정한 리콜 시한이 없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발뺌했다. 이에 대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안전과 직결된 에어백과 관련해 이런 무책임한 벤츠의 입장 이면에는 수입차 시장 독점이라는 자만심이 느껴질 정도"라고 언급했다.


한국만 제외된 에어백 리콜, 배짱부리는 벤츠 코리아




해당 에어백은 팽창될 때 금속파편이 튀어 승객을 다치게 할 수 있어 전세계적으로 리콜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벤츠는 해외시장과는 달리 한국에서만 “자체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리콜을 1년 가까이 미뤄 국토교통부와 여론의 비난을 받아왔다.

일반적으로는 제조사들이 부품을 먼저 수급한 이후에 리콜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기기간이 길어져 문제가 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이에 다카타 에어백 관련 리콜을 진행하고 있는 벤츠관계자는 “리콜 통보 전에 부품을 수급해 고객들의 대기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에서 리콜을 지시했지만 자체조사에서는 해당 에어백에서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해당 에어백과 관련한 사고가 있었던 만큼 사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벤츠코리아가 국내에서 리콜하는 차량은 약 32,000대로 결코 적지 않은 차량이다. (대상차종- 2008-2012년식 C클래스, 2010-2012년식 E클래스 등) 앞서 국토부는 18,724대를 리콜대상차량으로 분류했다.


국내 소비자는 왜 이렇게 벤츠에 열광할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자동차가 사회적 지위와 부, 명예를 상징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벤츠의 삼각별이라는 마크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소비자를 구매욕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자신이 가진 재산보다 무리를 해서라도 차량을 구매하는 카푸어 현상까지 이어졌다. 하루하루를 즐기라는 ‘YOLO’라는 단어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A씨(30·서울·종로)는 최근 벤츠 C클래스를 유예 할부를 통해 구매했다. 차값의 70%를 3년 후로 미루고 남은 금액만 할부를 진행해 비교적 적은 할부금과 초기 납입금을 내면서 벤츠 오너가 될 수 있어 주로 젊은층에 인기다. 이러한 수입 브랜드의 마케팅 공세 역시 벤츠 독주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월 40만원에 벤츠의 주인이 되세요”라는 자극적인 문구 역시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박성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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